요즘 애들이 스트레스 푸는 법…말랑이·왁뿌볼 뭐길래? [잘파템 연구소]

남가희 2026. 6. 22.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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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주무르고 부수는 촉감 놀이 인기
창신동 문구완구시장 직접 찾아가 보니
"순간의 쾌감은 확실…안전성은 '글쎄'"
서울 종로구 창신동 문구완구시장에 진열된 말랑이와 왁뿌볼 제품이 모습.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최근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 사이에서 '말랑이'와 '왁뿌볼'이 새로운 스트레스 해소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손으로 주무르거나 찢고 부수는 단순한 촉감 놀이지만, 짧은 시간 안에 긴장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말랑이는 손으로 주무르며 말랑한 촉감을 즐기는 완구를 뜻한다. 반면 왁뿌볼은 단단한 외피 안에 말랑한 내용물이 들어 있는 형태의 촉감 완구로, 손으로 눌러 깨뜨릴 때 나는 소리와 촉감이 특징이다.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에 따르면 지난 5월 말랑이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5% 증가했다. 학용품이나 장난감으로 여겨졌던 촉감 완구가 이제는 10~30대의 일상 속 스트레스 해소 도구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SNS상에서도 꾸준히 바이럴이 이뤄지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말랑이'를 검색하면 9만여개의 게시글이 나온다. '왁뿌볼'은 5000여개 이상의 게시글이 검색된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에는 말랑이를 자르거나 주무르는 영상, 왁뿌볼을 부수는 ASMR 콘텐츠가 수십만에서 수백만 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 자체도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말랑이 성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구 창신동 문구완구시장에는 말랑이를 찾는 젊은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기자도 직접 '말랑이'와 '왁뿌볼'을 찾아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신동 문구완구시장을 방문했다. 지방 선거일로 휴일이었던 이날, 오전 시간임에도 시장은 말랑이와 촉감 완구를 찾는 방문객들로 일찌감치 활기를 띠고 있었다.

특히 눈에 띈 것은 방문객들의 연령대였다. 어린 자녀와 함께 나온 가족 단위 고객도 있었지만, 상당수는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이었다.

시장 상인들은 최근 말랑이와 왁뿌볼 열풍으로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상인은 "예전에는 어린아이들이 주 고객이었다면 최근에는 SNS를 보고 찾아오는 20~30대 손님들이 크게 늘었다"며 "특히 왁뿌볼이 유행하면서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손님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인근을 지나던 한 시민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 길을 자주 다니는데 최근에는 말랑이나 왁뿌볼을 사러 오는 사람들 때문에 체감상 10배는 사람이 늘어난 것 같다"며 "원래는 비교적 한산한 골목이었는데 요즘은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기자는 말랑이 2종과 왁뿌볼 2종을 직접 구매해봤다.ⓒ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매대에는 형형색색의 말랑이와 왁뿌볼 등 각종 촉감 완구가 빼곡하게 진열돼 있었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기본형부터 치즈나 복숭아 등 음식 모양을 본뜬 제품, 다양한 색상과 질감의 왁뿌볼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방문객들은 제품을 직접 만져보며 자신이 선호하는 촉감을 찾은 뒤 구매하는 모습이었다. 가격은 대부분 3000~5000원 수준으로 부담이 크지 않았다.

기자도 다양한 제품을 직접 만져보며 촉감을 비교한 끝에 말랑이 2종과 왁뿌볼 2종을 구매했다.

구매한 제품들을 직접 가지고 놀아봤다. 가장 먼저 초록색 왕메론 모양의 말랑이를 손에 쥐었다. 손바닥을 가득 채울 정도로 크기가 커 한 번 움켜쥘 때마다 말랑한 촉감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몇 차례 반복해 주무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촉감에 집중하게 됐고, 머릿속이 잠시 환기되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복숭아 모양의 피치 말랑이를 직접 만지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왁뿌볼 부수기를 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복숭아 모양의 피치 말랑이는 왕메론 말랑이보다 한층 탱탱한 촉감이 특징이었다. 손으로 눌렀을 때 푹 꺼지는 느낌보다는 속이 꽉 찬 알맹이를 쥐는 듯한 탄력이 느껴졌다.

왁뿌볼도 직접 부숴봤다. 아이스크림 모양의 왁뿌볼을 손으로 힘을 줘 누르자 예상보다 단단했던 외피가 갈라지며 '와그작' 하는 소리가 났다. 동시에 내부에 들어 있던 말랑한 내용물이 모습을 드러냈고, 바스러지는 촉감과 소리가 동시에 전해지며 묘한 쾌감을 줬다.

다만 왁뿌볼은 '부수는 순간'의 재미가 가장 컸다. 단단한 외피가 깨지며 나는 소리와 촉감은 분명 인상적이었지만, 막상 부순 뒤 내부의 말랑한 내용물을 만지는 과정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부수기 전 긴장감과 순간적인 쾌감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몇 차례 반복해 만지고 부수는 행위를 이어가자 왜 이 제품들이 인기를 끄는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촉감과 소리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생각이 줄어들고, 뇌가 기분 좋게 자극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바쁜 일상 속 잠시나마 기분이 환기되는 효과도 있었다.

다만 만족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처음에는 신기하고 재미있었지만 반복할수록 익숙해지면서 흥미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특히 제품에서 나는 화학약품 냄새가 다소 거슬렸고, 말랑이의 경우 먼지와 이물질이 쉽게 묻어 하루 만에 사용을 중단하게 됐다.

촉감 완구가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인 만큼 안전성에 대한 궁금증도 들었다.

또 대부분 플라스틱과 합성 소재로 만들어지는 특성상 짧은 사용 후 폐기되는 경우가 많아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그럼에도 왜 20~30대 소비자들이 말랑이와 왁뿌볼에 빠지는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짧은 시간 동안 기분을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인 요소였다.

다만 화학 냄새가 강한 제품도 적지 않은 만큼 구매 전 KC 인증 여부와 판매처를 꼼꼼히 확인하는 등 안전성도 함께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였다.

특히 어린이가 사용할 경우에는 부모의 지도 아래 사용하고, 제품이 파손되거나 내용물이 새어 나올 경우 즉시 폐기하는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해 보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구매를 할 때 인증이 되지 않은 제품들은 구매하지 않는 등 사용에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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