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스스로 체득하는' 운동 능력 생겼다

임선영 2026. 6. 22.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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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AI미래지도] 휴머노이드 '소뇌'의 GPT 모먼트

[임선영 기자]

 갤럭시 제네럴 로보틱스(Galaxy General Robotics)는 휴머노이드 로봇 동작 제어 분야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연구계에서 휴머노이드 GPT로 알려진 AstraBrain WBC 0.5를 출시했는데, 이는 GPT 스타일의 Transformer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구축되고 20억 프레임의 인체 동작 캡처 데이터로 학습된 세계 최초의 전신 동작 추적 기반 모델입니다.
ⓒ sXe Finance
사람처럼 행동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성큼 다가옴을 느낍니다. 2026년 6월 19일 갤럭시 제네럴(Galaxy General Robotics, 银河通用机器人)이 세계 최초의 휴머노이드 범용 소뇌 GPT 기반 모델 아스트라브레인 WBC 0.5(AstraBrain-WBC 0.5)를 공개했습니다. 갤럭시 제네럴은 피지컬 AI(Physical AI) 모델 개발부터 로봇 완성품까지 생산하는 통합 로봇 스타트업입니다. 이는 단순한 제품 출시가 아니라 중국 정부가 2026년 2월 발표한 휴머노이드 국가 표준과 정확히 맞물리는 '소뇌' 기술의 기준을 제시하는 전략적 선언입니다.

휴머노이드에게 '소뇌'가 생겼다

생물학적 '소뇌'는 운동 조정, 균형, 정밀한 움직임 제어를 담당합니다. 로봇 공학에서 '대뇌'는 환경 인식, 작업 계획, 언어·추론 등 고차원적 의사결정을, '소뇌'는 관절 각도 제어, 균형 유지, 실시간 피드백 반영 등 저수준 운동 제어를 담당합니다. 즉, 대뇌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한다면, 소뇌는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를 실행하는 셈입니다.

그동안 휴머노이드 연구는 '대뇌'에 집중되었습니다. 이는 과거 로봇의 자유도(DOF, Degree of Freedom)가 낮아 복잡한 움직임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하드웨어가 단순할수록 '무엇을 할까'라는 고수준의 의사결정이 더 중요한 연구 주제로 부각되었습니다. 그 결과, 로봇은 생각할 수 있었지만 움직임은 여전히 어색하고 제한적이었습니다. 로봇은 마치 머리로는 알지만 몸으로는 행동하지 못하는 사람과 같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고자유도 휴머노이드가 등장하면서 상황은 역전되었습니다. 관절이 많아질수록 각 관절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운동 제어의 복잡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이는 드디어 '소뇌' 연구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만들었습니다. AstraBrain-WBC 0.5는 바로 이 하드웨어 진화가 만든 새로운 시대의 첫 번째 결과물입니다.

이 모델은 2만 시간(약 20억 프레임)의 인간 동작 데이터로 학습했으며, 파라미터 규모는 8040만 개에 달합니다. 이는 업계 최초로 GPT-1 수준에 도달한 휴머노이드 실시간 운동 제어 대형 모델입니다. 다시 말해 로봇이 방대한 인간의 움직임을 통해 '운동의 원리'를 터득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생물학적 소뇌는 운동 조정, 균형, 정밀한 움직임 제어를 담당합니다. 로봇 공학에서 '대뇌'는 환경 인식, 작업 계획, 언어·추론 등 고차원적 의사결정을, '소뇌'는 관절 각도 제어, 균형 유지, 실시간 피드백 반영 등 저수준 운동 제어를 담당합니다. 즉, 대뇌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한다면 소뇌는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를 실행하는 셈입니다.

운동 제어에도 스케일링 법칙이 통한다

AstraBrain-WBC 0.5을 주목하는 이유는 전신 운동 제어 영역에서 스케일링 법칙(Scaling Law)을 최초로 입증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그동안 텍스트와 이미지 영역에서만 확인되었던 법칙이 물리적 운동 제어로 확장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GPT'라는 용어는 OpenAI의 특정 모델을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트랜스포머(Transformer) 아키텍처와 스케일링 법칙을 통해 범용적 지능을 구현한 패러다임 자체를 상징하는 보편적 표현입니다. 연구팀은 GPT 스타일의 인과적 트랜스포머(Causal Transformer) 아키텍처를 도입해 로봇의 전신 제어를 '연속적인 순서 예측 문제'로 재정의했습니다. GPT가 증명한 '데이터와 모델이 커질수록 성능이 향상된다'는 과학적 원리를 로봇 운동 제어라는 전혀 새로운 영역에 최초로 적용한 것입니다.

그 결과, 학습 데이터를 200만 프레임에서 20억 프레임으로 확장하자, 새로운 동작에 대한 제로샷(Zero-shot) 추적 성공률이 83.26%에서 92.58%로 상승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MLP 아키텍처의 성공률 76.89%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치입니다.

이는 데이터와 모델 규모의 증가가 로봇의 운동 능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과학적 원리를 최초로 확인한 사례로 평가됩니다. 로봇이 특정 동작 하나하나를 학습해야 했던 시대를 마감하고 범용적인 운동 능력을 가진 파운데이션 모델의 시대로의 전환을 선언한 것입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동작을 즉시 수행하다

AstraBrain-WBC 0.5의 실제 성능은 놀랍습니다. 연구팀은 이 모델을 유니트리(Unitree) G1 로봇에 탑재해 검증했으며, 훈련 데이터에 전혀 없었던 동작들을 제로샷으로 실행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농구, 권투, 춤 등 복잡한 운동 동작은 물론이고 몸을 뒤집어 일어서는 고난도 균형 동작, 그리고 협동 운반처럼 상호작용이 필요한 작업까지 별도의 추가 훈련 없이 즉시 수행해 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휴머노이드가 처음으로 '익숙하지 않은 작업에 대한 운동 일반화 능력' 을 갖추었음을 의미합니다. 즉, 로봇은 이제 '해본 적 있는 것만 따라 하는' 단계를 넘어 '본 적 없는 것도 스스로 터득하는' 단계에 진입한 것입니다.

AstraBrain-WBC 0.5는 또한 이전에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네 가지 핵심 능력을 동시에 갖췄습니다: 더 높은 자유도의 전신 협동 제어, 더 높은 동적 운동 능력, 밀리초 단위의 실시간 응답, 그리고 더 높은 견고성(robustness)입니다. 이 네 가지가 결합되어 로봇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자연스럽고 정교한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0.39ms, 지연이 없는 소뇌의 조건

로봇의 '소뇌'가 실시간으로 움직임을 제어하려면 지연(Latency)은 치명적입니다. 인간의 소뇌가 수십 밀리초의 지연으로도 균형을 잃을 수 있듯이 휴머노이드에게도 동일한 물리 법칙이 적용됩니다. AstraBrain-WBC 0.5는 바로 이 난제를 해결했습니다.

평균 추론 지연은 불과 0.39ms에 불과합니다. 이는 TensorRT 컴파일과 C++ 파이프라인 최적화를 통해 달성한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입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최고 수준의 추적기(TWIST) 시스템과 비교하면 약 5배 이상 빠른 속도를 자랑합니다. 이러한 초저지연은 곧 50Hz의 실시간 제어로 이어집니다. 1.5ms 미만의 지연으로 초당 50회의 제어가 가능해진 덕분에 로봇은 예측 불가능한 외부 충격에도 즉각 반응하고 순간적인 균형 회복을 문제 없이 수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연구실이라는 통제된 환경을 넘어 로봇이 거친 산업 현장에서 유용하게 작동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자 휴머노이드가 단순한 실험 장비를 넘어 실용적 동료로 자리매김하는 데 반드시 넘어야 할 기술적 관문입니다.

중국 국가 표준의 로드맵

AstraBrain-WBC 0.5의 등장은 중국 정부의 휴머노이드 산업 표준화 전략과 정확히 맞물려 있습니다. 2025년 12월,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휴머노이드 로봇 및 실체적 인공지능 표준화 기술 위원회' 를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2026년 2월 28일, '휴머노이드 로봇 및 실체적 AI 표준 체계(2026년판)'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는 중국 최초로 휴머노이드 전 산업군과 전 생애주기를 포괄하는 국가 표준 설계입니다. 즉, 정부가 먼저 로드맵을 제시하고 기업들이 그 로드맵에 맞춰 기술을 개발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입니다.

이 표준 체계의 핵심에는 '뇌형 AI 및 지능형 컴퓨팅(类脑与智算)' 범주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대뇌'와 '소뇌'의 이중 아키텍처를 명시하고 '소뇌'의 데이터 전 생애주기 관리 및 모델 배포 기술을 표준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정부가 '소뇌'를 산업 발전의 핵심 축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AstraBrain-WBC 0.5는 바로 이 국가 표준이 제시하는 '소뇌' 기술의 최초이자 가장 빨리 완성한 실현체입니다. 제로샷 일반화와 0.39ms 초저지연 제어라는 성과는 정부가 요구하는 '소뇌'의 실시간 협동 제어 및 표준화 방향에 기술적으로 정확히 부합합니다. 이는 갤럭시 제네럴이 정부의 표준을 단순히 수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기술을 통해 그 표준을 선도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호환성의 과제

AstraBrain-WBC 0.5는 현재 자유도가 뛰어난 유니트리 G1 로봇에서 검증되었습니다. 그러나 애지봇(Agibot)과 유비테크(UBTECH) 등 중국의 다른 주요 휴머노이드 제조사와의 협력이나 호환성에 대한 공식 정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중요한 과제를 남깁니다. '범용 소뇌'를 표방하려면 다양한 로봇 플랫폼에서의 호환성 확보가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갤럭시 제너럴, 유니트리, 에지봇, 유비테크는 모두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서 공동 연구 및 산업 생태계 구축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 간의 기술적 협력은 시간 문제일 수 있습니다. 특히 국가 표준이 제시된 이상 모든 주요 기업들이 동일한 표준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호환성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전망입니다.

정부는 표준으로 '소뇌'의 방향을 제시했고, 갤럭시 제네럴은 그 표준을 구현하는 최초의 모델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중국의 기업과 정부가 함께 만들어 가는 휴머노이드 '소뇌' 국가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모델이 커질수록 휴머노이드의 움직임은 더 정교해집니다. 그리고 그 움직임이 국가 표준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체계화될 때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은 '기술의 파편화'가 아닌 '표준화된 생태계의 시너지' 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이는 곧 각 기업이 개별적으로 경쟁하던 시대를 넘어 국가적 프레임워크 아래 협력과 경쟁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새로운 국면의 도래를 의미합니다.

갤럭시 제네럴은 AstraBrain-WBC 0.5의 관련 논문, 코드, 기술 성과를 전면 오픈소스로 공개했습니다. https://github.com/GalaxyGeneralRobotics/Humanoid-GPT

이는 단순한 기술 발표를 넘어 글로벌 휴머노이드 개발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미 로봇 운동 제어의 '기술(Skill) 시대를 마감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국가 표준과 함께하는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 시대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임선영 씨는 중국 칭화대 전산언어학 석사를 마친 중국경제전문가이며 <중국경제 미래지도>, <중국AI 미래지도>(출간 예정)의 저자입니다. 이 글은 본인의 페북에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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