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생산·미사일 지원”… 수익성 압박 자동차 업계 ‘변신’

박장군 2026. 6. 22.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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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보유한 대량생산 체계와
공급망 관리 역량이 ‘새 기회’
국내도 군용 모빌리티 사업 확대
AI 생성이미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중국산 저가 공세에 수익성 압박이 커진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방위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정학적 갈등 장기화로 무기 증산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자동차 업계가 보유한 대량생산 체계와 공급망 관리 역량이 새로운 사업 기회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GM(제너럴모터스)은 최근 록히드마틴과 방위산업 기반 강화를 위한 협력 양해각서를 맺었다. GM의 고속 상업용 제조·엔지니어링 능력이 록히드마틴의 방산 생산 전문성과 결합될 예정이다. GM은 록히드마틴의 미사일 생산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범용 부품 공급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록히드마틴은 방공 요격 미사일 등 무기 증산에 나서고 있지만 공급망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 완성차 제조 능력 자체를 방산 생산성 향상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앞서 1950년 군수 제품 담당 부서를 만든 GM은 이후 사업을 철수했다가 2017년 GM디펜스를 설립하며 방산 시장에 재진출했다.

르노도 방산 시장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르노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방산 전시회인 유로사토리 2026에서 군용 차량 ‘4 트룹’(4 TROOP) 시제품을 공개했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라팔을 기반으로 방산기업 탈레스와 공동 개발한 모델로 내년 초 양산에 들어갈 방침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르노는 자사 공장 중 한 곳에서 탈레스의 자폭 드론도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연간 100여대 수준의 드론 생산량을 이르면 내년부터 월 1000대 수준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르노는 자동차 생산 과정에서 축적한 제조 역량을 활용해 생산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역시 방산 스타트업 타이탄테크놀로지스와 협력해 드론 탐지·격추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 개발에 나선 상태다. 럭셔리 SUV G바겐에 비행거리 40㎞급 요격용 드론을 탑재해 이동식 대공방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벤츠는 이와 별개로 독일 내 공장을 전차·장갑차 생산업체인 KNDS에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들도 군용 모빌리티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기아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유로사토리에 참가해 타스만 군용 지휘차와 소형 전술차(KLTV) 2인용 카고 차량 등을 선보였다. 기아 관계자는 “50년 이상의 특수차량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군 고객을 위한 맞춤형 모델을 개발해 미래 군용 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KG모빌리티(KGM)도 무쏘를 시작으로 최근 렉스턴 스포츠를 군용차로 공급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런 움직임을 사실상 생존 전략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심화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순한 방산 진출을 넘어 제조 경쟁력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량생산 체계와 공급망 관리, 생산설비 운영 역량 등 자동차 산업이 축적한 경쟁력을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보유한 제조 역량과 방산업계의 생산 확대 수요가 맞물리면서 두 산업 간 협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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