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300만원 시대’ 눈앞… 그 틈에 중고폰 시장 날개
작년 국내 중고폰 거래 681만대

다음달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의 차세대 폴더블폰 출고가가 전작보다 크게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고성능 메모리 등 핵심 부품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탓이다. 그간 견고한 공급망을 무기로 가격 동결 기조를 고수해 온 애플마저 사실상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스마트폰 300만원 시대’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신형 휴대전화 가격 부담이 커지자 대체재인 중고폰 시장이 뜻밖의 반사이익을 누리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1일 외신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와 유럽의 주요 유통 채널들은 오는 7월 말 출시 예정인 갤럭시 Z 시리즈 신제품의 출고가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전작인 폴드7 256GB 모델 출고가가 237만93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폼팩터가 적용될 것으로 알려진 폴드8은 250만원 안팎, 최상위 모델인 폴드8 울트라 경우 300만원을 웃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마트폰 한 대 가격이 웬만한 대형 가전 수준으로 치솟은 셈이다.
스마트폰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여전히 안정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모바일 D램(LPDDR) 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50%이상 급등했고, 2분기에도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모바일 기기 자체에서 AI 연산을 직접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 기능이 고도화되는 반면, 반도체 제조사들의 생산 라인은 마진이 높은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로 쏠리면서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부품 장기 계약 등 공급망 관리로 원가 압박을 방어하던 애플에서도 가격 인상 신호가 감지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고객들이 비용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왔지만, 더 이상 이러한 상황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치솟는 기기 가격은 스마트폰 시장 판도마저 흔들고 있다. 고가 신제품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실속형 소비’를 추구하면서 중고폰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달 발표한 ‘국내 중고폰 시장 규모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중고폰 총 거래 규모는 2023년 620만대에서 2024년 635만대에 이어 지난해에는 681만대까지 늘었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해 5월 도입한 ‘중고폰 안심거래 사업자 인증제’ 역시 시장 확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고폰 호황은 국내만의 현상이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 결과 지난해 상반기 인도와 동남아시아 중고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5%, 아프리카 시장은 6% 성장했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소비 패러다임이 신제품에서 프리미엄 중고 기기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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