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이 볼 때까지”…독립영화 장기상영 위한 ‘슬로우시네마 운동’

좋은 영화를 극장에서 좀 더 오래 볼 수 없을까. 개봉 편수에 비해 스크린이 턱없이 부족한 독립·예술영화는 통상 40~50개 안팎의 스크린에서 하루 한 차례 정도 상영되는 데 그친다. 수년간 공들인 작품이 관객을 만날 기회조차 제대로 얻지 못한 채 극장에서 내려가는 것이다.
작은 영화의 생명력을 늘리고자 영화인들이 뜻을 모았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예술영화관협회 등이 주축이 돼 독립·예술영화 장기 상영을 위한 관객 연대 프로젝트 ‘슬로우 시네마 운동’을 출범했다. ‘당신을 만날 때까지, 당신이 볼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선언을 담은 이 프로젝트는 감독이 직접 관객을 찾아가는 대면 상영, 관객 후원을 통한 대관 상영 등을 진행한다.
당장 목표는 ‘1980 사북’ ‘바람이 전하는 말’ ‘3학년 2학기’ 세 편을 오는 12월까지 극장에서 지속 상영하는 것이다. ‘1980 사북’의 박봉남 감독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사회 구조적 한계에 부딪혔지만 연대하니 훨씬 낫더라”고 말했다. ‘바람이 전하는 말’의 양희 감독은 “영화를 함께 보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관객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했고, ‘3학년 2학기’의 이란희 감독은 “영화가 길게 가야 이를 보려는 관객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세 작품은 연말까지 IPTV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공개되지 않는다.
향후 구글폼을 통한 멤버십 가입과 크라우드 펀딩도 실시할 계획이다.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은 “이번 연대 상영을 마중물 삼아 독립영화들이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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