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당 천 원씩 증발? 사치품으로 전락한 美아이스크림, 왜

" 요즘 미국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두 스쿱 가격이 8달러(약 1만2300원)를 넘는 건, 더는 낯설지 않다. "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여름 간식이 사치품으로 변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러면서 “네 식구가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면 간단한 외식 한 끼에 맞먹는 비용이 든다”며 “소비자들은 이를 단순한 물가 상승으로 봐야 할지, 과도한 가격 책정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혹은 아이스크림 가격이 정점에 이른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내 아이스크림 가격은 2019년 이후 35% 이상 상승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믹에 따르면 2019년 아이스크림 콘 평균 판매가는 약 4.5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7000원) 수준이었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식품경제학자 데이비드 오르테가는 가격 급등 배경에 대해 “한 가지 요인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소셜미디어(SNS), 관세, 전쟁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욕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고급화 전략과 공급망 충격이 맞물리면서 가격 인상이 가속화했다고 진단했다. 2000년대 초반 초콜릿과 커피, 맥주 업계가 고급화 전략을 도입한 데 이어 아이스크림 업체들도 소량 생산과 차별화된 원재료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판매량은 급증했다. 시장조사기관 IBIS월드의 제이컵 포사다는 “많은 사람이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한 작은 사치를 찾았다”며 “‘나를 위한 작은 보상’을 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비용도 함께 상승했다. 공급망 충격과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내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유제품 도매가격은 20% 올랐고 코코아 가격은 300% 이상 달걀 가격은 600% 이상 급등했다. 동시에 외식업 등 서비스업 임금도 상승했다. 최근에는 전기 요금 인상까지 겹쳤다.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등 이유로 전기 요금은 지난 1년 동안 6% 이상 올랐고 이란전쟁으로 디젤 가격은 50% 넘게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이스크림은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상품”이라며 “냉장 트럭으로 운송해야 하고, 전력을 많이 쓰는 냉동고에 보관해야 하며, 냉방이 되는 매장이나 디젤 트럭에서 판매해야 한다”고 전했다.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여름은 소비자들이 아이스크림 가게를 외면하기 시작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르테가는 “아이스크림은 필수재가 아닌 선택적 소비재인 만큼 가계 여건이 악화되면 가장 먼저 지출을 줄이는 품목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형 식품체인 펩시코는 지난 4년간 과자 브랜드 도리토스 가격을 약 50% 인상했는데 대용량 제품 가격이 7달러(약 1만800원)에 이르자 소비자들이 구매를 줄이기 시작했다. 아이스크림 업계에서도 비슷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IQ에 따르면 최근 2년간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판매량은 약 6% 감소했으며 전체 시장 성장률도 1%를 밑도는 수준에 머물렀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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