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 말씀 듣고왔다”…올공 몰려온 광화문 시위대

서울 송파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봉쇄 16일차인 20일, 중·노년층이 주류를 이룬 시위대가 굵은 빗줄기 속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쳤다. 주말을 맞아 공연을 관람하러 온 젊은층 위주의 관객들은 이를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날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 개표소였던 핸드볼경기장 주변엔 오후 4시 기준으로 1700여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다. 매주 토요일 서울 광화문 집회를 여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 회원들도 눈에 띄었다. ‘자유마을’이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중·노년층이 1-3 출입구 쪽에 모여있었고, 빨간 바탕에 흰 글씨로 ‘윤어게인’이라고 적힌 우산을 든 시위 참가자도 있었다.

충남 당진에서 온 안모(74)씨는 “젊은이들이 공연을 보러 많이 오는 날이니 올림픽공원에 가 보라는 전광훈 목사님 말씀을 듣고 광화문 집회 대신 올림픽공원 집회에 왔다”며 “당장 6·3 선거만이 아니라 2000년부터 이번 선거까지 모든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를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올림픽공원에선 이날 3건의 공연이 있었다. 88잔디마당에서 2026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이 진행됐고,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선 일본 록밴드 킹누(KING GNU) 내한 공연이 열렸다. 올림픽홀에선 걸그룹 마마무 콘서트가 진행됐다. 시위대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관객들의 관심을 유도했고 입장을 기다리던 관객들은 애써 이들을 외면하며 공연을 기다렸다.
개표소 주출입구였던 1-3 출입문 인근에선 이날 오후 1시쯤 80대 남성이 가스총을 휴대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이 남성에게서 총포 소지 허가증을 확인한 뒤 귀가시켰다. 40대 여성은 장난감 소총을 들고 다니다 경찰에 계도 조치를 받았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올림픽공원 개표소 관련 지하 무단 침입, 체육단체 출입 방해, 언론인 폭행 등 30여건에 대한 피의자를 특정해 연이어 소환 통보를 하고 있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불법 행위를 엄단하고, 엄정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올공 시위’의 주축으로 꼽혔던 2030 세대는 올림픽공원을 떠나고 있다. 일부 젊은 남성 3~4명이 2-1 출입구에 ‘A-WEB(세계선거기관협의회) 규탄, 올다르크(체육단체 출입을 막은 성조기 치마 여성, 올림픽공원 잔다르크) 칭송’ 팻말을 세워 놓고 “한미공조 국제수사”를 외치고 있었으나 호응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대신 젊음의 상징으로 꼽히는 홍대입구역에서 보수 성향의 청년단체가 이날 오후 재선거 요구 집회를 열었다. BOSS 홍대는 성조기 없이 태극기에 ‘재선거’ 손피켓을 들고 집회를 벌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실시간으로 반영되고 있는 재선거 촉구 집회 지도에 따르면 전국 각지에서 77건의 관련 집회가 예정됐다. 해외에서도 미국 워싱턴, 캐나다 밴쿠버,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이어 호주 시드니에서도 교민 집회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
손성배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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