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원전에 AI 인프라까지…발주 깨어나는 건설株[주末머니]
주택 착공·분양·수주 동반 반등

건설사의 먹거리인 '발주'가 국내외에서 동시에 살아나고 있다. 아파트 정비사업, 원자력발전, 중동 재건, 액화천연가스(LNG), 전력망,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까지 건설사의 각종 수주가 기대 단계를 넘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신영증권은 건설 업종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올해 건설업은 주요 선행지표에서 명확히 반등하고 있다. 지난 4월 누적 기준 주택 착공 실적은 7만2000호로 전년 동기 대비 22.0% 증가했다. 민간아파트 신규 분양세대수는 4만1000호로 46.4% 늘었다. 공동주택 분양 승인 실적도 7만2000호로 71.4% 증가했다.
수주 지표는 더 뚜렷하다. 4월 누적 민간 주택 수주는 33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8.7% 증가했다.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 착공, 분양, 승인, 수주가 동시에 회복되는 국면에 들어선 셈이다.

단기적으로 시장의 관심을 끄는 것은 중동 재건이다.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하면서 종전이 현실화했다. 각국 민간 기관을 동원한 투자자금 지원 방식의 재건·경제개발 프로그램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건 기금 규모는 약 3000억달러(약 460조원)로 논의되고 있다.
에너지 시설 복구만 놓고 봐도 규모가 작지 않다. 리스타드 에너지에 따르면 중동 지역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관련 기반시설 복구 및 재건 비용은 최대 580억달러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석유·가스 시설 복구 비용이 최대 500억달러, 산업·전력·담수화 시설이 30억~80억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봤다. 복구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은 엔지니어링·건설 영역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등을 중심으로 한국 설계·조달·시공(EPC) 업체가 수행했던 프로젝트 기반의 재건 복구 안건을 주요 기업들이 검토 중"이라며 "중동 정세 안정화에 따라 지연된 대규모 안건들 역시 정상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동 재건은 어디까지나 단기 모멘텀에 가깝다. 더 주목할 부분은 원전과 AI 인프라다. 이중 원전은 올해 하반기부터 '기대'에서 '실제 프로젝트'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대미투자특별법 시행 이후 미국 원전 투자 계획이 구체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건설사들의 원전 파이프라인도 넓어지고 있다. 팀코리아는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본계약을 통해 대형 원전 수주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베트남 닌투언 원전 재개 움직임도 후속 협력 기회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홀텍과 팰리세이즈 SMR-300 초도호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루마니아 도이체슈티 SMR, DL이앤씨는 X-에너지 기반 소형모듈원자료(SMR) 표준화 설계 등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과거 사회기반시설(SOC)이 도로와 철도 중심이었다면, 앞으로의 SOC는 전력망, 발전, 용수, 데이터센터, 에너지 인프라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박 연구원은 이를 '생산형 SOC'라고 표현했다. AI 시대에는 공장과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만큼 전기를 끌어오고, 열을 식히고, 물을 공급하고, 폐수를 처리하는 인프라가 중요해진다는 뜻이다.
박 연구원은 "중동 재건 이슈는 단기 주가 상승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으나, 이는 건설업 재평가의 '구실'일 뿐"이라며 "국내외에서 동시에 확인되는 발주 환경의 구조적 변화가 그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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