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꼼수 못 봐준다" 김남근이 말하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의 방향
쿠팡·배달앱 등 대형 플랫폼의 독과점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온플법' 입법을 주도하는 민주당 김남근 의원을 만나 소상공인 구제를 위한 입법 대안을 들었습니다. <기자말>
[권성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18일 과징금 제재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최혜대우 요구와 자사 우대 등의 혐의로, 업계에서는 수천억 원대 과징금이 거론된다. 공교롭게도 인터뷰는 그 발표가 나온 날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민생부대표로서 배달 플랫폼 규제 입법을 주도하고 있는 김남근 의원은 오늘 같은 결과가 "당연한 수순"이라고 했다. 그는 '음식배달플랫폼 서비스 이용료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하는 등 플랫폼 규제 3법 분리 추진을 이끌고 있다.
김남근 부대표는 법무법인 위민 변호사 출신으로,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을 거쳐 22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울 성북구 을 지역구 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원내민생부대표로서 배달 플랫폼 수수료 규제, 공정거래 관련 입법을 주도하고 있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을 요약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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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근 의원 인터뷰 사진 |
| ⓒ 권성훈 |
"빠른 것과 완벽한 내용을 만드는 것이 꼭 대립되는 건 아닙니다. 지금 합의가 안 되는 핵심 이유 중 하나는 플랫폼이 제시하는 대안이 너무 획일적이기 때문이에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정한 한두 가지 수수료 체계만 받아들이라고 하니까 자영업자들이 수용하기 어려운 거죠. 배달 거리를 짧게 하고 수수료를 낮추길 원하는 자영업자가 있는가 하면, 넓은 배달 범위를 원하는 분도 있습니다. 요금제가 획일적이라는 것 자체가 독과점 남용의 징후입니다. 더 다양한 요금 방식을 만들고, 자영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먼저입니다."
- 이중가격제, 즉 배달 가격과 매장 가격의 차이가 급속히 확산되는 현상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중가격제 자체는 비합리적인 게 아닙니다. 플랫폼 수수료·배달비 등 추가 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인 가격으로만 판매하라고 강제하는 것, 그게 바로 '최혜대우'라는 불공정 행위였습니다. 오늘 공정위가 동의의결을 기각하고 과징금 제재 절차에 들어간 것도 바로 그 이유입니다. 더 이상 플랫폼이 이 불법 행위를 유지하기 어려워진 만큼, 이제는 배달 가격과 매장 가격의 차이가 자연스럽게 생기게 될 겁니다. 오히려 그래야 소비자가 가격 차이를 인식하고, 과도한 수수료에 문제의식을 가지면서 경쟁이 살아날 수 있습니다."
- 미국 일부 주에서는 영수증에 플랫폼 수수료부터 라이더 보험료까지 명시하도록 했습니다. 우리는 왜 이 논의가 진척이 없습니까?
"온라인 플랫폼 거래 공정화법에 유사한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만, 소비자 영수증 단위에서의 투명한 비용 공개까지는 아직 입법이나 행정이 추진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그동안 최혜대우 때문에 배달 가격과 매장 가격이 같았기 때문입니다. 가격 차이가 없으니 소비자가 수수료 구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었던 거죠. 하지만 앞으로 이중가격이 확산되면, 소비자들이 '왜 차이가 나는가'를 묻게 될 것이고, 그때 비용 공개 의무화 논의가 본격화될 겁니다. 수수료 총합·광고비·배달비를 구분해 영수증에 기재하도록 하는 것은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 플랫폼 간 경쟁을 촉진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이 정도면 사실상 공공 인프라에 준하는 시장지배 사업자로 봐야 하지 않습니까?
"'공공성을 가졌다'는 것과 '시장 지배적 사업자'라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시장 지배적 지위에 있다는 건, 최혜대우·자사 우대 같은 독과점 남용 행위가 드러나는 것으로 충분히 뒷받침됩니다. 공공성의 문제는, 국민 대다수가 외식과 생활 물품을 구매하는 핵심 채널이 됐다는 점에서 공공 배달앱 논의가 나오는 거고, 그건 별개의 사안입니다. 두 논리를 혼용하면 정확한 규제 방향을 잃게 됩니다."
- 입점업체들의 집단협상권 문제는 어디까지 왔습니까?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거대 플랫폼 기업들의 국내외 로비로 입법이 막히고 있다"는 말이 나돌기도 합니다.
"온라인 플랫폼 거래 공정화법의 핵심 내용 중 하나가 바로 입점 단체와의 거래 조건 협상을 의무화하는 집단협상권 부여입니다. 지금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인데, 문제는 이 법안이 논의 테이블에 올라가 본 적조차 없다는 겁니다.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무위 법안소위가 현재 2~3개월에 한 번 열릴까 말까 한 수준입니다. (국회법상 법안심사소위원회는 매월 3회 이상 열리도록 돼있다.) 그러니 그런 의구심도 무리가 아닙니다. 법정 개최 횟수조차 채우지 않으면서 민생 법안을 사실상 묶어두고 있는 셈이니까요. 하반기에 민주당이 정무위원장을 맡게 되면 이 법안을 최우선으로 심사 테이블에 올릴 생각입니다."
- 독과점 규제법, 거래 공정화법, 배달 수수료 상한제를 분리해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미국 트럼프 정부가 자국의 거대 플랫폼을 보호하기 위해 유럽식 독과점 규제법에 강하게 반발해 왔습니다. 그래서 독과점 규제법은 속도를 조절하되, 구글·애플 같은 빅테크와 무관한 배달앱 수수료 문제만큼은 별도로 빠르게 처리하자는 게 취지입니다.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자영업자의 피해가 누적되기 때문입니다."
- 플랫폼 중심 경제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10년 후 자영업 생태계는 어떻게 됩니까?
"플랫폼 경제에 대한 종속의 범위와 깊이는 더 확대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과점 남용을 막는 규제와 함께, 공공 배달앱을 활성화해 경쟁 체제를 만드는 양면 작업이 필요합니다. 지금 공공 배달앱 관련 정책이 농림축산식품부에 묶여 식품 이슈로만 다뤄지고 있는데, 이걸 중소벤처기업부로 가져와 자영업자 보호 정책으로 다뤄야 합니다. 땡겨요나 먹깨비처럼 금융기관들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운영하는 공공앱도 있는데, 신협·새마을금고 같은 곳들도 더 참여해서 회원들에게 이용을 촉진하게 해야 합니다. 시장을 플랫폼에만 맡겨두면 자영업자가 종속 노동자로 전락하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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