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공무원에 감사” 현수막 화제…올해 무료로 풀린 꽃 명소

옛 고래잡이 마을로 이름난 울산 장생포가 초여름을 대표하는 '수국 마을'로 변신했다. 꽃말이 '처녀의 꿈'인 수국 90만 송이가 장생포 일대를 오색 물결로 물들이면서다.
울산 남구는 오는 28일까지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일원에서 '장생포 수국, 설렘을 타다'를 주제로 제5회 장생포 수국 페스티벌을 운영한다고 20일 밝혔다. 장생포에는 앤드리스 썸머를 비롯한 40여종, 3만7000여 본의 수국이 식재돼 있다. 개화 절정기인 6월 90만 송이 이상의 수국이 만개해 마을 전체가 거대한 야외 꽃 정원으로 탈바꿈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장생포는 수국 명소, 꽃마을과는 거리가 멀었다. 변화의 시작은 2019년이었다. 울산 남구청 공원녹지 담당 공무원들이 '여름에도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를 만들자'는 목표를 세우고 직접 수국을 심기 시작했다. 주민들도 이에 동참해 마을 곳곳에 꽃을 심었고, 2021년에는 2만5500㎡ 규모의 오색수국정원이 조성됐다.
이후 장생포는 전국적인 수국 명소로 빠르게 성장했다. 2022년 첫 행사에는 2만여명이 찾았고, 2023년 6만5000여명, 2024년 49만여명이 방문했다. 지난해에는 80만여명이 꽃구경을 하고 가며 역대 최대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
활짝 핀 수국은 침체했던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마을 일대 식당과 카페 등 골목 상권에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에 2024년 장생포 거리에는 '장생포가 살아났습니다. 수국에 미친 공무원의 노력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주민들의 감사 현수막이 내걸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올해는 즐길 거리가 한층 다양해졌다. 자기력을 이용해 고래문화마을 일대를 순환하는 체험시설 '웨일즈카트'와 지상 14m 높이에서 수국꽃길과 장생포 앞바다, 울산대교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초대형 공중그네 '웨일즈스윙'이 새롭게 방문객을 맞이한다.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수국 우산' 정원과 예술적 감성을 더한 '천아트' 포토존도 마련됐다.

해가 진 뒤에도 수국의 풍경은 이어진다. 조명과 어우러진 야간 수국 정원이 운영되며, 수국 불꽃쇼도 펼쳐진다. 이 밖에 거리 예술 공연, 플리마켓, 푸드트럭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남구는 꽃구경을 오는 방문객을 위해 태화강역에서 장생포를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입장료 역시 받지 않는다. 지난해까진 입장료 3000원을 받았다. 남구 관계자는 "활짝 핀 수국과 함께 장생포만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초여름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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