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채운 당대표는 2명뿐... 국힘 장동혁의 미래, 4가지 시나리오
[박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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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
| ⓒ 남소연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이후 국민의힘이 장동혁 당대표의 거취를 두고 연일 내홍을 앓고 있다. 국민의힘이 이번 광역단체장 선거 16개 지역 중 4개 지역(서울·대구·경북·경남)에서 당선자를 배출하며 부진한 성적을 냈음에도, 장 대표는 이를 '선방'으로 해석하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장 대표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반면, 당내 의원들은 점차 장 대표를 향해 '지선 패배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최근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장 대표가 '부정선거' 손팻말을 들고 올림픽공원 집회에 여러 차례 참석하면서 "2년 뒤 있을 국회의원 총선거 승리를 위해선 지도부 노선 변화가 필수"라는 주장도 연일 제기된다.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재준·양향자 최고위원이 지도부 총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결국 키는 신동욱·김재원 최고위원의 결단에 달렸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지난 17일 열린 당 의원총회에선 그간 장 대표에 비판적이었던 친한(한동훈)계나 '대안과미래' 소속 의원들뿐만 아니라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까지 가세하고 나섰다.
나아가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이번 선거에 승리하며 보수 진영 유력한 대권주자로 부상함에 따라 장 대표를 향한 거취 압박은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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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출마' 뜻 밝힌 신동욱, 옆에 장동혁 지난 3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생각에 잠겨 있다. 오른쪽은 신동욱 수석최고위원. |
| ⓒ 남소연 |
장 대표 최측근인 김민수 최고위원은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이 '0'에 수렴하지만, 우재준 청년최고위원과 양향자 최고위원은 선거 이후 본인들의 사퇴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장동혁 지도부 지속 여부가 신동욱·김재원 최고위원의 결단에 달린 것.
신동욱 수석최고위원은 당내 의견이 하나로 모일 경우 이를 따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는 지난 17일 비공개로 진행된 의총에서 신상 발언을 통해 "(저의 거취 문제는) 알아서 결정할 테니 주변에서 압박하지 말라"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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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5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 ⓒ 남소연 |
이미 그는 2024년 12월 1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다른 최고위원들과 동반 사퇴한 전력이 있다. 그로 인해 당시 한동훈 지도부는 자동 해산됐다. 당시 친한계였던 장동혁 수석최고위원을 시작으로 친윤계 김재원·인요한·김민전 최고위원이 사퇴, 친한계 진종오 청년최고위원마저 계속된 압박 끝에 사퇴했다.
[②자진 사퇴] 이미 시작된 압박... "책임론 합류 의원들 늘어날 것"
장 대표가 '자진 사퇴'를 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지도부 붕괴로 장 대표가 비자발적인 사퇴를 하게 될 경우, 그의 정치적 생명이 사실상 끝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무리하게 당대표직을 유지한들, 의원들의 빗발치는 사퇴 요구로 당내 리더십을 잃은 상황에선 당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도 어렵다.
장 대표 입장에선 스스로 물러나 정치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훗날을 도모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장 대표가 먼저 자리를 내주면, 향후 들어설 비대위도 장 대표에게 '덜 적대적'으로 구성될 여지가 생긴다. '스스로 책임을 진' 장 대표에 대한 동정론이 전당대회까지 이어진다면, 당직이든 공천이든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
'자진 사퇴' 시나리오는 특히 지난 17일 의총 이후 부상하고 있다. 그간 장 대표에게 비판적이었던 '대안과미래' 소속 의원들뿐만 아니라,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까지 '장 대표 책임론'에 가세하면서다. 당시 의총장엔 장 대표도 있었는데, 송석준 의원은 "장 대표가 곤혹스러워하는 것 같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당시 3시간가량 이어진 비공개 의총에선 송 의원(3선)과 권영진·조은희(이상 재선)·신성범(3선) 의원 등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들뿐만 아니라, 박형수(재선)·김정재·윤한홍(이상 3선)·이종배(4선) 의원 등이 '장 대표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중 박 의원은 "무딘 칼로는 총선을 못 치른다. 원내대표 선거 결과가 이미 다 얘기해 준 것"이라는 취지로, 윤 의원은 "원래 선거 끝나면 (지도부가) 다 나가는데 왜 이렇게 버티나. 빨리 정리 좀 하자"라는 취지로 말해 의원들의 박수를 받았다고 한다. 장 대표를 옹호한 건 이진숙(초선)·강승규(재선) 등 일부였다.
영남에 지역구를 둔 옛 친윤석열계 중진 박대출 의원(4선)은 당시 현장에서 최근 당 지지율 수치 등을 언급하며 장 대표 측에 힘을 싣는 듯했으나, 직후 관련 보도가 이어지자 페이스북에서 "제가 장 대표 사퇴에 반대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며 "명백한 오보"라고 반발했다.
당내 입지가 큰 의원마저 장 대표를 옹호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다만, 19일 현재는 해당 게시글이 삭제됐다. 대신 "(의총에서 수치만을 언급한 이유가) 사퇴 반대 메시지를 더 강하게 표시하는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었다"는 취지의 글이 새로 올라왔다.
이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총선 승리를 위해 신속히 지도부를 교체하자는 의원은 늘어날 전망이다. 장 대표와 달리, 새로 들어설 지도자는 2년 뒤 총선에서 공천권을 쥔다. 계파색이 옅은 한 의원은 최근 <오마이뉴스>에 "다른 의원들도 점점 장 대표 사퇴 쪽으로 마음이 기울면 어쩔 수 없이 장 대표가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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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 ⓒ 남소연 |
장 대표와 '운명 공동체'인 당권파가 그에게 보장된 임기를 근거로 강경하게 '사퇴 불가'를 외치는 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광한 지명직 최고위원은 19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당원들이 선택했고 임기 2년이 주어졌다"라며 "중대한 하자가 있지 않은 한 지켜져야 되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민수 최고위원 역시 지난 11일 최고위 회의에서 우재준 최고위원의 지도부 총사퇴론을 반박하며 "당원들께서 장 대표의 2년 임기를 아시고 투표했다"고 맞섰다.
당 밖에서도 장 대표가 당장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장동혁 체제'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지난 18일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날 생각은 추호도 없는 것 같다"라며 "스스로 안 물러나면 물러나게 할 다른 방편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버티기'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간의 역사가 이를 뒷받침한다. 국민의힘 계열 보수 정당의 역대 당대표(대표최고위원) 중 공식 임기 2년을 채우고 퇴임한 건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와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뿐이다. 대부분은 선거 패배, 당내 갈등, 비대위 체제 전환 등의 이유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김종인 전 위원장도 앞선 방송에서 "결국 자리를 보존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연말이 지나면 바로 다음 총선 준비 상황이 될 것"인데, "당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고서는 다음 총선을 기대하기가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였다. 이어 "총선을 앞두고 장 대표 체제를 유지하려는 출마자가 얼마나 있겠느냐"라고 부연했다.
한편 건강 문제로 최근 입원한 장 대표에겐 벌써부터 '책임 회피' 우려도 제기된다. 친한계 신주호 전 상근부대변인은 19일 YTN < 뉴스UP >에서 "단기적으로는 책임론과 사퇴 요구 등을 피할 수 있겠지만, 입원이 길어질 경우 당내 의견을 회피하는 게 아니냐는 더 큰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④물밑 협상] 어쩌면... 장동혁도, 당권파·구주류도 살리는 '플랜B'?
아예 당권파나 구주류 의원들이 장 대표를 설득해 '플랜B'의 인물을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장 대표도 정치생명 연장이 가능하고, 당권파나 구주류 의원들도 비토 세력의 지도부 진입을 억제해 다음 총선에서 본인들의 원활한 공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이미 <주간조선>은 지난 5일 '당권파 내에서 장 대표를 대신할 인물에 대한 물밑 합의가 이뤄지면 비대위가 출범할 수 있다'라는 취지의 보도를 내놨다. 그러면서 "당장 당권파 내에서는 플랜B로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거론된다"라고 전했다.
관련해 한 비당권파 의원은 <오마이뉴스>에 "소위 '구주류'로 불리는 계파의 의원들이 자신들의 다음 선거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 지도부 교체를 주도할 것 같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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