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내년 초?… 장동혁 사퇴 두고 친오·친한·주류 동상삼몽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리더십 위기에 내몰리면서 옛 친윤계를 포함한 주류와 친한계, 오세훈 서울시장과 가까운 인사들의 수 싸움이 한층 복잡해졌다. 장 대표 퇴진 시점에 따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 총선 공천권을 갖는 새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개최 시기 등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있기 때문이다.
복수의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통화에서 “다수 의원들이 장 대표 사퇴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지도부 리더십은 사실상 붕괴했다”며 “문제는 장 대표가 당권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임기가 6개월 이상 남은 대표가 궐위되면 차기 대표는 잔여 임기만 이어받게 된다. 차기 당권은 2028년 4월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느냐가 핵심인 만큼 장 대표의 사퇴 시기에 따라 전당대회 개최 여부도 영향을 받는 구조다. 임기가 6개월 이상 남은 상태에서 사퇴할 경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거치게 될 가능성 또한 커진다.
장동혁 체제의 데드라인을 먼저 언급한 건 친한계다.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가 선거관리위원회 사태가 마무리되는 때, 적어도 가을 전에는 임기를 종료했으면 좋겠다”며 ‘가을 전 사퇴론’을 처음 띄웠다. 초선 의원은 “장 대표가 9월 전에 사퇴하면 곧바로 비대위 체제가 들어설 것”이라며 “비대위에선 한 의원의 복당 문제가 화두가 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른 친한계 인사는 “한 의원이 차기 당권에 도전해야 하는 것은 상수가 됐다”며 “그러기 위해선 연내에 복당 문제를 치고 나가야 한다”고 했다. 한 의원이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늘리는 가운데, 친한계 일각에선 ‘장 대표의 가을 전 사퇴→한동훈 의원의 연내 복당→내년 전당대회 한 의원 출마’ 등의 타임라인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친한계와 함께 장 대표 사퇴에 한목소리를 내오던 오 시장 측근 의원들은 ‘가을 전 사퇴론’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당내 모임 ‘대안과 미래’ 소속 재선 의원은 “장 대표 퇴진 시점을 먼저 못 박을 필요가 없다”며 “한 의원의 복당 여부와 장 대표 퇴진 문제를 함께 다루는 것도 장 대표에게 사퇴 거부 명분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내에선 차기 대권을 놓고 오 시장과 한 의원의 대결 구도가 불가피한 만큼 친오계 의원들이 장 대표 퇴진은 압박하되 한 의원 복당에는 소극적으로 접근할 것이란 시선이 우세하다. 실제 오 시장도 지난 18일 YTN 인터뷰에서 “한 의원께 ‘복당 문제는 느긋하게 생각하시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며 “복당을 서두르는 기미가 보이게 되면 지도부가 책임지고 물러나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라고 했다.

옛 친윤계인 주류와 중진 그룹 일각에선 ‘연말 혹은 내년 초 사퇴 가능성’을 열어놓는 분위기다. 과거 한 의원과 껄끄러운 관계였던 만큼, 그의 복당 문제가 조기에 수면 위로 올라오는 데 대한 반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남 지역 의원은 “장 대표 사퇴 문제는 차기 총선 공천권과 직결된 문제”라며 “한 의원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측면에서 한동안 장 대표 체제를 방패막이로 내세울 수 있다”고 했다. 5선의 나경원 의원도 지난 18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한 의원의) 복당을 논의할 때는 아직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아직도 풀리지 않은 몇 가지 사건들이 있고, 한 의원도 사과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한 의원이 제명을 당한 사유였던 당원 게시판 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현재 과로로 입원 중인 장 대표는 사퇴를 거부하며 내년 8월까지인 임기를 완주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한다. 지도부 인사는 “장 대표는 사퇴할 명분이 없다는 판단”이라며 “당권을 내려놓는 일도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 대표 입장에선 내년 연임에 성공해 공천권을 행사하는 게, 오 시장과 한 의원을 모두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김규태 기자 kim.gyuta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술에 ‘이것’ 한 방울 넣어라”…91세 애주가 두뇌 쌩쌩 비결 | 중앙일보
- “당장 투자해라, 1년후 10배!” 젠슨 황이 샤라웃 한 K기업 | 중앙일보
- “SK하닉보다 삼전 좋게 본다”…1년만에 9억 번 감자농부 픽 | 중앙일보
- “아들에 성관계 영상 보낸다”…전업주부 성착취 ‘악몽의 인플루언서’ | 중앙일보
- 여친 성관계 영상 찍고 유포까지…‘예능 출연’ 테니스 코치 검찰 송치 | 중앙일보
- 꽁꽁 묶어 때리고, 옷 벗겨 조리돌림…‘불가촉천민’ 충격 군중재판 | 중앙일보
- “아빠 그 주식 사랬지”…수익률 47%, 10대가 최고였다 | 중앙일보
- 주민보다 소가 많은 오지마을, 이주 희망자 줄 서는 이유 [르포] | 중앙일보
- 고작 20일만에 ‘해운대 흉물’ 되더니…탈 많던 그곳 싹 뒤엎었다 | 중앙일보
- “생전 외계인 믿더니”…‘구준엽 아내’ 고 서희원, 진짜 하늘의 별 됐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