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김정은과 찍은 사진 올린 트럼프... "두 가지 의미 있다"

이영광 2026. 6. 1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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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이영광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MOU를 체결하고 60일간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종전 수순으로 들어가고 있다. 전쟁에서 MOU 체결은 이례적인 것이다. 대부분 협상을 통해 종전하는 건 맞지만 MOU까지 체결하진 않는다. 더구나 MOU 내용이 공개된 뒤 미국 내에서 트럼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종전을 위한 MOU 체결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고자 지난 18일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미국과 이란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했어요. 어떻게 보시나요?

"공개된 MOU 내용을 기반으로 결론부터 말하면 이란의 승리라고 봐요. 미국이 너무 많은 걸 양보했거든요. 미국 내 보수 진영과 언론에서도 '이럴 거면 왜 전쟁했냐, 오바마 때와 다른 게 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요. 전쟁의 목표였던 이란의 핵 위협 문제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아 있는데, 오히려 이 문제를 고착시키고 증폭시켰다는 거죠.

트럼프 대통령도 이걸 알고 있어요. 그래서 그제 MOU 최종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들의 머리 위에 폭탄을 투하할 것이라고 했잖아요. MOU 체결 이후 60일간 협상이 진행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그 협상을 미국에 최대한 유리하게 끌고 오겠다는 경고를 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 원래 전쟁을 끝낼 때 MOU 체결하는 게 보통 있는 일인가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MOU는 양해각서로 법적 구속력도 없고 일반적인 의미만 담거든요. 전쟁을 마무리하면서 MOU로 끝내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에요. 미국과 이란도 MOU를 통해 앞으로 60일간 협상해서 사실상 종전을 끌어가겠다는 것이죠."

- 왜 이렇게 한 걸까요?

"여러 이유가 있어요. 첫째, 양측이 합의하지 못한 게 너무 많아요. 핵심은 이란 핵 문제인데, 2015년 오바마 행정부 때 맺은 JCPOA를 체결하는 데만 20개월에 150페이지가 넘는 합의안이 필요했어요. 그만큼 복잡한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었던 것이죠. 둘째, 미국과 이란 모두 급했어요. 전쟁이 계속되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고 세계 유가가 계속 오르니까, 일단 자유항행을 회복하는 게 급했다는 의미죠.

셋째, 전쟁을 계속 끄는 게 양측 모두에 부담이에요. 미국은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2배 가까이 올랐는데,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아 자동차가 필수인 미국에서 기름값은 체감 경제 지표예요.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역대 최저인 것도 이것과 무관하지 않아요. 이란도 내부 경제 상황이 매우 안 좋고요. 결국 양측 모두 전쟁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례 없는 MOU라는 방식으로 일단의 휴전을 연장해 놓은 거예요."

"호르무즈 통행료 징수, 해석을 다르게 하는 게 문제"

- 미국 중간 선거가 11월에 있잖아요. 그걸 신경 안 쓸 수 없는 건가요?

"그렇죠. 트럼프 대통령은 당연히 중간선거를 신경 쓸 수밖에 없습니다. 보통 미국 중간선거는 집권당에 불리하게 작동합니다. 100% 그런 건 아니지만, 국민들 사이에 정부를 견제하려는 심리가 있어서 집권당보다 야당에 표를 더 주는 경향이 있거든요. 지금 미국으로 따지면 민주당이 조금 더 유리한 환경인 셈입니다.

게다가 이란 전쟁이 계속되면서 유가가 오르고 있는데, 이건 미국 유권자들이 가장 (많이) 체감하는 경제 지표 중 하나입니다. 유가가 계속 오른다면 중간선거에서 (트럼프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중간선거에서 상원·하원 양원 모두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동력은 크게 약해질 수밖에 없어요. 이 부분도 당연히 고민하고 있을 사안이겠죠."

- 아까 오바마 행정부 때 이란과 합의하는 데 20주 걸렸다고 했잖아요. 그러나 60일이면 10주도 안 되는 기간이에요. 합의가 될 수 있을까요?

"쉽지 않아 보여요. 특히 핵 문제에 대한 얘기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거든요. 이번 MOU 8조에는 이란이 핵무기를 생산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하고, 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는 최종 합의서에서 해결한다는 내용만 있어요.

앞으로 60일 동안 두 가지가 가장 큰 문제로 남아 있는데, 첫째는 '이란이 보유한 440kg 정도의 60% 농축 우라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예요. 미국은 처음엔 전량 반출을 요구했다가 한발 물러나 IAEA나 국제 사찰단이 확인한 상태에서 폐기하라고 했는데, 이란은 폐기가 아니라 희석해서 자신들이 보유하겠다는 입장이에요.

더 근본적인 두 번째 문제는 우라늄 농축의 권리예요.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 제로 농축, 즉 이란이 절대 농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가 일정 수준 농축을 허용할 수 있다는 쪽으로 물러섰는데, 정확히 어느 정도 퍼센티지와 분량을 허용할지, 그걸 어떻게 검증하고 관리할지는 전혀 논의가 안 됐어요. 그렇게 되면 과거 JCPOA와 뭐가 다르냐는 문제가 생기는데, JCPOA도 3.67% 농축을 허용했었거든요. 트럼프 대통령은 늘 JCPOA와 차별화된 새 합의를 강조해왔는데 그 차이가 불분명해질 수 있죠. 이런 것들이 하나도 정리되지 않았다는 게 핵심 문제예요. 앞으로 60일 동안 가능할지는 두고 봐야 하는데, 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 그러면 핵 문제가 가장 쟁점일까요?

"아니요. 호르무즈 해협 통행권 문제도 여전히 어려운 문제 중 하나에요. 미국과 이란이 서로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있거든요. 이건 일종의 전략적 모호성으로 MOU에서 양측이 일단 덮어둔 건데,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행할 때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예요. MOU 내용을 보면 60일 동안은 비용 없이 자유 항행이 가능하도록 했는데, 이후에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한 명확한 얘기가 없어요. 미국은 60일 이후에도 통행료 없이 개방될 거라고 주장하는 반면, 이란은 통행료는 아니지만 해상 서비스 요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보고 있거든요. 서로 그렇게 적어놓고 해석을 다르게 하는 거죠.

MOU에는 해상 항행 서비스 관리는 이란과 오만이 결정한다는 문구가 있는데, 그걸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수수료 징수 권리를 갖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이어져요. 수수료를 넘어서 이란 입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분명히 보여주려는 거고, 미국은 그건 안 된다는 입장이라 앞으로 협상에서 큰 쟁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에요."

"이스라엘의 레바논 추가 공격 가능성 남아 있어"
 마주보고 있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연합뉴스
- 이스라엘이 미국과 이란의 합의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도 중요할 것 같은데.

"네타냐후 총리 입장은 복잡해요. 몇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첫째는 MOU 합의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목소리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는 거예요. 해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가 MOU 열람을 요청했는데 미국이 거절했다고 해요. 그래서 MOU 내용에 이스라엘의 입장이 들어간 게 상당히 제한됐다는 거죠.

이스라엘은 이 MOU와도 명확히 거리를 두고 있어요. 네타냐후의 표현으로는 이건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합의이고 트럼프의 결정이지 이스라엘이 완전히 동의한 건 아니라는 거예요. 그래서 이스라엘은 투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입장이고,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와의 전투도 계속할 거라고 밝혔어요.

가장 중요한 건 이스라엘이 생각하는 전쟁의 목표가 충족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첫째는 이란의 핵 개발을 완전히 막는 것, 둘째는 이란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능력을 확실히 제어하는 것인데 이번 MOU에는 그런 내용이 전혀 없어요. 셋째는 헤즈볼라나 하마스 같은 이란의 대리 세력들을 완전히 무장 해제해야 한다는 건데 이것도 MOU에 올라가 있지 않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이번 MOU에 상당한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 그럼, 이스라엘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 있나요?

"쉽지 않을 거예요. 이번 전쟁도 사실 네타냐후 총리의 40년 숙원이었어요. 이란을 확실히 공격해서 능력을 제어하는 게 목표인데, 이스라엘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능력이 안 되니까 미국을 끌어들였던 거죠. 종전이 제대로 이루어진 이후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단독 전쟁을 벌이기는 굉장히 어려워요. 미국의 동의와 지원이 필요한데 미국은 더 이상 그럴 생각이 없으니까, 이스라엘이 원한다 해도 한계가 있는 거죠.

다만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건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계속 공격할 가능성이에요. 그렇게 되면 이란이 반발하면서 충돌이 확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요. 특히 60일 기간 동안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작전 중단과 철수를 요구하고 있는데, 그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종전 시도 자체가 좌초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레바논 국영통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무인기 공격으로 레바논 남부에서 1명이 사망했다. 이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 종식 MOU 서명 직후 이뤄진 공격이다.-편집자 주)

-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15년 합의보다 좋기는 어렵다던데.

"맞아요. 2015년 JCPOA는 이란 핵 프로그램을 대폭 축소하는 대가로 동결 자산에 대한 접근권을 돌려주는 방식이었고, IAEA 검증을 거친 뒤에야 단계적으로 작동했어요. 그런데 이번 MOU는 미국이 3천억 달러 규모의 재건 기금 조성을 보장한다고 명시했는데, 이건 이란 연간 GDP에 맞먹고 JCPOA 당시 동결 자산의 2배가 넘는 금액이에요.

문제는 두 가지예요. 첫째, JCPOA는 기존 자산의 해제였는데 이번엔 신규 자금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훨씬 무거운 약속이라는 것이고, 둘째는 보상과 검증의 순서가 거꾸로 됐다는 거예요. JCPOA는 검증 후 제재 해제였는데, 이번엔 최종 합의 전에 서명 즉시 원유 수출 제재가 풀리고 핵 검증은 60일 후속 협상에서 다뤄지거든요. 비핵화를 확인하기도 전에 선 보상을 한 셈이라 문제가 되는 거죠."

-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 설명도 없이 트루스소셜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8년 전 싱가포르 회담 사진을 올렸는데 어떤 의미일까요?

"두 가지 의미가 있어요. 그 사진 전후로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하는 그림들도 올라와 있는데, 북한 핵 문제를 오바마의 민주당은 해결하지 못했지만 자신은 김정은을 직접 만나서 해결할 수 있다는 메시지예요. 상대적으로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하는 의미가 있죠.

또 하나는 이란 핵 문제 해결 다음에 풀어야 할 과제로 북한 핵 문제가 남아 있다는 의미예요. 트럼프는 레거시를 쌓겠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한 사람이거든요. 이번 임기가 끝나면 더 이상 대통령을 할 수 없으니, 임기 내에 업적을 쌓아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고 싶어 해요. 1기 때 해결하지 못했고 30년 넘게 세계적인 문제로 남아 있는 북한 핵 문제를 이번에 해결해 보겠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내에선 한반도, 북핵 문제에 대한 관심 떨어진 상태"

- 북핵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이 해결할 수 있을까요?

"굉장히 어려운 문제죠. 다만 북한과의 만남 자체는 가능하지 않을까 해요. 미국이나 북한 모두 만나겠다는 의지를 완전히 부인하지 않거든요. 김정은은 지난 2월 9차 당대회에서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존중해 준다면 관계 개선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고, 작년 9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도 트럼프와의 관계가 나쁘지 않다고 했어요. 북한 입장에서 나온 미국 관련 발언 중 꽤 긍정적인 신호죠. 트럼프도 작년 10월 APEC 정상회담 전후로 한국에서 김정은을 초청하고 만나겠다는 의지를 계속 표명했었고요. 양측 다 만나려는 의지는 있는 셈이에요.

다만 시점은 당장은 쉽지 않아 보여요. 이란 핵 협상도 60일의 지난한 협상이 남아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풀어야 하고, 9월 미·중 정상회담, 11월 중간선거까지 일정이 빡빡하거든요. 보통 미국 대통령은 인기 없는 대외 정책을 중간선거 이후에 추진하는 경향이 있는데, 북한 핵 문제는 미국 내에서 인기 없는 사안이고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는 것 자체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큰 편이에요. 그래서 아마 중간선거 이후가 되지 않을까 싶고, 그러려면 북한이 요구한 최소한의 조건들도 어느 정도 맞춰줘야 할 거예요."

-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 정상회담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 다시 만나기 어려운 것 아닌가요?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지난번과 다른 형태의 만남이 될 가능성이 높아요. 전제 조건도 두 가지로 분명해졌는데, 비핵화 협상이 아니라 일정 수준 핵 보유를 인정하는 핵 군축 협상을 하자는 것과 한미 연합훈련·전략 자산 전개 중단이에요. 2018~2019년의 톱다운 방식 대신, 실무에서 먼저 논의하고 마지막에 지도자가 만나 결정하는 바텀업 방식을 선호할 가능성도 있어요.

저는 김정은이 협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데, 결국 제재 문제 때문이에요. 작년 9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제재에 관해 다섯 문장이나 언급했는데, 정말 문제없다면 그렇게 길게 얘기할 이유가 없거든요. 그만큼 제재가 부담된다는 거죠.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가는 길도 결국 제재 해제를 통해서고요. 인도나 파키스탄처럼 핵 개발 초기엔 제재를 받았다가 미국이 풀어주면서 핵보유국이 된 모델을 북한도 따라가려는 것 같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박원곤 제공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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