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6월 초엔 불나더니 요즘은 발길 뚝"…'불장' 동탄의 반전
엄청난 거래량·상승세
집값 전주 대비 2% 이상 급등
10일 전부터 매수 문의 끊겨
"6월 초까지만 해도 방문도, 전화 문의도 많았는데, 요즘 아파트 호가가 너무 올라 그런지 손님 발길이 끊겼어요."

18일 경기도 동탄 집값이 전주 대비 2% 이상 급등했다는 한국부동산원 발표 직후 찾은 현지 분위기는 예상과 달리 썰렁했다. 경기도 화성시 청계동에서 만난 공인중개업자 A씨는 "요즘 아파트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비슷한 상황일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동탄역 인근 부동산 10여곳을 찾았지만 사무소마다 상담 테이블은 텅 비어 있었다.
인근 다른 부동산 중개사무소 대표 B씨도 "최근 몇 주 동안 인근 아파트가 체감상 3억~4억원씩은 오른 것 같다"며 "너무 올라서 매수 문의가 확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청계동 중개업자 C씨는 "지난 10일 전까지는 젊은 부부들, 주변에 직장이 있는 부부들의 문의가 쏟아지다가 이후로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화성 동탄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2.22%로 급등했다. 한 주 만에 특정 지역의 집값이 2% 이상 오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부동산원이 주간 단위 아파트값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수도권에서 이 정도의 상승률이 기록된 것은 손에 꼽을 정도다. 과거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0년 11월 중순 2.73% 상승한 김포나 같은 해 2월 수원 권선·팔달구의 폭등 장세와 맞먹는 수준이다. 전국적으로 봐도 2020년 7월 하순 행정수도 이전 이슈로 한 주 만에 2.95%가 뛰었던 세종시 사례가 있다.

동탄에선 동탄역 인근 청계·영천동 위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은 지난달 11일 상승률이 0.35%였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다. 규제지역으로 묶이지 않아 상대적으로 거래가 용이하고 성과급 이슈가 불거지면서 매수 심리 자극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부담 때문인지 거래는 다소 뜸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탄구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동탄역롯데캐슬(주상복합)은 지난 6일 전용 65㎡가 20억원에 거래된 후 실거래가 뚝 끊겼다. 현재 시장에 호가는 최고 23억원까지 나와 있다.
실거래 가격도 혼조세다. 동탄역센트럴자이는 전용면적 84㎡가 지난 5일 11억2500만원에 거래된 이후 12일엔 14억2000만원으로 매매가격이 3억원 가까이 뛰었다. 반면 동탄역시범대원칸타빌은 전용면적 84㎡ 기준 지난 6일 15억원에서 13일엔 13억2000만원으로 다소 하락했다. 현재 호가는 14억~17억원으로 형성돼 있다.

윤기원 동탄역윤대장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성과급 발표 이후 한 2주 동안은 엄청난 거래량과 상승세가 있었지만 아파트값이 급등해 한 10일 전부터는 조용하다. 숫자로 표현하면 1이었던 수요가 갑자기 10으로 뛰다가 최근엔 0.5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서를 쓰고 자금 조달 계획서를 갖춰야 실거래를 올리기 때문에 부동산원에서 발표한 지수와 실제 거래 간 2~3주 정도 간격이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지표와 현장의 시차에 대해 "주간 통계는 실거래 사례와 매물, 시세, 부동산 중개업소 의견을 종합적으로 참고해 산출한다"고 말했다.

현지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가격 상승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기도가 부동산 규제지역 지정 가능성까지 거론하자 규제 전 막차를 타려는 매수세가 한꺼번에 몰리며 집값을 더욱 밀어 올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호황으로 인근 기업 직원들의 직주근접 수요가 강한 만큼 가격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특정 회사의 셔틀버스 정거장이 위치한 단지 위주로 문의하는 사례도 있었다.
윤 대표는 "사무소를 찾아온 젊은 손님들은 분당 같은 곳에서 구축으로 '몸테크'를 하기보단 이쪽에서 좋은 아파트를 사려는 특징이 있는 것 같다"며 "어떤 분들은 SK하이닉스 셔틀버스 정거장과 가까운 아파트만 찍어서 왔다"고 말했다.
동탄=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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