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크림, 미국선 의약품…선진뷰티사이언스가 짚은 OTC 장벽 [글로벌 K뷰티 콘퍼런스]
“SPF 문구만 지운다고 해결 안 돼”
원료·완제품 함께 관리하는 생산 체계 강조
“한국에서 화장품으로 팔린다고 해서 미국에서도 화장품으로 팔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지난 6월 16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글로벌 K뷰티 콘퍼런스 2026’에서 이성호 선진뷰티사이언스 대표는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브랜드에 이같이 조언했다. 이날 이 대표는 ‘미국 시장 진출의 핵심 OTC 화장품 개발의 모든 것’을 주제로 발표했다. 핵심은 미국에서는 일부 화장품이 일반 화장품이 아니라 의약품 기준으로 관리된다는 점이다.

미국 OTC 제품 개발 핵심은 ‘OTC 모노그래프’다. 이 대표는 이를 FDA가 제품군별로 정해둔 ‘룰북’이라고 설명했다. 모노그래프에는 사용할 수 있는 유효 성분, 함량, 제형, 표시 문구, 경고 문구, 시험 기준 등이 담긴다. 이 기준에 맞춰 개발·제조하면 대부분 사전 승인 없이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반대로 기준에 없는 새 성분이나 새 효능을 주장하면 신약에 준하는 별도 절차가 필요하다.
FDA나 미국 세관은 제품 전성분을 보고 해당 성분이 화장품으로 정당한 목적을 갖는지 살필 수 있다. 징크옥사이드와 티타늄디옥사이드 같은 무기 자외선 차단 성분은 파운데이션에서 착색제나 불투명화제로도 설명할 여지가 있다. 반면 유기 자외선 차단 성분은 자외선 차단 외 다른 기능을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대표는 “이 경우 SPF 문구를 숨기더라도 사실상 자외선차단제로 기획된 제품으로 판단될 수 있고, 통관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받은 SPF 시험 성적서도 그대로 쓸 수 없다. 미국 수출용 제품은 처음부터 FDA 기준에 맞춰 SPF 시험과 브로드 스펙트럼 시험을 설계해야 한다. 브로드 스펙트럼은 UVA와 UVB를 모두 막는 자외선 차단 능력을 뜻한다. 이 대표는 “처음부터 미국 기준으로 개발 프로세스를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진뷰티사이언스는 자외선차단제 유효 성분 원료를 생산하는 API 공장과 OTC 완제품 공장을 함께 운영한다. 원료와 완제품을 함께 이해하고 생산할 수 있어 개발 기간, 비용, 품질 안정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미국 OTC 시장 진출을 위해 제품이 일반 화장품인지 OTC 의약품인지 먼저 판단하고, FDA가 정한 OTC 모노그래프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원료와 제조, 임상, 안정성, 라벨링, 패키징까지 전체 개발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K뷰티 브랜드가 미국 시장에서 성장하려면 제품력만큼 규제 대응력이 중요해졌다”면서도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은 제대로 준비한 기업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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