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크림, 미국선 의약품…선진뷰티사이언스가 짚은 OTC 장벽 [글로벌 K뷰티 콘퍼런스]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2026. 6. 1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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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선진뷰티사이언스 대표
“SPF 문구만 지운다고 해결 안 돼”
원료·완제품 함께 관리하는 생산 체계 강조

“한국에서 화장품으로 팔린다고 해서 미국에서도 화장품으로 팔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지난 6월 16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글로벌 K뷰티 콘퍼런스 2026’에서 이성호 선진뷰티사이언스 대표는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브랜드에 이같이 조언했다. 이날 이 대표는 ‘미국 시장 진출의 핵심 OTC 화장품 개발의 모든 것’을 주제로 발표했다. 핵심은 미국에서는 일부 화장품이 일반 화장품이 아니라 의약품 기준으로 관리된다는 점이다.

지난 6월 16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글로벌 K뷰티 콘퍼런스 2026’에서 이성호 선진뷰티사이언스 대표가 ‘미국 시장 진출의 핵심 OTC 화장품 개발의 모든 것’을 주제로 발표했다. (윤관식 기자)
OTC는 ‘Over The Counter Drug’의 약자로, 처방전 없이 약국이나 일반 매장에서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을 뜻한다. 한국에서는 화장품으로 인식되는 자외선차단제도 미국에서는 OTC 의약품으로 분류된다. SPF 기능이 피부를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는 의약적 기능으로 보기 때문이다. 여드름 치료제, 땀 억제제, 비듬 방지 제품, 충치 예방 치약도 OTC 의약품에 해당할 수 있다.

미국 OTC 제품 개발 핵심은 ‘OTC 모노그래프’다. 이 대표는 이를 FDA가 제품군별로 정해둔 ‘룰북’이라고 설명했다. 모노그래프에는 사용할 수 있는 유효 성분, 함량, 제형, 표시 문구, 경고 문구, 시험 기준 등이 담긴다. 이 기준에 맞춰 개발·제조하면 대부분 사전 승인 없이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반대로 기준에 없는 새 성분이나 새 효능을 주장하면 신약에 준하는 별도 절차가 필요하다.

라벨보다 성분 우선…美 수출용은 처음부터 FDA 기준 맞게 설계해야
이 대표는 자외선차단제를 예로 들었다. 한국에서는 SPF 30 파운데이션이나 쿠션을 일반 화장품처럼 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SPF 기능을 표시하는 순간 OTC 의약품 규제를 받는다. 단순히 라벨에서 SPF 문구만 지운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FDA나 미국 세관은 제품 전성분을 보고 해당 성분이 화장품으로 정당한 목적을 갖는지 살필 수 있다. 징크옥사이드와 티타늄디옥사이드 같은 무기 자외선 차단 성분은 파운데이션에서 착색제나 불투명화제로도 설명할 여지가 있다. 반면 유기 자외선 차단 성분은 자외선 차단 외 다른 기능을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대표는 “이 경우 SPF 문구를 숨기더라도 사실상 자외선차단제로 기획된 제품으로 판단될 수 있고, 통관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받은 SPF 시험 성적서도 그대로 쓸 수 없다. 미국 수출용 제품은 처음부터 FDA 기준에 맞춰 SPF 시험과 브로드 스펙트럼 시험을 설계해야 한다. 브로드 스펙트럼은 UVA와 UVB를 모두 막는 자외선 차단 능력을 뜻한다. 이 대표는 “처음부터 미국 기준으로 개발 프로세스를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한 번에…개발 기간·비용·품질 경쟁력 확보
미국은 제조 시설 기준도 까다롭다. OTC 의약품은 일반 화장품보다 제조·품질관리 기준이 높다. 제조 시설 등록, cGMP(품질관리시스템) 준수, 품질 계약, 의약품 리스팅 등 요건을 갖춰야 한다. 정품뿐 아니라 미니 사이즈, 샘플도 OTC 의약품으로 분류되면 같은 규제를 받는다.

선진뷰티사이언스는 자외선차단제 유효 성분 원료를 생산하는 API 공장과 OTC 완제품 공장을 함께 운영한다. 원료와 완제품을 함께 이해하고 생산할 수 있어 개발 기간, 비용, 품질 안정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뷰티 소재 기업 선진뷰티사이언스. (선진뷰티사이언스 제공)
이 대표는 OTC 제품 개발 기간을 줄이기 위해 개발 과정을 병렬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베이스 처방을 활용하고 일부 성분이나 향을 조정하면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기존 처방을 활용한 화이트라벨 제품은 약 4개월, 일부 맞춤형 제품은 약 6개월 개발 과정이 제시됐다.

이 대표는 미국 OTC 시장 진출을 위해 제품이 일반 화장품인지 OTC 의약품인지 먼저 판단하고, FDA가 정한 OTC 모노그래프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원료와 제조, 임상, 안정성, 라벨링, 패키징까지 전체 개발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K뷰티 브랜드가 미국 시장에서 성장하려면 제품력만큼 규제 대응력이 중요해졌다”면서도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은 제대로 준비한 기업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16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글로벌 K뷰티 콘퍼런스 2026’에서 이성호 선진뷰티사이언스 대표가 ‘미국 시장 진출의 핵심 OTC 화장품 개발의 모든 것’을 주제로 발표했다. (윤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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