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멕시코 징크스 못깼다…아쉬운 수비 실책에 0-1 패배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일정을 소화 중인 한국축구대표팀이 공동개최국이자 홈팀 멕시코와의 맞대결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공동개최국이자 홈팀 멕시코와의 본선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후반 5분 수비 실수로 내준 한 골을 만회하지 못해 0-1로 졌다. 1승1패로 승점 3점에 발이 묶인 한국은 멕시코(2승·6점)에 이어 A조 2위를 유지했다.
한국은 역대 월드컵 본선에서 멕시코와 세 차례 맞붙어 모두 패배를 기록했다. 1998년 프랑스 대회(1-3패)와 2018년 러시아 대회(1-2패)에 이어 상대의 안방에서 치른 세 번째 대결에서도 승리를 신고하지 못 했다. 멕시코와 역대 전적에서도 4승3무9패로 격차가 벌어졌다. 멕시코는 한국전 승리로 A조 1위를 조기 확정 지으며 32강 결선 토너먼트를 부담 없이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멕시코는 향후 32강전과 16강전을 자국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치른다.

이번 패배로 인해 지긋지긋한 한국의 본선 2차전 징크스도 끊어내지 못 했다. 한국은 1954년 스위스대회에서 처음 본선 무대를 밟은 이후 총 12차례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역대 대회를 통틀어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채 4무8패를 기록 중이다. 2002년 한·일 대회와 2006년 독일 대회에는 각각 미국과 프랑스를 상대로 1-1로 비겨 승점 1점을 따내기도 했지만,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로는 이번 경기 포함 5대회 연속 패배를 기록 중이다.
아쉬운 패배와 함께 2차전을 마쳤지만, 한국이 32강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오는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무승부 이상의 성적을 내면 조 2위를 확정 짓는다. 체코가 멕시코를 이기고 한국이 남아공과 비겨 승점 4점씩으로 동률을 이루더라도 앞서 한국이 체코에게 승리한 바 있어 순위 우선권이 있다. 이번 대회는 승점이 같을 경우 승자승-골득실-다득점-페어플레이 점수를 적용해 순위를 결정한다.
혹여 남아공에 지더라도 결선 토너먼트 진출이 가능하다. 멕시코가 체코에 무승부 이상의 성적을 내면 한국이 A조 3위로 32강에 오를 가능성이 열린다. 이번 대회는 각 조 1·2위 뿐만 아니라 3위 12개 팀 중 상위 8개 팀도 32강 토너먼트에 나선다.

느슨한 흐름 속에 전반을 마친 뒤 후반 초반 상대의 공세로 다소 고전하던 상황에서 실점이 나왔다. 문전 앞에서 공중 볼을 처리하던 골키퍼 김승규(FC도쿄)가 수비수 이기혁(강원)과 뒤엉켜 넘어지며 볼을 놓쳤고, 멕시코의 주장 겸 핵심 미드필더 루이스 로모(과달라하라)가 텅 빈 한국 골대로 공을 차 넣었다.
수비진 간의 적절한 콜 플레이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열광적이기로 소문난 멕시코 홈 팬들의 뜨거운 함성에 묻혀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자국 선수들의 지지부진한 공격에 팬들이 나서서 득점을 도와준 셈이다. 이날 현장에서 측정한 소음 데시벨(dB)은 최고 149까지 치솟았다. 이는 군용기가 이륙할 때 발생하는 소음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은 앞서 치른 체코전(2-1승)과 마찬가지로 손흥민(LAFC)을 최전방에 세운 3-4-2-1 포메이션을 앞세워 경기를 시작했다. 체코전에서 오른쪽 측면을 누빈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의 위치를 왼쪽으로 조정하고 김문환(대전)에게 오른쪽을 맡겼다. 스피드가 좋은 멕시코 선수들에 대응하기 위한 선택이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선제 실점 이후 과감한 선수 교체로 변화를 가했다. 후반 12분 손흥민 대신 오현규(베시크타시)를 투입한 것을 비롯해 황희찬(울버햄프턴), 양현준(셀틱), 엄지성(스완지시티), 조규성(미트윌란) 등 공격 옵션들을 줄줄이 투입해 만회골을 노렸다. 하지만 수비를 두텁게 하며 역습 위주로 전략을 바꾼 멕시코의 위험지역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 했다. 후반 막판 조규성이 상대 문전 정면에서 결정적인 헤더를 시도했지만, 멕시코 수문장 랑헬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주장 겸 에이스 손흥민은 한국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맡았지만, 가벼운 몸놀림과 날카로운 슈팅을 보여주고도 득점으로 연결해내지 못하며 본선 두 번째 경기를 마쳤다. 한 골을 더 보태면 박지성, 안정환(이상 3골)을 제치고 한국인 월드컵 본선 최다 득점 신기록을 작성할 수 있다.
앞서 열린 체코와 남아공의 A조 2차전은 1-1 무승부로 끝났다. 두 팀은 1무1패로 순위 변동 없이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 나서게 됐다.


과달라하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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