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난 기독사학 “교사 확보 최소한 통로 열려야”

김용현 2026. 6. 1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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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채용 위탁 의무화 이후
사학은 1차 합격자 면접만 진행
기독인 교사 채용 선택권 없어
통합 지원제로 응시 기회도 줄어
숭덕여고 학생들이 지난해 11월 인천 남동구 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추수감사예배에서 찬양을 인도하고 있다. 숭덕학원 제공


매주 화요일 1교시, 인천의 기독교 사학인 숭덕여고 비전홀에 전교생이 모인다. 학생들로 꾸린 예배팀이 찬양을 인도하고 담임선생님이 기도를 맡는다. 정작 이 학교 학생 대부분은 기독교인이 아니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예배 때 들은 찬양을 흥얼거리고, 수학여행에선 반별 장기자랑 대신 CCM 경연을 준비하며, 방학 신앙수련회 신청은 일찍 마감된다. 어깨를 부딪치며 번지던 학급 간 갈등이 ‘악을 악으로 갚지 말라’는 채플 시간 설교 이후 사과로 풀린 일도 있었다. 비기독교인이 더 많은 교실에 복음이 스며드는 방식이다. 그 길목에 기독 교사가 있다.

18일 숭덕여고에 따르면 지난 채용 시즌 이 학교에 교육청이 보낸 신규 교원 1차 시험 합격자 명단에는 점수만 적혀 있었다. 신앙이나 가치관을 가늠할 정보는 없었다. 특정 과목엔 5명이 지원했지만 4명이 과락으로 탈락해 한 명만 남았다. 학교가 건학이념에 맞는 교사를 선발할 여지는 거의 없었다.

발단은 2021년 개정된 사립학교법이다. 2023년부터 사립학교 교원 1차 필기시험을 교육감에게 의무 위탁하도록 했다. 일부 사학의 채용 비리와 문제 유출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1차는 공립 임용고시와 같은 교과 시험으로 통합됐고, 학교는 합격자 명단을 받아 2차 면접만 한다. 신앙이나 건학이념을 1차에서 확인할 길은 사라졌다.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가 2023년 3월 36개 기독사학법인 소속 82개 초·중·고를 조사한 결과, 교육청이 1차 필기로 정원 대비 평균 4.1배수를 학교에 보냈고 이 중 건학이념에 부합하지 않는 교원이 72.5%였다. 홍배식 숭덕학원 이사장(전 한국기독교학교연합회장)은 최근 인천 남동구 숭덕여고에서 국민일보와 만나 “기독교 교육의 핵심은 결국 기독 교사”라며 “교사가 예배 자리에서 던지는 말 한마디가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교육감에 위탁하는 교원 1차 선발은 구인난도 부른다. 과거엔 사립학교마다 시험 일정이 달라 예비교사가 여러 학교에 지원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지역에 따라 사립 한두 곳까지만 지원하도록 제한된다. 이런 지원 방식과 합격자 배수는 법이 아니라 시·도 교육감의 시행계획이 정한다. 사립 한 곳만 지원 가능한 지역에선 과목에 따라 지원자가 0~1명에 그치기도 한다.

기독 사학들은 위탁 강제가 사학의 인사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최근 헌법재판소는 사학 자율성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며 기각했다. 제도를 개선할 길은 행정 영역으로 좁혀졌다. 지난 6·3 지방선거로 17개 시·도에 새 교육감이 들어선 만큼, 사학계 안에서는 1차를 ‘자격시험’으로 바꾸거나 복수 지원·선발 배수를 넓히자는 요구가 나온다.

공교육의 공정성을 지키면서 사학의 자율성을 보장할 접점 찾기가 필요하다고 기독 사학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홍 이사장은 “위탁의 취지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공교육의 공정성을 지키면서도 건학이념에 맞는 교사를 확보할 최소한의 통로는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글·사진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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