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제 당분간 그대로… 중동 상황 따라 ‘상시 조정’
7차 지정 않고 가격제 해제도 보류
업계 손실보전은 ‘원가+적정마진’
LPG 관세 인하·경유 보조금 연장

정부가 4주째 시행 중인 6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18일 결정했다. 현행 ℓ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 계속 적용된다. 주유소 판매가격도 휘발유와 경유 모두 2000원대 초반을 이어갈 전망이다.
정부는 그간 2~4주 간격으로 최고가격을 고시하며 상한선을 조절하거나 가격을 동결해 왔다. 이번엔 새로 7차 최고가격을 지정하지 않고 ‘상시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등 중동 상황 변화에 따라 기간을 정하지 않고 대응한다는 취지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이번 주말부터 다음 주 초까지 중동 정세가 언제든 급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새로운 가격을 고시하기보다 유연성을 갖고 간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최고가격제 종료 시점도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물가 부담 등을 고려해 추후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양 실장은 “기본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급 가능성이 전제돼야 한다”며 “유가가 안정돼 (최고가격) 제도를 해제하더라도 국내 석유 가격이 크게 변화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 수준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업계 손실 보전 방안도 공개했다. 산업부는 이날 ‘최고가격 손실보전 재정지원 규정’ 고시안을 10일간 행정 예고하며 ‘원가’에 적정 수준의 마진을 더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고시에 따르면 원가는 정유사가 원유·석유제품을 구입·운송한 ‘원유 도입 비용’과 인건비, 감가상각비 등 ‘생산 및 판매비용’을 더해 산출하도록 했다. 정유업계가 원가 산정 기준으로 제시한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정산 절차는 정유사가 분기별로 원가를 산정해 회계 검증을 마친 뒤 정부에 재정지원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회계·법률 및 석유 시장 전문가 등 20인 이내로 구성된 ‘최고액 정산위원회’가 심의를 맡는다. 이어 산업부 장관이 국가 예산과 공익상 필요, 적정 수준의 마진 등을 고려해 최종 재정지원 규모를 결정하도록 했다.
정부는 에너지 가격 부담 완화를 위해 관세 인하 혜택과 유가 보조금도 이어간다. 재정경제부는 올해 하반기 액화천연가스(LNG)와 프로판·부탄 등 액화석유가스(LPG), LPG 제조용 원유에 ‘할당관세율 0%’를 적용하기로 했다. 발전용 LNG의 개별소비세도 15% 한시 감면한다. LPG 부탄에 대한 유류세 인하율(25%)도 다음 달 말까지 한 달 더 연장하기로 했다.
이달 말 종료 예정인 경유 유가연동보조금도 9월 말까지 연장한다. ℓ당 1700원을 초과하는 경윳값의 70%(ℓ당 280원 한도)를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지원 대상은 화물·여객 등에서 전세버스로 확대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국제 에너지 생산과 수송, 물류 공급망이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진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이라며 “민생물가 안정을 위해 가용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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