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연준’ 첫 회의부터 매파 돌변… 위원 절반 “연내 금리 인상”

김철오,임성수 2026. 6. 18.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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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문 기존 ‘완화 편향’ 문구 삭제
선제 안내 생략 ‘침묵의 연준’ 예고
트럼프 “믿기 힘들지만 따르겠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자신의 임기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성명문 내용을 대폭 줄였지만 기자회견에선 42분을 할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7일(현지시간) 케빈 워시 신임 의장 체제의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FOMC 위원 절반은 올해 한 차례 이상 금리 인상을 전망하며 매파적 신호를 발신했다. 워시 의장은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시각화하는 점도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 ‘침묵의 연준’을 예고했다.

연준은 이날까지 이틀간 진행된 FOMC 회의를 마친 뒤 성명에서 “중동 갈등 등에 따른 불확실성 고조에도 경제 활동은 견고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며 현행 3.50~3.75%인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유지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연준은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마지막으로 0.25% 포인트 인하한 금리를 올해 4회 연속으로 동결했다. 다만 연준 성명문에는 이전까지 포함했던 ‘완화 편향(easing bias)’이라는 문구가 삭제돼 매파적 신호를 보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CNBC방송은 “금리 인하 기조가 사라진 것”이라고 짚었다.

연준은 성명문과 함께 공개한 경제전망요약(SEP)의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전망치의 중간값을 3.8%로 제시했다. 이는 직전 점도표가 공개된 지난 3월 회의(3.4%)보다 0.4% 포인트 상향된 것으로, 올해 하반기 중 한두 차례 금리가 오를 가능성을 내다본 셈이다. 이번 점도표에서 금리 전망치를 제출한 위원 18명 가운데 절반인 9명은 최소 한 차례 인상을, 8명은 현 수준 유지를 예상했다. 금리 인하를 택한 위원은 1명뿐이었고, 워시 의장은 전망치를 제출하지 않았다. 3월 점도표에선 금리 인상 전망이 전무했고, 인하를 예상한 위원이 12명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실망감을 표하면서도 수용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마치고 프랑스 파리를 떠나는 길에 공항에서 만난 기자들의 금리 인상 관련 질문에 “믿기 힘들다. 그것은 국가를 침체시키며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하지만 그곳(연준)에 매우 훌륭한 인물(워시 의장)이 있으니 그가 원하는 바를 따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재집권한 뒤 전임 제롬 파월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압박한 끝에 워시 의장을 발탁했다. 지난달 22일 워시 의장의 취임식은 백악관에서 열렸다.

하지만 워시 의장 체제의 연준은 첫 FOMC 회의부터 금리 인상 신호를 발신했고, 월가에선 예상보다 훨씬 매파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밥 미셸 JP모건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통신에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워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실망시킬 운명”이라고 말했다.

워시 의장은 자신의 첫 FOMC 기자회견에서 연준과 금융시장 간 소통방식의 개혁도 예고했다. 그는 성명문을 특별히 언급해 “간결해졌고 단순해졌으며 오래된 표현이 생략됐다. 우리는 파악한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포워드 가이던스도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날 성명문은 132개 단어로 작성됐는데, 이는 직전의 345개 단어와 비교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 분량이다. 워시 의장은 연준의 의사소통 방식과 경제 데이터 활용, 대차대조표 등 5개 영역에 대한 태스크포스(TF)도 구성했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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