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도 안 끝났는데…삼성·SK ‘HBM4E 선점전’

박영우 2026. 6. 18. 17:2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차세대 인공지능(AI) 메모리인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E’ 샘플을 공급했다. 지난달 삼성전자도 HBM4E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한 만큼 차세대 HBM 시장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18일 HBM4E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메모리 반도체로, 엔비디아 등 AI 가속기의 핵심 부품이다. HBM4E는 현재 양산을 준비 중인 HBM4의 후속 제품으로, 엔비디아가 내년 출시할 예정인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 울트라’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제품은 핀당 최대 16Gbps(초당 기가비트) 속도를 구현했고 에너지 효율은 HBM4 대비 20% 이상 개선했다. AI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요구되는 대규모 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전력 소모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SK하이닉스는 HBM4에 적용했던 10나노급 5세대(1b) D램 대신,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처음 적용했다. 회사 측은 “최신 인터페이스와 설계 최적화를 통해 데이터 전송 지연을 줄였고, 고대역폭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패키징 기술도 개선했다. HBM4E에는 ‘어드밴스드 MR-MUF’ 공정이 적용됐다. 여러 개의 D램 칩을 적층한 뒤 칩 사이 공간에 보호재를 채워 구조 안정성과 방열 성능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12단 기준 48GB(기가바이트) 용량을 구현했으며 열 저항은 HBM4 대비 약 17% 낮췄다. 고성능 컴퓨팅 환경에서 발생하는 발열 문제를 줄여 안정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차세대 HBM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HBM4E 12단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했다. 당초 올해 3분기로 제시했던 공급 일정보다 시기를 앞당긴 데 이어 이달 초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는 HBM5 실물 모형도 공개했다.

SK하이닉스 역시 HBM4E 공급 시점을 앞당기며 맞대응했다. 회사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샘플 공급 계획을 밝혔지만 실제 공급은 예정보다 빨라졌다. HBM4 양산 경쟁이 채 본격화하기도 전에 양사가 차세대 제품 개발과 고객 확보 경쟁에 돌입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HBM3와 HBM3E, HBM4를 잇달아 공급하며 HBM 시장 선두를 유지해 왔다. 업계에서는 HBM 제품이 설계 경쟁력 뿐 아니라 안정적인 수율 확보와 대규모 양산 경험이 중요한 만큼, 기존 공급 실적이 HBM4E 시장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은 “그동안 축적해 온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과 양산 역량을 HBM4E 제품에서도 이어가 AI 혁신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파트너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시장이 요구하는 가치를 선제적으로 구현하고 풀스택 AI 메모리 기업으로서 기술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