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 왜 여기 있어"… 도축 직전 구조된 고양이 400마리

김현정 2026. 6. 1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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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훔쳐 1㎏당 약 4000원에 유통
고양이 400마리 구조·사체 80구 발견
잃어버린 반려묘와 주 재회 이어져

베트남에서 고양이를 훔쳐 식용으로 도축·유통해온 범죄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살아 있는 고양이 400여 마리를 구조하고 주인 찾기에 나섰다.

베트남에서 구조된 고양이.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스

18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뚜오이째 등에 따르면 호찌민시 경찰은 최근 반려동물 절도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양이를 훔쳐 식용으로 판매해온 범죄조직 일당 9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조직원들은 호찌민시와 인근 떠이닌성, 안장성 등 베트남 남부 지역을 돌며 고양이를 훔치거나 붙잡아 도축한 뒤 고기를 판매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고양이 고기를 1㎏당 약 7만동(약 4050원)에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단속 과정에서 얼음을 채운 스티로폼 상자 4개에 보관된 고양이 사체 약 80구를 발견했다. 또 우리 45개에 갇혀 있던 살아 있는 고양이 400여 마리를 구조했으며, 다른 장소에서도 고양이 20여 마리를 추가로 구조했다.

경찰은 냉풍기를 갖춘 임시 보호소를 마련해 구조한 고양이들을 보호하고 있으며, 수의사와 자원봉사자들이 치료와 돌봄을 맡고 있다. 보호소에는 잃어버린 반려묘를 찾으려는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일주일 전 반려묘를 잃어버렸던 팜 딘 투(50)는 경찰서를 찾아 반려묘와 다시 만나게 됐다. 그는 뚜오이째에 "운이 좋기를 바라며 왔는데 정말 예상치 못하게 고양이를 찾게 돼 너무 기쁘다"며 "많은 이가 고양이를 작은 소유물로 여기지만, 경찰이 고양이들에게 진심 어린 관심과 지원을 보여준 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이 구조한 일부 고양이는 열악했던 사육 환경 때문에 폐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에서는 출처를 증명할 수 있는 허가증과 위생 면허를 갖추면 개와 고양이 고기를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동물을 대규모로 도축하는 합법 시설은 사실상 없어, 시중에 유통되는 상당수 물량이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채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스'에서 개·고양이 고기 소비 반대 캠페인을 이끄는 카란비르 쿠크레자는 AP통신에 "이번 단속은 베트남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고양이 고기 거래의 실태를 보여주는 충격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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