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업 투’ 장착… 칠색조로 진화한 삼성 에이스 원태인

‘체인지업 버전 2’도 장착했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이 ‘칠색조’로 거듭났다.
원태인은 국내 최고 선발투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4승을 따냈다. 국내 투수 중 가장 많다. 평균자책점(400이닝 이상 기준)도 KT 위즈 고영표(3.41)에 이은 2위(3.52)다. 투수에게 불리한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쓴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원태인의 최고 무기는 체인지업이다. 하지만 올해 원태인은 체인지업 그립에 변화를 줬다. 원래 체인지업보다 좀 더 낙폭을 크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원태인은 “처음엔 손에 익지 않았는데 이제는 문제 없다. 새로운 그립과 그 전 그립을 번갈아 쓰고 있다”고 했다. 기록지엔 똑같은 ‘체인지업’으로 나오지만 상황에 따라 다르게 쓰고 있다는 뜻이다.

체인지업은 슬라이더나 커브 같은 ‘브레이킹 볼’과 달리 ‘오프스피드’로 통칭된다. 원태인은 직구와 궤적이 비슷하면서도 20㎞ 이상 구속 차가 나는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써 헛스윙이나 범타를 유도했다. 2024년, 2025년 원태인의 체인지업 구종가치는 각각 7위였다. 2024년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강타자 매니 마차도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던져 삼진을 뽑아냈다.
그럼에도 원태인이 변화를 준 건 상대 타자들이 대응하고 있다고 느껴서다. 원태인은 “예전에는 헛스윙이 되었어야 하는데 배트에 닿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좀 더 낙폭이 크게 던지려고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원태인은 마음 고생이 심했다. 굴곡근 부상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지 못했고, 개막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최근 커맨드 난조로 고전하기도 했고 승운도 따르지 않아 3승 5패 평균자책점 3.57에 기록했다. ‘유니폼을 입고 샤워하면 불운이 사라진다’는 메이저리그 속설을 따르기도 했다. 지난 16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우타자 상대로도 적극적으로 체인지업을 쓰며 6이닝 5안타 무실점 호투했다.

원태인은 ‘천재형’ 선수로 알려져 있다. 야구 선수 출신인 원민구 전 경복협성중 감독의 재능을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끊임 없이 레퍼토리를 늘리려는 노력을 해왔다. 체인지업은 왼손타자에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 유용하지만 오른손 타자에겐 몸쪽으로 가기 때문에 장타 위험성이 크다. 그래서 컷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장착했다. 꾸준히 연마한 커브도 카운트를 잡기 위한 공으로 자주 쓰고 있다.
지난 비시즌에도 체인지업은 물론 윤석민의 조언을 받아 슬라이더 그립을 바꾸고, 최원태에게 도움을 받아 투심패스트볼을 추가했다. 체인지업이 사실상 두 가지란 점을 감안하면 7가지 구종을 쓰는 셈이다. 물론 구종이 많다고 해서 좋은 건 아니다. 하지만 타자에게 많이 분석된 원태인이기 때문에 피칭 디자인에 공을 들이는 것도 당연하다. 원태인은 “투심도 많이 던지진 않지만, 타자의 생각을 복잡하게 만드는 효과를 노리고 준비했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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