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숙련 인력 확보·보상 현실화 함께 가야”
간병비 부담 완화, 입원 서비스 질 개선 등 성과…“지속 가능한 확산 과제”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전문 간호 인력이 24시간 입원 환자를 돌보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2013년 시범사업으로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다.
이 제도는 간병비 부담 완화와 입원 서비스 질 개선에서 성과가 확인됐지만 전 병동 확대, 인력 배치 기준 개선, 중증·고난도 환자 대응 체계, 수가 보상 현실화가 병행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확산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7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병원간호사회가 공동 주최한 ‘간병 부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가 답이다’ 주제의 심포지엄 자리에서다.
정현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지속가능체계연구실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운영 현황을 분석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정 실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간병비 절감과 환자 만족도 측면에서 긍정적 성과를 거두었음을 강조했다. 2024년 이용 환자 177만명, 사적 간병비 절감액 1조4653억원, 환자 만족도 93.7%라는 수치는 제도의 사회적 효용을 보여주는 핵심 근거로 제시됐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이용 환자는 10년 새 연평균 38.9% 증가해 2024년 177만명을 넘어섰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경증 환자 위주로 운영된다는 지적에 대해선, 데이터 분석 결과 의학적 중증도가 높을수록 간호·간병 통합병동 입원 가능성도 높아져 의학적 중증도에 따른 환자 배제 현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간호 인력의 관리 부담이 큰 치매·섬망 환자와 중증 장애인군은 통합병동 입원 가능성이 각각 약 21%, 37% 낮은 반면, 경과 예측이 비교적 뚜렷한 골절 환자는 약 29% 높아 간호 관리 난이도에 따른 선별 현상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 실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4가지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일부 병동 중심 운영을 넘어 전 병동 확대 필요 △환자 구성과 간호 필요도에 맞춘 유동 인력 운영과 인력 배치 기준 개선 △중증 장애인 등 간호 요구도 높은 환자군 위한 전담 케어팀 구성 △통합병동과 일반병동 간 인건비 격차 보전할 수 있도록 수가 보상과 시설 개선 지원 현실화다.
정 실장은 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라는 명칭이 1대1 개인 간병으로 오인될 수 있어 ‘포괄간호서비스’ 또는 ‘통합간호서비스’ 등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김정숙 부천세종병원 간호부원장은 ‘전병동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운영과 중증환자 전담병실 관리 경험’에 대해 발표했다. 부천세종병원은 2013년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 시작 이후 전병동 운영, 교육전담 간호사 제도, 중증 환자 전담 병실 및 대체 간호사제 도입을 거쳐 2026년 패널병원으로 선정됐다.
김정숙 부원장은 “중증환자 전담병실은 일반병동 내 중증도 심화에 대응하고 중환자실 퇴실 후 일반병동 전환의 완충 역할을 위해 운영되며 심혈관, 호흡기·흉부, 뇌신경, 복합질환자 등 집중 관찰이 필요한 환자가 전체 이용자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인력 배치는 간호사 1인당 환자 4명, 간호조무사 8명 기준을 적용하며 전담 간호스테이션과 정밀 환자 모니터링 장비, 통합 관제 시스템 등을 갖춰 병실 내 밀착 간호와 신속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고 소개했다.
김 부원장은 “중증 환자 전담병실 운영으로 중증 환자 치료 역량과 안전성은 향상됐으나 숙련된 간호인력 확보의 어려움이 한계로 지적된다”며 간호사 역량 강화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대해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 감소와 간호 서비스의 전문성 강화 등 성과가 있는 반면, 환자의 정서적 지지 부족과 간호 인력의 감정 노동·업무 강도 증가, 안전사고 관련 재정·법적 리스크가 가중되는 등의 과제가 있다”며 “이에 안심톡·안심콜을 통한 비대면 소통 강화, 낙상예방시스템 개발, 근무자지원프로그램(EAP) 등을 통해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지속 가능한 제도를 위해 △올바른 입원 문화 정착을 위한 인식 확산 및 홍보 강화 △소아청소년과 등 특수 상황을 위한 상주 보호자 예외 기준 마련 △실제 운영 여건을 반영한 간호·간병 수가 현실화 △위험 예측 알고리즘 연구를 통한 낙상 예방 시스템 개발 △간호 필요도 지표 분석을 통한 인력배치 적정성 지표 보완 등을 제안했다.
최은미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부회장(MBN 기자)은 ‘국민 간병 부담 완화를 위한 유일한 대안: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주제로 간병의 사회·경제적 문제와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필요성을 조명했다.
발표에 따르면 월평균 간병비는 2008년 206만원에서 2024년 432만원으로 16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으며 ‘독박 간병인’은 약 60만명으로 추산됐다. 또 2006년부터 2023년까지 18년간 총 228건의 간병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 등 간병 문제가 사회적 비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간병인 1명이 최대 6명의 환자를 돌보는 구조와 열악한 근무 환경, 구인난으로 인한 간병 인력의 고령화로 요양병원 간병인의 약 80%가 60대 이상인 ‘노노(老老) 돌봄’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간병인의 건강 악화와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부회장은 “요양병원의 6대 1 공동 간병비는 월평균 60만~80만원 수준으로 비교적 저렴해 보이지만, 입원 기간이 길어질수록 비용 부담이 커져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꼬집으며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지정 병원 내 중증환자 간병비의 약 70%를 지원하는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극소수 환자에 한정돼 실효성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만큼,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전면 확대가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2부 종합토론에서 추영수 병원간호사회 제2부회장(고려대의료원 선임간호부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기준은 병상 수가 아닌 환자 안전과 간호서비스의 질이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환자 중증도와 간호 필요도에 맞는 간호사 배치 기준의 현실화, 종별 차등 수가 및 지역가산 수가 체계 마련, 의료질평가와 성과평가 기준의 일관성 있는 조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추 제2부회장은 “실제 근무조별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반영한 인력산정기준 개선과 함께, 간호조무사·병동지원인력의 역할과 업무 범위를 조정하고 간병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통합적이고 유연한 운영체계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간병은 개인이 감당해야 할 불운이 아닌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공적 과제”라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병동 확대의 방향성은 옳지만 성과 지표 공개, 치매·섬망·장애 환자 등 의료적 취약계층에 대한 별도 서비스 기준 및 대책 마련, 임상 인력 유입을 위한 근무 환경 개선, 간호·간병 수가 사용 내역의 항목별 공개 등 구조적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도의 본래 목적은 실현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이번 심포지엄의 종합 토론에서 제기된 주요 쟁점들과 정책적 시사점을 정리했다.
#주요 쟁점
△제도 성과는 확인됐으나 접근성은 제한적=이용자 수, 간병비 절감, 만족도 지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국민 부담 완화에 실질적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전체 병상 참여율이 34.4%에 머물고 전 병동 운영 기관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제도가 아직 보편적 입원 서비스로 자리잡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고난도 환자 수용을 위한 보상 체계가 핵심=치매·섬망, 중증 장애, 복합질환 환자 등은 간호 필요도가 높다. 하지만 현행 체계에서는 이러한 환자를 수용할수록 현장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환자 중증도와 간호 필요도를 반영한 인력 배치 및 수가 보상이 필요하다. 보건복지부도 간호 필요도가 높은 환자를 ‘질병 중환자’와 구분해 치매·섬망, 중증 수술 환자, 복합질환자 등으로 설명하며 중증 환자 전담 병실 확대 필요성을 제시했다.
△인력 기준은 ‘배치 인원’에서 ‘실제 근무조별 환자 수’로 전환 필요=형식적 인력 배치 기준만으로는 환자 안전과 간호 질을 담보하기 어렵다. 실제 현장에서는 야간·휴일·중증도 변화에 따라 간호 부담이 달라지므로, 근무조별 실제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기준으로 하는 보다 세밀한 산정 방식이 필요하다.
△병원 단위 확대와 시설·운영 지원이 함께 가야=복지부는 환자 선별 문제를 구조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개별 병동 단위가 아니라 의료기관 전체 단위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도 전 병동 확대가 주요 해법으로 논의됐지만 이를 위해서는 수가 현실화, 시설 개선, 숙련 간호인력 확보, 환자 안전 시스템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정책 시사점
△전 병동 확대 로드맵 구체화=병동 단위 확대가 아니라 의료기관 단위 운영으로 전환하되, 병원 종별·지역별 여건을 반영한 단계적 적용이 필요하다.
△간호 필요도 기반 수가 체계 개편=단순 병상이나 병동 수가 아니라 환자의 간호 난이도, 중증도, 장애·섬망·치매 여부 등을 반영해 보상해야 한다.
△실제 근무조 기준 인력 산정=평균 배치 인력보다 실제 근무조별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기준으로 해야 환자 안전과 간호 질을 평가할 수 있다.
△숙련 간호인력 확보와 교육 체계 강화=중증 환자 전담병실 운영에는 숙련 인력이 필수이므로, 교육·훈련, 경력 간호사 유지, 위험 예측 시스템 도입이 병행돼야 한다.
△성과 지표와 재정 사용의 투명성 확보=제도 확대가 실제 환자 부담 완화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려면 성과 지표와 수가 사용 내역 공개가 필요하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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