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日 군사작전 참여 거절”…다카이치 “정세 지켜볼 것"

유성운 2026. 6. 1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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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6월 17일 프랑스에서 열린 G7 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은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에 대이란 군사작전 참여를 타진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동부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에게 “조금이라도 관여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일본 측으로부터 관여하지 않겠다는 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강하게 압박하지는 않았다”라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직접 참여를 타진했다가 거절당한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군사작전 참여 타진이 오간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줄곧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G7이 이날 정상성명에서 원유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의 안전한 통항 재개를 위해 협력하기로 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해협 자위대 파견에 대해 “미국과 이란 간 합의와 그에 따른 실제 정세를 지켜보겠다”고만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4월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카이치 총리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을 대외 이미지에 적극 활용해왔다. 그런 그가 호르무즈해협 군사 관여에는 선을 그은 배경에는 법적 제약이 있다.

현행법상 자위대의 해외 활동은 일본의 존립이 위협받는 ‘존립위기사태’나 일본의 평화·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중요영향사태’ 등으로 인정될 때 가능하다. 전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자위대가 미군 작전에 협력하거나 기뢰 제거에 나설 경우, 헌법 9조가 금지하는 무력행사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완전한 종전 이후 호르무즈해협의 기뢰 제거 참여 정도가 현실적 선택지로 거론된다. 앞서 2015년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됐을 때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도 기뢰 제거 등을 자위대 활동 확대의 사례로 든 바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방위상도 3월 기자회견에서 “정전 상태에서의 기뢰 소해는 법적으로 검토 가능한 일반론”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자위대 파견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원유 수입의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일본으로서는 군사작전 확대보다 해협 안정과 외교적 해결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는 국내 정치 기반 다지기에도 시동을 걸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국민민주당의 연립 참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정치적 안정 없이는 강력한 경제, 외교·안전보장을 추진할 수 없다”며 “필요한 대응은 항상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참의원(상원) 분포. 국민민주당이 연립여당에 참여할 경우엔 '여소야대'에서 '여대야소'로 바뀌게 된다.

지난 2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자민당과 일본유신회의 연립여당은 과반을 훌쩍 넘 352석을 확보했지만, 참의원(상원)에서는 248석 가운데 120석으로 과반인 125석에 미치지 못한다. 중의원에서 통과된 법안도 참의원에서 반대하면 처리가 어렵기 때문에, 다카이치 총리로서는 매번 야당과 타협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하지만 참의원에서 국민민주당 25석이 더해지면 연립여당은 145석이 돼 참의원에서도 여대야소로 재편된다.

도쿄=유성운 특파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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