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에 울고 스페이스X에 웃고…미래에셋, 나흘새 兆단위 '잭팟'

정원 기자 2026. 6. 18. 08:0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를 둘러싼 미래에셋증권의 속내가 복잡하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배정할 공모주를 한 주도 확보하지 못해 금융감독원 검사와 투자자 불만에 직면했지만, 정작 미래에셋이 비상장 시절부터 쥐고 있던 스페이스X 지분 가치는 며칠 새 수천억원가량 불어났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스페이스X 투자로 조단위 평가이익을 확보한 미래에셋이 향후 관련 자원을 어느 섹터에 투입할 지에 관심을 쏟는 모양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2022~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스페이스X에 총 2억7천800만달러를 투자했다.

2022년 7월과 12월 1억4천300만달러, 2023년 6월 1억3천5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화 기준으로는 약 4천200억원 규모다.

당시만 해도 일론 머스크의 우주 사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엇갈렸다.

하지만 미래에셋은 스페이스X를 단순 우주 발사체 기업으로 정의하지 않고, 스타링크와 우주 통신, 에너지, 데이터 인프라를 아우르는 차세대 플랫폼 기업으로 판단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다.

그 결과는 이번 IPO에서 드러났다.

스페이스X는 지난 12일 공모가 135달러로 나스닥에 입성했다.

공모 기준 기업가치는 1조7천700억달러로, 사우디 아람코가 세웠던 기존 IPO 기록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 상장에 성공했다.

더 주목되는 건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이다.

스페이스X는 상장 첫날 19.2% 급등한 데 이어 추가 상승을 이어가며 전날까지 190달러 이상으로 뛴 상태다. 거래일 나흘 만에 공모가 대비 약 40% 이상 오른 셈이다.

장중엔 공모가 대비 62% 수준까지 상승하며 시가총액 기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글로벌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이 보유한 스페이스X 지분 가치도 단기간 내 급증했다.

앞서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가 135달러를 기준으로 미래에셋증권이 2분기에 인식할 수 있는 세전 평가이익을 약 1조원 수준으로 추정한 바 있다.

최근 주가 상승분을 단순 반영하면 최근 며칠새 평가이익 규모만 1조5천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래에셋은 이번 IPO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별도 코너스톤 투자자 자격으로 확보한 스페이스X 공모주도 보유하고 있다. 평가이익을 더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물론 실제 회계상 반영 규모는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계열사별 지분 구조와 성과보수, 환율, 평가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스페이스X를 통해 그룹 전체가 조단위 '잭팟'을 낸 것은 분명한 상황이다.

부담스러운 점은 미래에셋이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 실패라는 악재도 함께 맞고 있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스페이스X IPO 인수단에 참여했지만, 상장 직전 골드만삭스로부터 국내 투자자 몫으로 예정됐던 231만주 전량을 배정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전문투자자 대상 청약금 수천억원이 환불됐다. 금감원은 투자자 보호와 과대광고 여부 등을 들여다보기 위해 검사 범위를 확대한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투자자로서의 수익엔 문제가 없지만 공모주 배정 실패로 내부 분위기는 여전히 가라앉아 있는 상황"이라며 "평가이익은 갈수록 불어나고 있지만 이를 마냥 기뻐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고 말했다.

특히, 시장 관심은 이제 투자성과에서 활용방안으로 맞춰지는 모양새다.

우선 미래에셋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역대 최대 규모인 3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소각에 나서기로 했다.

업계 안팎에선 미래에셋이 주주환원 강화에 일부 재원을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은 있었지만, 규모와 속도가 예상을 상회한다고 보고 있다.

향후 박 회장이 강조해 온 인공지능(AI)과 우주산업 투자 확대에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

우선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최근 내부 강연을 통해 "스타십의 성공 여부에 따라 인류 역사가 바뀔 수 있다"는 평가를 남겼다. 스페이스X 지분을 장기 보유하겠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제 시장이 궁금해하는 것은 미래에셋이 스페이스X로 얼마를 벌었느냐가 아니다"며 "이번 스페이스X 투자 성공이 미래에셋의 주주환원과 혁신기업 투자에 어떤 영향을 줄 지가 진짜 관전 포인트"라고 내다봤다.

jwon@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opyright © YONHAPINFOMA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