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엔 보랏빛 향기 속으로… 국내 라벤더 명소
전국 곳곳에서 보랏빛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주인공은 지중해 원산의 라벤더다. 높이 1m까지 자라는 관목의 좁은 잎과 가느다란 줄기 끝에 보라색 꽃이 핀다. 국내 라벤더 개화 시기에 맞춰 전국 곳곳에서 라벤더 축제도 열리고 있다.

강원도 동해시 무릉별유천지는 40년간 석회석을 캐던 곳에 창조적 복구를 추진해 다양한 체험 시설과 에메랄드빛 호수, 라벤더를 품은 이색 관광 명소로 탈바꿈해 2021년 개관했다. 이곳에서 오는 21일까지 ‘별빛이 피는 라벤더’를 주제로 ‘2026 무릉별유천지 라벤더 축제’가 열리고 있다.
매년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아 온 라벤더 축제는 올해 더욱 풍성해진 콘텐츠와 차별화된 공간 연출을 통해 한층 새로워진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온통 보랏빛으로 넘실대는 축제장에는 광활하게 펼쳐진 라벤더 정원을 중심으로 감성적인 포토존이 곳곳에 조성됐다.
올해는 메인 행사장을 라벤더 정원 인근으로 옮겨 축제장과 정원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관람 동선을 구축했다. 또 석회석 채광산 지형과 라벤더 정원을 연결하는 체험형 보행 시설 ‘하늘바람 다리’도 조성했다. 무릉별유천지 내 라벤더정류장과 호수보라정원을 잇는 케이블형 보도교로 길이 65m, 폭 0.8m 규모의 미니 출렁다리다. 작은 다리를 건너며 라벤더 향과 바람을 체감하는 보행 경험, 채광 절벽과 호수 경관을 가까이에서 느끼는 시선 동선, 산업 유산 위를 건너는 상징적 체험을 결합한 이야기 중심형 시설이다.
보라색을 테마로 한 감성 플리마켓과 버블쇼, 라벤더 트레일, DJ박스 등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해 가족 단위 관광객은 물론 MZ세대까지 폭넓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올해 축제의 또 다른 매력은 야간 개장이다. 야간 경관 조명을 대폭 확대하고 스카이글라이더와 알파인코스터 등 주요 체험 시설의 운영 시간을 연장해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싱잉볼 명상, 라벤더 어쿠스틱 버스킹 공연, 보라 테마 팝업스토어 등 감성 프로그램도 여름밤의 낭만과 힐링을 선사한다.

강원도 고성군 하늬라벤더팜도 21일까지 ‘제18회 하늬팜 라벤더 축제’를 개최 중이다. 이 기간 휴무일 없이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의 고운 빛깔 라벤더가 파도 물결처럼 일렁인다.
입구를 지나 바로 마주하는 ‘잉글리시 가든’부터 인생 사진을 찍기 위한 셔터 손놀림이 바빠진다. 이후 ‘라벤더 필드’는 오감 모두를 만족시키며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로 보랏빛 물결로 장관이다. 라벤더 물결에 빠진 가운데 플라워 필드의 양귀비꽃에 한 번 더 반한다. 그 옆에 자리한 버들마편초는 사랑의 속삭임을 전한다. 라벤더와 잘 어울리는 보랏빛 아이스크림으로 잠시 더위를 식힌다.

충남 태안군 몽산포 인근 동화 같은 풍경과 아기자기함을 갖춘 허브 농원이다. 라벤더 가든, 어린왕자 정원, 키친 가든, 케이크 가든, 로즈 가든 등 다양한 테마 정원이 조성돼 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허브와 야생화, 연못과 작은 조형물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케이크 가든에 이국적인 벽돌 건물이 눈길을 끈다. 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에 나온 카페 외관을 촬영한 곳이다. 현재 펜션으로 사용 중이다. 곳곳에 앤틱 소품과 아기자기한 분수, 벤치 등 사진 찍기 좋은 쉼터가 숨어 있다.
농원 안 ‘힐링카페 플로링’에서는 허브차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으며, 허브비누 만들기와 허브차 체험 같은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만리포해수욕장과 안면도 자연휴양림, 꽃지해수욕장 등 태안의 다른 여행지와 함께 들러보는 일정도 가능하다.
전북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 인근에 팜스테이 라벤더 정원 ‘청농원’이 있다. 동학혁명 지도자인 남계 배환정 선생이 태어난 터 주변에 후손들이 복분자 등 작물 심기·수확 체험 공간과 한옥 체험장 등으로 꾸민 소규모 관광농원이다.
청농원은 전체 면적 6만6000㎡(2만평) 가운데 1만3000㎡(4000평)를 라벤더 정원으로 조성했다. 잉글리시 라벤더의 향연이 눈을 즐겁게 하고, 은은한 향기가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이곳에서 ‘제6회 라벤더 축제’가 열리고 있다. 올해는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운영 시간(오전 9시~오후 6시)을 탄력적으로 조정한다. 꽃이 만개하는 시기에는 시간을 연장한다. 라벤더를 직접 수확해 볼 수 있는 ‘라벤더 자르기 체험’도 도입했다. 직접 자른 라벤더로 나만의 향기를 간직할 수 있는 이벤트다.
글·사진=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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