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방국에만 AI 기술 빗장 푼다… 기술 패권 무기화 나선 미국

미국 정부의 앤트로픽 최신 AI 모델 수출 제한 이후 AI 모델의 무기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AI산업을 선도하는 미국이 우방국 중심으로 제한적 기술 접근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적대국을 도태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 AI 기술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우호적 관계를 부각하며 접근권 유지를 강조하면서도 기술 독립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이 최근 최첨단 AI 모델을 위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제도 도입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유럽 외교관들과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 정상은 17 일 본격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개념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은 미국 기업이 개발한 최신 AI 모델에 대해 우선 접근권을 부여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FT는 전했다.
유럽은 일단 우호 관계를 강조하며 접근권 확보에 나섰다. 헤나 비르쿠넨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기술담당수석은 “미국이 EU와 같은 파트너 국가들에 차별적 조치를 취하지 말아야 한다”고 FT에 말했다. 앤트로픽 수출 제한을 계기로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해 추가 예산 투입을 결정한 나라도 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엑스에 “디지털 분야에서 전략적 의존성을 용납할 수 없다”며 자국산 AI 개발과 연구를 위해 6억5500만 유로(약 1조1511 억원)를 추가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미 정부의 AI 모델 수출 제한은 AI 무기화의 시작으로 해석된다. AI 생태계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는 미국과의 관계 설정에 따라 생태계 편입과 퇴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FT는 “유럽과 실리콘밸리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기술에 대한 접근권을 무기로 삼을 준비가 돼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AI 분야 규제 강화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AI 모델 공개 전 각 기업이 자발적으로 정부 심사를 받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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