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 미국의 차기 대통령은 누가 될까

2026. 6. 18.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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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그린 호주 시드니대 미국학센터 소장·미국 CSIS 키신저 석좌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 것인지 짐작하는 것은 시기상조이긴 하나 그렇다고 아주 이른 것도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정치권력의 정점을 지나고 있다. 지지율 37%대, 그리고 역사적 선례를 볼 때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고 어쩌면 상원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되면 트럼프의 입지를 흔들 의회 조사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언론이 트럼프를 ‘레임덕’이라고 부를수록 그는 건재함을 증명하기 위해 대중에게 더 큰 충격을 주려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특유의 파괴적 성향이 극에 달한 ‘정점의 트럼프’를 다시 보게 될지도 모른다.

「 임기 후반 외교, 후보영향력 커
공화당은 밴스와 루비오 경쟁
민주당은 비시어 주지사 주목

현재 가장 강력한 공화당 후보는 J.D. 밴스(사진) 부통령이다. 1952년 이후 현직 부통령이 자당의 대선 후보 지명을 따내지 못한 선례는 없다. 그러나 현직 부통령이 본선에서 승리한 경우는 1988년 조지 H.W. 부시가 유일하다. 당시 부시는 지지율 64%에 달했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후광을 입었으나, 현재 트럼프의 지지율은 이에 훨씬 못 미친다. 게다가 밴스는 역대 부통령 중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중이다. 밴스는 트럼프의 이란전쟁과 눈에 띄게 거리를 두며, 보수 성향의 시사평론가 터커 칼슨처럼 전쟁을 비판하는 우파의 환심을 사려고 애써왔다. 하지만 이로 인해 후보 지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트럼프의 심기를 거스르고 있는 것 같다.

일부 공화당원들은 대안으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루비오는 대중에게 호감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트럼프 내각에서 가장 신뢰받는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친기업적 국제주의자로서 전통적 공화당원과 온건 보수 성향의 무당파층을 안심시키는 동시에 당내 ‘MAGA’ 극우 세력의 반발도 사지 않는 행보를 해왔다. 그러나 그는 2028년 출마를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선에서 승리하려면 트럼프와 차별화해야 하는데, 이는 트럼프의 분노를 사 당내 경선 통과 자체를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55세인 루비오는 임기 말까지 트럼프에게 충성을 다한 뒤, 반(反)트럼프 정서가 옅어질 2032년 대선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밴스의 입지가 계속 좁아진다면 루비오가 등판할 것이라는 게 필자의 예측이다.

필자가 만난 민주·공화당의 전략가들은 본선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민주당 후보로 앤디 비시어 켄터키 주지사를 꼽는 데 이견이 없었다. 비시어는 아직 미국 전역이나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높지 않다. 하지만 공화당 텃밭인 켄터키주에서 민주당원으로서 무려 65%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전역의 민주당 주지사 중 가장 높다. 비시어는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탁월한데, 이는 펜실베이니아나 위스콘신 같은 경합 주의 무당파와 온건 공화당원의 표심을 잡을 수 있는 핵심 열쇠다. 남은 과제는 과연 그가 전국 단위 선거운동이라는 압도적인 중압감, 자금, 그리고 치열한 미디어 전쟁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실용주의 중도 노선을 지향하는 민주당 내 다른 주자로는 람 이매뉴얼 전 주일 미국대사와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가 있다. 이매뉴얼은 안보와 경제 협력을 포함한 아시아 정책에 강한 인물이다. 그러나 친기업, 친경찰, 친이스라엘 성향이란 걸림돌이 있어 당내 진보 좌파 세력의 견제를 받고 있다.

민주당 대선 레이스에는 본선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정치인들도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다만 밴스의 지지율이 바닥을 친다면 이들에게도 기회가 열릴 수 있다. 가장 두드러진 주자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이다. 뉴섬은 언론을 통해 트럼프 대항마로 부각됐다.

물론 변수는 많다. 2008년 대선을 2년 앞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저 야심 찬 신임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에 불과했다. 2016년 대선 2년 전만 해도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출마 소문에 콧방귀를 꼈다. 필자가 2028년 대선에 관한 다음 칼럼을 쓸 때 지금은 전혀 주목받지 못하는 인물들이 새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재 부상 중인 주자들을 주목해야 한다. 향후 한국을 비롯해 미국의 대외 정책은 더이상 트럼프의 손에 달려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마이클 그린 호주 시드니대 미국학센터 소장·미국 CSIS 키신저 석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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