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대학 안 나와도 간다… “생각·적응·공감 근육이 핵심”
반도체 설계 등 세 자릿수 규모
“AI 시대엔 스펙보다 잠재력”

SK하이닉스가 신입사원 채용에서 학력 제한을 전면 폐지한다. 인공지능(AI) 중심의 산업 구조 개편에 발맞춰 전통적인 채용 기준인 ‘스펙’ 대신 실질적인 AI 활용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SK하이닉스의 ‘학벌·전공·나이 불문’ 채용 방식은 향후 다른 대기업들의 채용 패러다임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17일 시작하는 신입사원 수시 채용부터 ‘4년제 학사 학위 이상 지원 가능’ 등 기존의 학력 자격 요건을 모두 없앤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직무와 관련된 경험과 역량, 기업문화 적합성만 갖추면 누구나 입사에 도전할 수 있다. 지금까지 생산직 분야 응모만 가능했던 고졸이나 전문대 졸업자도 설계, 연구개발(R&D) 등 기술·사무직 지원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채용은 차세대 반도체 설계 직무 분야에서 이례적으로 큰 세 자릿수 규모로 진행되는 것도 특징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기술을 이끌어 갈 인재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모집 분야는 설계, 소자, 연구개발(R&D) 공정, 제품 공학, 정보기술(IT) 등이며 서류 접수는 오는 23일까지 진행된다.
전반적인 채용 절차는 서류전형 이후 종합역량검사(SKCT), 비대면 영상 인터뷰, 면접 등 기존의 큰 틀을 유지한다. 다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AI 시대 새로운 인재상으로 강조한 ‘3대 근육’을 핵심 평가 요소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최 회장이 제시한 3대 근육은 스스로 질문하고 본질을 파고드는 ‘생각 근육’과 새로운 기술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처하는 ‘적응 근육’, 다양성 배경의 구성원들과 유연하게 협업하는 ‘공감 근육’을 의미한다. 학력과 나이 제한이 사라지면서 지원자 폭이 넓어진 만큼 전형 과정 전반에서도 보다 다각적인 검증이 이뤄질 전망이다. 면접 단계에서는 특정 과제를 제시하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지 등을 중점 평가할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이른바 ‘꿈의 직장’으로 자리매김한 상황이다. 최근 채용 플랫폼 잡코리아가 구직자 3287명을 조사해 발표한 ‘2026 기업 선호도 리포트’에서도 SK하이닉스는 ‘당장 출근하고 싶은 기업’ 1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급변하는 AI 환경 속에서 미래 인재들의 경쟁력은 특정 학위나 정형화된 스펙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잠재력을 지닌 신입 사원을 대거 선발해 청년 고용 확대에 기여하는 한편 인재들이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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