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억류 사망' 웜비어 부모, 260억 받는다…美법원 지급 명령
'北조력자' 파키스탄인 A.Q. 칸 네트워크 자산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미국에 송환된 뒤 숨진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부모에게 약 260억원 규모의 북한 관련 동결자금을 지급하라는 미 법원의 판결이 내려졌다.

16일(현지시간) 연합뉴스가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지법의 베릴 A. 하웰 판사는 지난 11일 결정문에서 JP모건체이스 은행에 동결된 1713만1065.73달러(약 260억원)를 웜비어의 부모에게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해당 자산은 북한 핵무기 개발의 최대 외부 조력자로 알려진 파키스탄 핵 과학자 A.Q. 칸 박사 네트워크와 관련된 자금이다. 웜비어의 부모는 이 자금이 북한과 관련된 재산이라며 자신들에게 지급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하웰 판사는 결정문에서 A.Q. 칸 네트워크를 북한의 '대리인 또는 대행기관'으로 판단했다. 또 원고 측이 해당 동결 자금의 실질적인 송금자가 A.Q. 칸 네트워크라는 점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오토 웜비어는 2016년 21살의 미국 대학생으로 관광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했다가 선전물을 훔친 혐의로 체포돼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약 17개월간 억류된 웜비어는 2017년 6월 혼수상태로 미국에 송환됐으며, 귀국한 지 엿새 만에 숨졌다.
웜비어의 부모는 아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2018년 북한 정권을 상대로 미국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북한의 책임을 인정하고 5억달러 규모의 손해배상을 명령했다.
이후 유족은 판결금을 집행하기 위해 전 세계에 있는 북한 관련 자산을 추적해왔다. 이번 JP모건 체이스 은행 동결자금도 그 과정에서 지급 대상으로 인정받았다.
앞서 유족은 유엔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선박의 매각 대금 일부와 뉴욕주 당국이 동결한 북한 관련 자금 24만달러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았다.
2023년에는 뉴욕멜론은행에 예치돼 있던 북한 관련 자산 약 220만달러에 대한 권리도 인정받았다. 해당 자금의 원소유주는 러시아 극동은행으로, 유족은 이 은행이 북한 국영 항공사인 고려항공의 대리·대행 기관 역할을 했다며 자금에 대한 권리를 주장했다. 법원은 극동은행이 고려항공의 대리·대행 기관이라는 유족 측 주장을 받아들여 해당 자산에 대한 권리를 인정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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