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만 빛난 게 아니다... '취사병' 살린 조력자 셋

양형석 2026. 6. 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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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6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서 강성재를 도운 3명의 배우들

[양형석 기자]

병사들은 군 생활을 하는 동안 당연하다는 듯 하루 세 끼 식사를 하지만 취사병들은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취사반에서 식사를 준비하고 내일을 위한 뒷정리에 매진한다. 고된 훈련으로 흙이 잔뜩 묻은 병사들의 전투화만큼이나 하루 종일 양질의 식사를 만드느라 물기가 마를 틈이 없는 취사병들의 고무장화도 '군 전투력 유지'를 위해 큰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16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관심병사 이등병 강성재가 '전설의 취사병'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밀리터리 쿡방 코믹 드라마로 '단종' 박지훈의 인기에 힘입어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기록했다. 하지만 강성재를 옆에서 보좌하며 드라마를 빛냈던 배우들이 없었다면 요리에 대해 아무런 지식도 관심도 없었던 강성재가 '전설의 취사병'으로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윤동현 병장] 강성재의 성장 지켜 본 든든한 사수
 요리를 못하는 말년 병장 취사병 윤동현을 연기한 이홍내는 <취사병 전설이 되다>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 tvN 화면 캡처
훈련소에서 군사 교육을 마친 군인들은 자대 배치를 받는 날 입대 첫날만큼이나 크게 긴장하기 마련이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 특히 대부분 자신보다 계급이 높은 사람들과 1년 반 가까운 긴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신병이 자대에 들어가면 흔히 일병이나 자신보다 하나 위의 고참에게 부대와 내무 생활에 대해 배우지만 부대 내 1~2명 있는 특수 보직은 이등병이 병장에게 직접 일을 배우는 경우도 있다.

강림소초로 배치받은 강성재 역시 취사병이 된 이후 윤동현(이홍내 분)이라는 부대 내 최고참을 '사수'로 만났다. 윤동현 병장은 단백질을 섭취하고 몸을 만드는 일에 진심이지만 요리 실력은 전혀 없고 전역을 얼마 남겨두지 않아 개선하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는 '불량 취사병'이다. 게다가 부사수인 강성재에게 취사반을 맡기고 안전하게 전역하고 싶은 마음만 있을 뿐 강성재를 좋은 취사병으로 키우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렇게 사사건건 강성재의 군 생활 적응에 걸림돌이 될 거 같았던 윤동현은 강성재와 함께 부대원들과 간부, 심지어 지역 국회의원까지 만족 시키는 요리들을 만들면서 강성재의 첫 번째 동료가 된다. 급기야 휴가를 나간 후에는 '전우야 도와줘' 스킬을 사용한 강성재의 전화를 받아 자신이 먹었던 음식의 느낌을 강성재에게 친절하게 설명했다(사실 휴가 나온 군인에게 부대 후임의 전화만큼 받기 싫은 것도 없다).

윤동현 병장 역을 맡은 이홍내는 <취사병 전설이 되다>를 통해 유쾌하고 인간적인 캐릭터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면서 배우로서 한 걸음 더 성장했다.

[김관철 상병] 강성재 괴롭히던 빌런, 동료가 되다
 드라마의 대표적인 빌런이었던 김관철은 강성재가 재현한 할머니의 햄버거를 먹고 강성재의 동료가 됐다.
ⓒ tvN 화면 캡처
군대에서는 부대마다 상병 진급을 앞둔 일병, 또는 상병 진급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병사 중에서 유독 후임들에게 엄격한 악명 높은 선임이 있다. 물론 선임병의 지시에 따라 원치 않은 악역을 맡는 경우도 있지만 스스로 악역을 자처하는 사람도 있는데 후자의 경우엔 고참이 된 후에도 쉽게 그 '악명'이 지워지지 않는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서는 강림초소의 '실세' 김관철 상병(강하경 분)이 그런 캐릭터였다.

강성재는 물론이고 취사반 전체를 눈엣가시로 여기는 김관철은 사고로 남한에 내려온 북한 주민을 처음 발견했다. 하지만 돈가스를 대접해 귀순을 이끈 강성재에게 밀려 포상 휴가를 얻지 못했고 이는 김관철이 강성재를 더욱 미워하는 계기가 됐다. 7회에서 윤동현이 휴가를 나간 후에는 취사 지원을 자처해 일은 전혀 하지 않고 취사반의 부식들을 함부로 먹으면서 강성재를 더욱 곤란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취사병 전설이 되다>의 '빌런' 김관철에게는 사연이 있었다. 대학교 앞에서 햄버거집을 하던 할머니와 단둘이 살다가 입대 후 취사병이 된 김관철은 할머니가 면회를 다녀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할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김관철은 군대와 취사반에 대한 분노가 생기며 취사병을 그만 뒀고 특히 할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보급 햄버거 '군대리아'를 혐오하게 됐다.

행보관으로부터 이 사연을 들은 강성재는 많은 시행착오 끝에 할머니의 햄버거를 완벽하게 재현했고 햄버거를 먹은 김관철은 돌아가신 할머니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김관철은 그 사건을 계기로 강성재에 대한 호감이 올라가면서 윤동현에 이어 두 번째로 강성재의 동료가 됐다. 김관철은 11회에서 강림소초 폐쇄를 막기 위해 강성재, 윤동현과 함께 팀을 결성해 '사단장배 군 급식 요리대회'에도 참가했다.

[황석호 대위] '특별출연' 무색하게 전 회차 출연
 이상이가 연기한 황석호 중대장은 카리스마는 부족해도 병사들을 아끼는 마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지휘관이다.
ⓒ tvN 화면 캡처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서 강림소초가 속한 60연대 1대대 4중대장 황석호 대위를 연기한 이상이는 '특별 출연'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한 회도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실제로 이상이는 시청자들로부터 '특별 출연으로 위장한 준주연'이란 말을 듣기도 했다.

황석호 대위는 육사 출신의 엘리트지만 내부에서 인정받지 못했고 드라마에서도 카리스마 있게 병사들을 지휘하는 장면보다는 진급을 위해 대대장(정웅인 분)에게 아부하는 장면이 더 많이 나온다. 하지만 황석호는 신병 강성재에게 취사병의 길을 열어줬고 대대장이 군납비리로 몰락한 이민구(한민 분)의 자리를 맡아줄 것을 제안하자 마지막회에 대대장의 비리를 밝혀 내는 결정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군대에서 간부들은 이름보다는 직책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기에 병사들도 자주 만나는 간부의 이름을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4중대장 황석호 대위는 거의 모든 대화를 "나 황석호는", " 나 확석호가", "저 황석호"로 시작하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대부분 황석호의 이름이 기억할 수밖에 없었다. '특별 출연'이라는 말이 무색한 인상깊은 활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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