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한알이 일냈다…제주 사탕옥수수 대잔치 가보니

최충일 2026. 6. 1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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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부터 어른들까지 옥수수 하모니카


2026 수산리 사탕옥수수(초당옥수수) 대잔치에서 무료로 나눠준 삶은 초당옥수수. 최충일 기자
“생각보다 훨씬 달아요. 생으로 먹어도 과일 같네요.” 13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 초여름 햇살이 내리쬐는 지역의 옥수수밭 인근 마을회관 공터. 3살 아기부터 어른들까지 손에는 노란 초당옥수수를 들고 하모니카를 불고 있다. 고청아(38·제주시)씨는 초당옥수수를 한입 베어 물며 감탄을 쏟아냈다. 그는 “7살 딸아이가 옥수수를 좋아하는데 축제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 가족과 나왔다”며 “작은 아이는 3살인데 벌써 초당옥수수 맛을 알아버렸다”며 웃었다. 메인 행사장을 비롯해 마을 곳곳에선 반려견과 함께 축제를 즐기는 이들도 많았다. 평소 조용한 농촌 마을이 이날만큼은 거대한 야외 놀이터이자 축제장이 됐다.

초당옥수수? 사탕옥수수!


2026 수산리 사탕옥수수(초당옥수수) 대잔치에서 옥수수를 맛보고 있는 어린이들. 최충일 기자
제주관광공사와 수산리 마을회 등이 마련한 ‘2026 수산리 사탕옥수수 대잔치’ 풍경이다. 이날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이어진 행사에선 마을의 대표 농산물인 사탕옥수수(초당옥수수)를 중심으로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져 마을축제를 즐겼다.

마을 전체가 초당옥수수 축제장


제주를 찾은 싱가폴, 관광객이 2026 수산리 사탕옥수수(초당옥수수) 대잔치 부스에서 시식용 옥수수를 받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해 처음 문을 연 이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마을 전체가 축제 공간이 됐다는 점이다. 수산리는 유명 관광지나 대규모 관광시설이 없는 농촌마을이지만, 주민의 삶과 농업, 마을 이야기를 관광 콘텐트로 재해석하며 새로운 관광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 관광객들은 특정 무대에 머무르지 않고 골목길과 밭, 쉼터를 오가며 자연스럽게 수산리의 풍경과 주민들의 삶을 체험한다. 단순한 농산물 행사를 넘어 제주 로컬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점이 이번 축제가 주목받는 이유다.

“유명 관광지 말고, 진짜 농촌 체험”


2026 수산리 사탕옥수수(초당옥수수) 대잔치의 마라CORN 프로그램 참가자들. 최충일 기자
대표 프로그램인 ‘제주 마라CORN’에는 이른 아침부터 참가자들이 몰렸다. 참가자들은 마을 곳곳을 걸으며 옥수수 껍질 벗기기, 저울 맞히기, 젓가락 게임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했다. 기록 경쟁보다는 체험과 교류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다. “싱가포르에서 가족과 함께 제주 관광에 나선 줄리언(42)은 “제주의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여행과 달리 진짜 농촌을 체험할 수 있어 색다르다”며 “아이들도 단순히 보는 관광보다 맛있는 옥수수를 먹으며 훨씬 즐거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펫트레블 수요 반영 ‘도그CORN’ 미션도


2026 수산리 사탕옥수수(초당옥수수) 대잔치의 도그CORN 프로그램 참가자와 반려견이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올해 처음 선보인 ‘도그CORN’도 눈길을 끌었다. 반려견과 함께 옥수수밭을 누비며 미션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최근 늘고 있는 펫 트래블 수요를 반영했다. 반려견을 동반한 관광객들은 밭길을 따라 걷고 사진을 찍으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다.

“어르신들까지 한마음...마을 새 가치 보여”


마을 주민 송두영씨가 2026 수산리 사탕옥수수(초당옥수수) 대잔치 참가자들에게 초당옥수수 수확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옥수수 도슨트’ 프로그램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해설사 역할을 맡았다. 관광객들은 주민들과 함께 마을 골목과 밭을 걸으며 사탕옥수수 재배 과정과 수산리의 역사, 농촌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수산리에서 초당옥수수 농사를 짓는 송두영(66)씨는 “예전에는 옥수수를 수확해 출하하는 게 전부였는데 이제는 관광객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함께 체험하는 일이 생겼다”며 “젊은 층부터 마을 어르신들까지 모두 한마음이 돼 행사를 진행하며 우리 마을의 가치를 다시 보게 된다”고 말했다.

“사탕옥수수 달아요 달아~”


2026 수산리 사탕옥수수(초당옥수수) 대잔치에서 무료로 나눠준 초당옥수수 뻥튀기. 최충일 기자
마을회관 인근에 마련된 직거래 장터와 먹거리 부스도 종일 북적였다. 관광객들은 갓 수확한 사탕옥수수와 지역 농산물을 구매했고, 주민들이 준비한 먹거리를 맛보며 한낮의 축제를 즐겼다. 초당옥수수는 당도가 15~18브릭스로 보통 11~12브릭스인 귤보다 더 달다. 삶지 않고 전자레인지에 살짝만 돌리거나, 생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초여름을 제주를 대표하는 별미로 자리잡았다.

“옥수수 모두 소진...제주 마을 여행 경쟁력 기대”


2026 수산리 사탕옥수수(초당옥수수) 대잔치에서 맛볼 수 있었던 초당옥수수 버터구이. 사진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제주관광공사 관광산업실장은 “올해 행사에선 공사의 마을전담크리에이터와 협업 등을 통해 준비한 옥수수가 모두 소진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며 “제주의 자연뿐 아니라 사람과 마을의 이야기가 관광의 새로운 경쟁력이 되는 만큼 제주형 마을여행의 대표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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