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끝나도 약 1년간 체감물가에 영향…하반기에도 오를 것"

김혜민 2026. 6. 1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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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상반기 물가설명회
'유가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고유가 충격 시차두고 공업품·서비스가격 등에 영향
유가 상승폭보다 장기화 때 충격 오래가

미국과 이란의 종전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전쟁이 끝나더라도 약 1년간 공업제품·서비스가격 상승 등 체감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특히 고유가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황은 단기의 강한 상승 충격보다 근원물가에 더 크고 오랫동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7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상반기 물가설명회를 열고 '유가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간접효과를 중심으로' 주제 발표를 통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해당 보고서는 조사국 물가동향팀(정원석·원영진·김상효·강산)이 작성했다.

한은 조사국은 2020년 이후 에너지·식료품 가격 충격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2021년 3월 상승하기 시작한 원유가격은 즉각적으로 직접 석유류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약 6개월 후에는 공업제품 등 비에너지 품목의 가격이 점차 상승하는 간접효과가 나타나 1년 정도 상승 압력이 지속됐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기간별로 각 요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를 살펴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전부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점에 오른 시기인 2022년 1~7월에는 유가가 급등하면서 소비자물가가 평균 4.9% 상승했는데 유가 충격에 따른 직접효과는 1.1%포인트, 간접효과는 0.9%포인트로 추정됐다. 이후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직접효과는 크게 약화됐지만 간접효과는 오히려 더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유가가 석유류 외의 여타 품목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는 간접효과는 유가 충격의 크기보다 충격의 지속기간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조사팀은 국소투영모형을 활용해 2000년 이후 기간을 대상으로 유가 충격이 컸을 때(유가 충격이 상위 20%에 해당되는 기간)와 장기화(유가 충격이 3개월 이상 이어진 기간) 시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충격이 컸을 때는 5개월간 간접효과 충격이 이어진 반면, 장기화 국면에서는 7개월간 충격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근원물가에 미치는 충격의 크기도 장기화 국면에서 더 컸다. 구체적으로 고유가 국면에서는 유가가 10% 오르면 약 5개월이 지나도 근원물가가 0.06% 상승하는 데 그쳤으나 장기화 국면에서는 같은 기간 0.1% 이상 상승했다.

한은은 "종전 협상이 최종 타결되더라도 인프라 복구와 각국 재비축 수요 등으로 국제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까지 내려가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며 "유가가 하락했음에도 간접효과는 더욱 커졌던 러·우 전쟁 시기에 비춰봐도, 물가상승세는 하반기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장기화되고 있는 고환율 기조가 물가 상승압력을 추가적으로 확대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수출호조에 따른 소득·자산 효과가 소비를 개선해 물가의 수요압력 역시 점차 확대될 수 있다"며 "중동전쟁이 끝나고 유가가 점차 하락하더라도 경계감을 가지고 물가 상황을 지속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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