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공 체육회 출입 무단 저지 ‘올다르크’ 수사…유튜버 몰려와 곳곳서 욕설·충돌

손성배, 김창용, 김예정 2026. 6. 17.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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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2-1 출입구 앞에 청년들이 성조기 문양의 로마 병정 투구를 쓰고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있다. 한미공조 국제수사 등 문구가 쓰인 패널도 붙었다. 김창용 기자


잠실 올림픽공원 시위가 13일째 이어지면서 사무실 출입이 막힌 핸드볼경기장 입주 체육단체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참정권 훼손을 규탄하는 구호가 주를 이루던 시위 초기와 달리, 욕설·폭력 등 과격한 행동을 하는 참가자들이 늘고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퍼트리는 유튜버들도 대거 몰려들며 곳곳에서 경찰과 참가자, 참가자와 참가자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현장에서 벌어진 불법 행위에 대한 경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전날 체육단체 직원들의 경기장 진입을 무단으로 막아선 여성 A씨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A씨 등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체육회 산하 9개 종목단체와 3개 사단법인 직원들이 국제경기 준비와 회계업무 등을 위해 경기장 내 사무실에 진입하려 시도하자 오후 2시30분쯤부터 오후 4시까지 약 1시간30분간 문을 붙잡고 통행을 막은 혐의를 받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설득에도 ‘증거 보전’을 주장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 16일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2-1 출입구를 막은 여성이 시위 참여 시민과 경찰 기동대 보호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이 여성은 SNS에서 올림픽공원 잔다르크(올다르크)라고 불리고 있다. 손성배 기자


당시 진입 통로 확보에 경찰력은 투입되지 않았다. 국민의힘 당직자들이 통제선을 치려고 했으나 역부족이었고, 결국 장 대표가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면 들어가지 않겠다”고 포기 선언을 하자 A씨는 출입문에선 손을 놓았다.

A씨는 현장을 빠져나오면서 일부 시위대에 추격을 당하기도 했다. A씨를 쫓던 사람들이 “왜 협의를 다 했는데, 문을 열어주지 않았느냐. 프락치, 대진연!”이라고 소리를 지르며 몰아붙이는 모습도 보였다. 다만 중년 여성들이 A씨를 모자·우산 등으로 가리고 경찰 기동대에 보호를 요청하면서 더 큰 물리적 충돌로 번지지는 않았다.

이후 시위 참가자들의 소셜미디어(SNS) 등에선 A씨를 ‘올다르크’(올림픽공원 잔다르크)로 칭하는 게시물들이 올라왔다. A씨가 주변에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메시지엔 “우성아파트 투표소에서도 스크럼을 짰던 피멍 든 전사. 개XX멸공”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천준호, 전용기 의원이 17일 6.3 지방선거 서울 송파개표소였던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봉쇄 시위 중인 시민들에 막혀 되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천준호·임오경(전 여자핸드볼 국가대표)·전용기 의원이 올림픽공원 인근 모처에서 대한체육회, 피해 체육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피해 상황을 청취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어 오전 10시50분쯤 전날 체육단체 출입이 막혔던 2-1 출입구 인근으로 이동했고, 이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들은 “부정선거 당선자다” “죽어라” 등 욕설과 폭언을 쏟아냈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을 밀치며 의원들에게 달려들다 막히자 웃으며 이들을 조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의원들은 시위대를 설득하려 했으나 결국 제대로 된 대화는 하지 못하고 물러났다.

일부 시위 참가자나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 사이에선 잠실 올림픽공원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한 참정권 훼손을 규탄하는 최초 취지는 옅어지고, 폭력·비난과 음모론이 난무하는 현장으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 없는 구호를 외치며 과격 발언이나 행동을 하는 참가자가 늘어났고, 이른바 ‘사이버 렉카’로 불리는 유튜버들까지 대거 몰려들어 시위 현장 곳곳에서 혼란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오후 잠실 올림픽공원에 부정선거 안내 패널이 전시돼있다. 손성배 기자


친이재명·민주당계 유튜버로 알려진 박열TV는 지난 16일 시위대 한복판을 헤집고 다니다가 중·노년 시민들과 몸싸움을 하는 등 소동을 일으켰다. 집회 신고를 하고 테니스경기장 쪽에 확성기를 설치한 유튜브 정치한잔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느냐. 과천 중앙선관위로 가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부정선거 관련 음모론을 제기해 온 이영돈 전 PD는 “체육단체가 개표소 안에 들어가 펜싱 훈련을 하려 한다”며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펼치며 시위대를 자극했다. 이 전 PD와 인터뷰한 황도수 건국대 교수는 “아직 선관위 관할이기 때문에 개표소 안에 들어가면 그게 경찰이든, 국민의힘 국회의원이든, 누구든 불법”이라며 “선거법에 따라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이라고 주장했다. SNS에선 “핸드볼경기장이 개표소 상태이기 때문에 문을 막더라도 처벌할 수 없고, 만일 들어가면 선거법 위반이라 애초에 못 들어간다”는 글도 퍼지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1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관람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영돈PD, 윤 전 대통령, 전한길 전 역사강사. 김종호 기자


정부와 경찰은 봉쇄 첫날인 지난 5일부터 이어진 경찰 등 공권력에 대한 조롱과 공격 등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찰은 시위대에 의해 둘러싸여 ‘테무·하청경찰, 중국 공안’ 등의 조롱을 당한 서울경찰청 2기동단 김민규 경비과장(경정) 측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하고 관련자 신원 특정 등을 위한 수사에 나섰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 국무회의에서 “타인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 출입 권한 가진 분들을 사적 통제하는 것은 어떤 경우라도 용납할 수 없는 불법 행위”라고 말했다.

손성배·김창용·김예정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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