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역시 안 된다고?…“과도한 조롱은 제발 멈춰주시길”

김재산 2026. 6. 1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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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태 전 대구 북구의원, SNS에 “김부겸 선택 않았다고 조롱 받아선 안 돼”
이헌태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지난 6·3 대구시장 선거에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에게 패배한 뒤 ‘역시 대구는 안된다’는 비아냥과 자조 섞인 탄식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이헌태 전 대구 북구의원(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자신의 SNS에 ‘대구시민이 김부겸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조롱받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대구시장 선거결과를 분석한 글을 올려 눈길을 모은다.

그는 글머리에서 “제대로 분석하면 이번 선거가 세대 간의 벽을 얼마나 선명하게 드러내는지 보이고, 그것이 자칫 대구 노년층에 대한 또 다른 분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처음엔 시도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침묵할 수 없다는 생각이 커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전 의원이 게시한 글에서 강조한 것은 ‘비율’이 아닌 ‘숫자’였다. 연령대별·성별 후보별 득표율이 아니라 실제 득표수로 봐야 선거의 진짜 의미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는 방송 3사 출구조사와 사후 보정값, 실제 개표 결과, 성별·연령대별 인구 구조를 결합해 분석했다. 출구조사에서 보정된 후보별 성별·연령대별 득표율에 실제 결과와의 오차값(김부겸 -4.05%p, 추경호 +4.02%p)을 반영하고 성별·연령대별로 2차 보정폭(약 -2.4%p~+2.0%p)을 추가 적용하는 방식이었다. 엑셀 ‘해찾기’ 기능을 활용해 도출한 추정 득표수를 그래프로 시각화했다.

분석 결과, 30대부터 50대까지 청장년층 구간에서 김 후보는 추 후보를 큰 차이로 앞섰다. 추정 득표수 기준으로 김 후보가 약 37만6000표, 추 후보가 약 23만5000표다. 이 연령대만 놓고 보면 김 후보가 14만표 이상 격차를 벌린 셈이다.

그는 20대 역시 단순히 “김부겸을 외면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20대 남성에서는 추경호가 우세했지만, 20대 여성에서는 김부겸 지지가 더 높았다. 합산하면 추경호가 근소하게 앞서는 수준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이 전 의원은 “대구지역 청년 전체가 변화를 거부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사실을 거칠게 뭉개는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결정적인 변수는 60대 이상, 특히 70세 이상 유권자였다”고 분석했다.

즉, “60대에서는 추경호가 약 18만2000표, 김부겸이 약 9만1000표를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70세 이상에서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추경호 약 21만5000표, 김부겸 약 5만5000표로 추산된다. 70세 이상 단일 연령대에서 추경호가 만들어 낸 격차만으로도 30~50대에서 김부겸이 쌓은 우세를 상쇄하고도 남았다”고 썼다.

이헌태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 전 의원은 “이번 선거를 ‘대구시민 전체가 변화를 거부했다’고 말하는 것은 부정확하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청장년층 상당수는 변화에 표를 보냈다. 그러나 노년층의 높은 투표율과 많은 투표자 수가 그 흐름을 넘어선 것”이라고 정리했다.

최종 개표 결과, 추 후보는 53.92%, 김 후보는 45.05%를 득표했다.

이 전 의원은 “김부겸이 얻은 58만표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숫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 안에는 오래 버텨 온 민주당 지지자들만이 아니라, 처음으로 다른 선택을 해 본 시민들, 대구가 이대로는 안 된다고 느낀 생활인들, 자식 세대가 고향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도시를 바란 부모들, 대구에서도 다른 정치적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던 청년들이 함께 들어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어려운 지역에서 쉽지 않은 선택을 한 시민들이 있었다. 그들은 조롱받을 사람들이 아니다. 김부겸을 통해 대구를 바꾸고자 했던 대구시민들에 대한 과도한 조롱은 멈춰 달라. 그 표들을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그 마음들을 비웃지 말아야 한다. 대구의 변화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어르신들에 대한 조롱이 합리화 되는 것도 아니다. 그분들은 그분들의 선택을 하셨을 뿐이고 주권자의 선택은 존중받아 마땅하다”며 노년층을 향한 시선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 전 구의원은 “이 글은 반성문인 동시에 대구 민주당에 대한 건의문”이라며 “대구 민주당은 다음 선거에서 이분들의 마음까지 어떻게 돌릴 것인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연구하라”고 촉구했다.

이 전 의원은 매일신문 정치부 기자 출신으로 대구 북갑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구의원으로 활동했으며 이후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본부장, 혁신과 통합 대구공동대표 등을 지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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