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부대 출신 교사가 학교로?" 안민석 교권보호국 논의 '활활'
경기도교육청 새 조직 검토 파장
드라마 현실화 여부보다 대응 체계에 주목해야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 속 가상 조직인 '교권보호국'이 현실 교육정책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안민석 경기도 교육감 당선인이 경기도교육청 차원의 교권 보호 전담 조직 신설을 공개적으로 논의하자고 밝히면서다. 안 당선인은 드라마 속 폭력적 방식은 현실에 적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교권과 학생들의 학습권을 동시에 보호할 수 있는 이른바 '경기도형 교권보호국', 또는 '교육활동보호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의 출발점은 최근 공개한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다. 이 작품은 교육부 장관 직속 가상 부서인 교권보호국 감독관이 학교 현장에 투입돼 교권 침해, 학교폭력, 각종 학내 문제를 바로잡는다는 설정을 담고 있다. 공개 직후 큰 화제를 모으며 글로벌 비영어권 시리즈 1위에 오른 점도 사회적 관심을 키웠다.
해병대·특전사 출신 교사까지 거론…'경기도 나화진' 현실화하나16일 안 당선인은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학교의 모습은 교권이 붕괴했고, 그로 인해 교육이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아이들을 혼낼 수도, 잘못한 아이들에게 벌을 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교권 회복을 교육 위기 해결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다만 드라마 속 방식처럼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꽃으로라도 아이들을 때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파장을 키운 대목은 운영 인력에 대한 언급이었다. 안 당선인은 교원 자격을 가진 교사 중 해병대, 특전사, 공수부대 출신이 적지 않다며, 일부가 "경기도의 나화진이 되겠다"는 취지로 연락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20~30명 정도의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위기에 처한 학교나 교사가 통제하기 어려운 사안에 이들을 투입해 "폭력적 응징이 아니라 계도와 훈계"로 학교 분위기를 바꾸는 방안을 거론했다.

안 당선인은 이 조직의 명칭도 드라마 속 '교권보호국'보다는 '교육활동보호국'이 적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사 권리만이 아니라 수업을 방해받는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까지 함께 지키겠다는 취지다. 그는 "교권과 학생 인권은 갈등 관계가 아니라 동시에 존중돼야 할 관계"라며, 학생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방식의 생활지도권과 벌점·디텐션 제도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찬성 여론은 "지금의 학교 현장에는 기존 제도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교사를 향한 악성 민원이 줄어 참다운 교육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일부 학생 때문에 다수 학생의 학습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또 "과거에는 부당한 체벌이 문제였지만 지금은 교권 붕괴가 문제인 만큼 중심을 잡을 기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반면 반대 측은 이 구상이 자칫 교권 회복이라는 이름으로 학생을 위압하거나 통제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학부모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성명을 내고 "공교육 위기를 드라마 '참교육'으로 풀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교육의 본질은 응징이 아니라 성장에 있으며, 체벌이나 위압적 훈육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교사와 학부모, 학생을 대결 구도로 세우는 방식은 학교 공동체의 신뢰를 회복하기보다 갈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민석, '교육활동보호국' 형태 검토…오는 25일 국회 토론회 예고교육계 안팎에서는 이번 논쟁이 단순히 드라마의 현실화 여부를 넘어 교권과 학생 인권, 학부모 민원, 수업 방해 학생에 대한 대응 체계를 어떻게 다시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고 본다. 실제로 현행 교원지위법은 교육지원청에 지역교권보호위원회를 두고 교육활동 침해 학생 조치, 보호자 조치, 분쟁 조정 등을 심의하도록 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절차는 있어도 즉각적 대응이 어렵다"는 불만이 이어져 왔다.
안 당선인 측은 오는 25일 국회에서 '경기형 교권보호국' 신설을 주제로 공개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토론회에서는 조직의 명칭과 권한, 학교 현장 투입 기준, 학생 인권 보호 장치, 학부모 민원 대응 방식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 당선인은 "드라마만 보고 할 수는 없으니 현장의 이야기를 더 듣겠다"며 구체적 운영 방식은 토론과 의견 수렴을 거쳐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교권보호국'이라는 이름 자체보다 누가, 어떤 권한으로, 어떤 절차에 따라 학교 문제에 개입할 것인가에 있다. 교사들이 악성 민원과 수업 방해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는 주장에는 상당한 공감대가 있다. 다만 그 방식이 학생에게 위압감을 주거나 체벌 부활로 오해될 경우 반발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경기도형 교권보호국 논의가 실제 제도로 이어지려면 교권 회복, 학생 인권, 학습권 보호, 학부모와의 신뢰 회복이라는 네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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