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유리천장을 깨다"…성평등부와 손잡고 확 바뀐 이곳

김보경 2026. 6. 1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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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선원 전무했지만…변화의 바람
'성평등 조직문화 조성 사업' 참여
개선계획 세우고 실행 의지 드러내

해양환경공단은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해 70여척의 선박을 운영하고 있지만, 1997년 설립 후 4년 동안 여성 선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해양 분야의 특수성과 남성 중심 조직문화가 맞물리며 여성의 진입 자체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바다 위 '유리천장'이 깨지고 있다. 공단은 2021년 첫 여성 항해사를 채용했고 지난해에는 최초의 여성 기관사도 합류했다. 현재 전체 선원 327명 중 여성은 6명(1.8%)에 불과하지만 공단은 2030년까지 이 비율을 7%로 늘리기로 했다. 앞으로 건조되는 중형 관제선에는 여성 전용 선실도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해양환경공단에서 열린 '성평등 조직문화 조성사업 개선지원 간담회'에 앞서 공단 내 여성 항해사·기관사와 성평등가족부 관계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양환경공단 제공

변화의 배경에는 성평등부가 추진하는 '성평등 조직문화 조성 사업'이 있다. 공단은 지난해부터 이 사업에 참여,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조직 내 성평등 수준을 진단하고 개선책을 마련했다. 이 결과 ▲여성 리더 경력개발 코칭 ▲승진 후보풀 사전관리 제도 도입 ▲여성 전용 휴게시설·화장실 확충 ▲노동이사와 함께하는 여성 선원 근무환경 점검 ▲성희롱 예방·대응 시스템 고도화 등 20여개의 개선 계획이 도출됐다.

올해는 이러한 계획을 현장 상황에 맞게 조정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는 단계다.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는 공단 임직원과 성평등부 관계자들이 모여 논의를 이어갔다. 특히 여성 인재가 고위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경력 개발 경로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공단 내 여성 관리자 비율은 7.9%, 여성 임원 비율은 9.1%에 그치고, 2024년에는 여성 관리자 승진이 단 한 건도 없었던 상황이 반영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간 관리자 이하 구성원 중 승진 잠재력이 높은 여성을 선발해 리더십 교육과 직무 순환 기회를 우선 제공하는 '승진 후보풀 사전관리 제도'가 제안됐다.

하지만 논의 과정에서 "이 제도가 역차별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컨설팅을 맡은 김수현 노무법인 유연 대표노무사는 "여성 승진 확대는 특정 성별을 위한 배려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공감대 형성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공단의 김원성 안전경영본부장 역시 "오랜 기간 형성된 관행과 인식을 바꾸는 일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성평등부는 양성평등기본법을 기반으로 2020년부터 중앙·지방정부 등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성평등 조직문화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은 조직진단(1년차)→개선지원(2년차)→이행관리(3년차) 순으로 진행되며, 지난해까지 총 724개 기관이 참여했다. 지난해 사업을 완료한 지방정부 26곳을 조사한 결과, 5급 이상 여성 관리자 비율이 평균 30.9%로 2년 전보다 7.5%포인트 증가하는 성과도 나타났다. 조린 성평등부 성평등문화협력과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 중심에 두고 일터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컨설팅과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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