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빚 6515조 사상 최대… “고부채, 한국경제 부담으로”

박세환 2026. 6. 1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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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정부·가계·기업 모두 늘어
금리에 취약… 소비·투자 영향 우려


지난해 말 정부·가계·기업을 합친 우리나라 총부채가 6515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채 규모가 불어난 상황에서 글로벌 금리·물가 불확실성까지 이어질 경우 한국 경제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한국의 비금융부문 신용은 6514조5558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280조5714억원 늘어난 규모다. BIS 비금융부문 신용은 국가 간 비교를 위해 정부·가계·기업의 부채를 합산한 금액이다. 통상 국가총부채로 불린다. 한 국가의 경제 성장과 자산 가격 상승이 얼마나 빚에 의존하고 있는지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다.


연간 기준으로 증가율이 가장 높은 부문은 정부였다. 지난해 말 정부부채는 1216조644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2조8399억원(9.2%) 늘었다. 가계부채는 2359조7240억원으로 같은 기간 3.0% 늘었다. 기업부채는 2938조1875억원을 기록하며 3.9% 증가했다. 정부부채 증가율이 가계와 기업을 크게 웃돌았다. 정부부채 증가는 경기 둔화에 따른 세수 여건 악화와 재정 지출 확대 흐름이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244.7%로 3분기(248.0%)보다 하락했다. 민간부채 비율도 199.0%로 200% 아래로 내려왔다. 그러나 1년 전과 비교하면 총부채 비율은 여전히 0.9% 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고부채 구조는 금리와 물가가 흔들릴 때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정부의 이자 비용이 늘고,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과 가계 대출금리도 함께 높아진다. 내수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이자 부담까지 커지면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대외 변수도 부담이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 전면 개방 전망 덕에 국제유가는 하락했지만, 에너지 생산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 되기까진 시간이 소요된다.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와 국채 발행 증가 기조 역시 글로벌 장기 금리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말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가계부채 비율이 주요국 평균을 여전히 상회한다”며 상환능력에 기반한 부채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뿐 아니라 정부와 기업 부채 총량이 늘고 있는 만큼 부채 증가 속도를 관리하며 취약 차주의 상환 부담을 줄이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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