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發 물 위기’ 경고됐는데…정부 지원은 외면한 경기도

김현우 기자 2026. 6. 1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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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연구원 작년 조사 결과
물순환 취약 후보지역 57.8%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이후엔
불투수면·물순환 왜곡 우려도

광주·여주 '수도시설 부족' 염려
환경단체 “통합 물관리 해야”
▲ 기후위기, 도시화, 반도체 산업 확대 등이 가속화 되면서 경기지역 '물순환 위험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도와 시·군들이 정부의 물 순환 촉진구역 지원 공모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사진은 16일 오산시 제2공공하수처리시설 모습. /전광현 기자 maggie@incheonilbo.com

경기지역이 수년 전부터 '물순환 위험성'이 공식적으로 경고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후위기, 도시화, 반도체 산업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다. 도와 상당수 시·군이 정부의 첫 지원 정책에 불참한 것이 더욱 문제로 지적되는 이유다. 환경단체까지 소극 행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 관련기사 : 인천일보 6월 15·16일자 1면 보도 '물 만난 '반도체 산업'…이렇게 준비 안 할 水가'

16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연구원은 지난해 경기도 의뢰로 정부의 물순환 촉진구역 제도 시행과 관련해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경기지역은 미래 물이용·물재해·물환경 등 모든 분야의 취약성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도내 '물순환 취약 후보 지역'만 무려 66개로 집계됐다. 전체 114개 가운데 57.8% 이상 비율이다. 이런 진단은 유역의 전반적인 물순환 건강 상태를 종합 평가하거나, 특정 문제의 세부 원인을 개별 평가하는 2가지 방식(중복 제외 후 합산)으로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팔당상류 유역의 경우 42개 유역 중 14개 유역이 물순환이 취약한 것으로 나왔다. 한강하류 유역은 23개 유역 전반이 취약 평가를 받았다. 특히 20개가 평가 점수가 높은 1·2 등급으로 분류했다. 안성천 유역 역시 18개 전부가 취약했다. 이 밖에 임진강 유역 8개, 경기서해 유역 6개 등이다.

행정구역별 취약성 또한 심각한 수준이었다. 물순환 종합 취약성 1등급 지역 면적 비율은 양주시가 52.7%로 가장 높았다. 또 화성시 41.5%, 오산시 31.6%, 성남시 30.8%, 이천시 18.2%, 파주시 16.9%, 고양시 12.1%, 용인시 10.0%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화성시는 전체 면적 790.16㎢ 중 327.76㎢가 1등급 지역으로 분류돼 절대 면적을 기준으로도 취약성이 컸다.

도시개발 및 산업 발달이 이뤄진 지역을 중심으로 취약성이 도드라진 셈이다.

▲ 경기연구원이 지난해 11월 연구용역 결과를 통해 분석한 경기도 물순환 취약 후보 지역. /연구보고서 자료

반도체 산업 규모가 커진 것에 따른 물순환 위기도 별도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면적 1100만㎡ 이상 부지에서 이뤄지는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사업에 대해 단기간 내 불투수면(물이 지하로 스며들지 못하는 지표면)이 크게 증가하고, 물순환 왜곡도(물흐름이 원래의 상태에서 벗어난 정도)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이미 경기도는 수도권 10분의 7, 전국 5분의 1 정도의 불투수면(총면적은 1618.16㎢)이 집중된 곳이다.

향후 필요한 공업용수 수요량도 하루 170만㎥에 달해 수도권 가용수자원 고갈, 주변 지역의 물이용 취약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내용도 담겼다. 고삼저수지를 비롯한 안성천 상류 유역으로 폐수가 방류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물환경과 물재해 취약성도 함께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포함됐다.

해당 연구는 그해 11월 완료됐으며, 도는 내용을 31개 시·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진단에도 불구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진행한 공모에 도와 29개 시·군이 불참한 사실이 인천일보 취재로 드러났다.

앞서 도가 2023년부터 2030년까지 단위로 수립한 '물관리 기본계획'에서도 동남권역 이천시와 경부권역 용인시를 중심으로 반도체 클러스터가 구축되면서 공업용수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반도체 클러스터와 도시개발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광주시와 여주시는 '수도시설 부족 예상 도시'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경기환경운동연합은 "이번 물순환 취약지역 지정은 도와 시·군이 기후위기 시대 핵심 물 정책에 얼마나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통합물관리 없이는 도민의 안전도, 반도체 산업의 지속가능성도 담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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