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만난 '반도체 산업'…이렇게 준비 안 할 水가
삼성·SK하닉 소재지도 불참
경기도, 광역단체 자격 신청 無
'물 관리 촉구' 유호준 도의원
“물 순환율 높일 수 있는 제도
왜 참여 안 했는지 이해 못 해”

경기도 지방자치단체가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음에도 정작 핵심 자원인 '물 관리'에는 손 놨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복합적인 물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정부 공모에 경기도는 아예 불참했고, 시·군도 무려 93%가 넘는 29곳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 관련기사 : 인천일보 6월 15일자 1면 보도 '[단독] '물순환 취약' 경기도, 정부 지원 탈락…지자체 정책 무관심'
15일 인천일보 취재에 따르면 최근 정부의 최초 '물 순환 촉진구역' 공모에 응한 전국 지자체는 총 13곳이며, 도내에선 용인시와 안양시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용인시는 물 순환 촉진구역 지정 타당성을 위한 연구용역까지 거쳤고, 안양시 역시 자체 조사를 마친 뒤 신청서를 제출했다.
결과적으론 이들 지자체 모두 최종 선정에서 탈락하면서 경기지역은 정부 지원 대상지에서 배제됐다.
반면 제도 목적과 경기지역의 현실은 들어맞는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앞서 공개한 공모 자료를 보면, 물 순환 촉진구역은 '복합적 물 문제가 발생했거나 발생 우려가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지정한다.
경기지역은 우리나라 산업을 주도해왔다. 올해 1분기 기준 산업단지(202개) 지정 면적만 26만1349㎡에 달해 전국에서 가장 많다. 제조업이 대부분인 벤처기업도 약 1만2500개로 전국 1위에 해당한다. 산업은 제품 생산과 설비 가동, 냉각·세정 등의 과정에서 대량의 용수를 필요로 하는 만큼 안정적인 물 관리가 필수다.
특히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개발이 한창이라는 점에서 경기지역은 안정적인 용수 확보와 재이용수 확대, 물 순환 체계 구축이 어디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물 관리는 환경과 안전을 넘어서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에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이 위치한 화성시와 평택시, SK하이닉스 공장이 있는 이천시는 이번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다. 반도체 벨트의 일환으로 팹리스, 소부장 특화단지가 조성될 예정인 성남시, 안성시 등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을 위해 하루 평균 사용하는 물은 무려 30~40만t으로 알려졌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될 시 하루 107만2000t의 산업용수 공급이 필요하다. 이에 하수처리수를 정화해 산업용수로 활용하거나, 빗물 저장·활용 등 시스템 도입이 논의되는 중이다.
게다가 경기도는 광역단체 자격으로 신청을 넣지 않았다. 기후부 공모 지침상 기초단체뿐 아니라 광역단체도 신청이 가능했다.
2개 이상 지자체에 걸쳐 공동 제안하는 방법도 있었다. 물 문제를 행정구역이 아닌 권역 단위로 해결한다는 취지였다. 경기 남부권에 걸쳐 첨단산업 생태계가 형성된 만큼, 권역을 묶어 공모에 참여할 수 있었음에도 이 같은 전략적 접근은 이뤄지지 않았다.
2년 전부터 도의 물 관리 정책을 촉구해온 유호준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공모를 계기로 경기도와 시·군 모두 물 문제 해결에 무관심했다는 걸 여실히 드러냈다"며 "더욱이 반도체 산업으로 용수 수요가 급증하는 와중에 물 순환율을 높일 수 있는 제도에 애초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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