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단속 중 알몸 촬영·공유한 경찰…법원 “국가가 830만원 배상”

정재홍 2026. 6. 1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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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뉴스1


성매매 단속 과정에서 경찰이 여성의 나체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단체대화방에 공유한 행위에 대해 법원이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다시 한번 인정했다. 항소심은 1심 판단을 유지하면서 배상액을 일부 늘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2-2부(김연하·예지희·김홍준 부장판사)는 16일 A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83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1심에서 인정된 배상액 800만원보다 30만원 늘어난 금액이다. 원심에서 일부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청구 부분에 대해 항소심이 일부 판단을 달리하면서 배상액이 증액됐다.


“나체 촬영·단체방 공유, 인격권 침해”

사건은 2022년 3월 성매매 업소 단속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성매매 업소 종사자였던 A씨는 경찰이 자신의 나체 사진을 촬영한 뒤 단속팀 단체대화방에 공유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5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경찰이 영장 없이 강제수사를 진행했고, 사생활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경찰의 사진 촬영 및 단체대화방 공유 행위가 A씨의 인격권과 성적 자기결정권,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A씨가 증거 인멸이나 물리적 저항을 시도한 정황이 없었고, 나체 상태 자체가 범죄 혐의 입증에 필수적인 요소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피해 최소화 노력 없이 과잉 수사”

법원은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부족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 부위 노출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촬영하는 등 피해를 줄일 방법이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며 비례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또 촬영된 사진을 단체대화방에 공유한 행위에 대해서도 "이미지 파일이 추가로 유포될 수 있다는 공포를 유발해 권리 침해 정도를 더욱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2023년 해당 경찰관의 행위를 인권침해로 판단하고 경찰청에 성매매 단속 관련 규정과 지침을 정비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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