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시위대 ‘체육단체 진입’ 합의에도…1인 시위자에 막혔다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16일 경찰과 대한체육회 관계자가 진입을 시도했지만, 시위 참가자 1명이 끝까지 반발하며 결국 내부로 들어가는 데 실패했다. 시위 12일째인 이날까지도 체육단체의 업무가 마비됐다.
이날 오후 2시30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현장에 있는 시위대를 향해 “우리가 국가대표 선수의 대회 참여까지 막는다면 여기를 지킬 명분을 잃게 될 것”이라며 관계자 진입을 위해 길을 터줄 것을 설득했다. 장 대표는 “이 말씀을 드리는 것은 명령하는 게 아니라 여러분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번 시위로 인해 이날 펜싱 국가대표팀은 칼 등 개인 장비를 체육관에서 꺼내지 못한 채 빌린 장비를 챙겨서 아시아선수권이 열리는 인도로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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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 허용했지만…시위대 내분으로 불발
장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은 시위대와 논의해 체육단체 관계자들을 순차적으로 들어가게 하는 데 합의했다. 단 시위대의 조건에 따라 ▶전산 장비는 반출할 수 없고 ▶대표자 2명과 생방송 카메라 2팀, 국회의원이 짝지어 들어가기로 하며 ▶물품을 가지고 나와서는 소지품 검사까지 받게 하기로 했다. 시위대는 앞서 “(카메라만 들어가서) 생중계로 보여주며 직원들한테 물건 모양을 설명하고 갖다 달라고 하라”는 요구도 했다.

그러나 정작 진입을 시작하려 하자 한 참가자가 몸으로 막아서며 진입을 저지했다. 일부 참가자는 욕설하며 “절대 안 된다”며 진입을 반대했다. 성조기를 든 참가자 등도 동조하며 “문 열지 말라”고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종일 대치가 이어지며 시위대 내부에선 분열된 주장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오전엔 한 참가자가 “나 여기 117시간 버티고 있었다”며 체육단체의 진입 허용을 협의했다는 주장을 펴자, 다른 사람이 “어떻게 믿냐”고 다퉜다. 막판 진입 시도 때 끝까지 문을 막아선 시위 참가자를 향해선 “일부러 ‘깽판’을 놓았다”거나 “대진연(한국대학생진보연합) 아니냐”는 고함이 이어지기도 했다. 끝내 문을 붙잡고 막았던 시위 참가자는 “안에 있는 걸 보전하기 위해서 사수하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다치는 것도 감수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날 장 대표와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 박준태·김장겸·김미애·김태규·서명옥·김민전 의원 등이 현장에 속속 도착하자 시위대는 “윤어게인” 등을 외치며 환호했다. 이중 박 의원은 현장에서 경찰관을 호출해 면담을 진행했고, 장 대표는 출입구 앞을 가로막고 앉았다.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어떤 답도 내놓지 않으면서 강제 해산을 시도하는 것은 결국 민심의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며 “우선 해야 할 것은 재선거와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답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호중 “사적 검문, 시설 점거는 중대 범죄”
이날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담화를 발표하며 “시위 과정에서 법과 사회 질서를 침해하는 불법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사적 검문이나 시설 점거 등 우리 사회의 법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정당한 권한을 가진 관계자의 출입을 사적으로 통제하거나 정당한 업무 수행을 방해하는 행위, 경찰관을 근거 없이 모욕하는 행위는 참정권 침해를 빌미로 타인의 권리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 정당한 분노를 빌미로 일부가 저지르는 도 넘는 일탈과 불법행위에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적었다. 그는 "표현과 집회의 자유가 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위협하고 조롱하며, 사적으로 검문하거나 제재를 가할 권리까지 함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참정권 침해는 중대한 것으로 엄정한 조사와 책임 추궁이 있어야 한다"면서도 "최근 올림픽공원에서 일부 인원들이 경찰과 일반 시민, 기자, 체육회 직원과 선수들을 상대로 벌이는 무차별적인 사적 검문과 위협, 사실상의 감금과 근거 없는 중국인 몰이, 업무방해 행위는 모두 명백한 불법행위이고 현행범으로 처벌 대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브리핑에서 “개별적인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경찰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성배·곽주영·김예정·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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