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교실 때린 ‘참교육’ 뜨자…학부모·교사 똘똘 뭉쳐 하는 일

학교폭력과 교권 침해를 소재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흥행하며 학교 현장의 갈등과 불신이 주목받는 가운데, 학부모·교원·교육단체 11곳이 무너진 교육공동체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공동 행동에 나섰다.
16일 교육의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좋은교사운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11개 교육관련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 국민운동’ 출범을 선언했다.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권, 학부모의 교육 주체 권리가 함께 존중되는 학교를 만들고, 갈등과 불신이 깊어진 교육 현장을 회복하겠다는 취지다.
이들은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참교육’의 흥행이 무너진 학교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참교육’은 학교폭력과 교권 침해가 뒤엉킨 교육 현장을 배경으로, 가상의 정부 조직인 ‘교권보호국’이 문제 학생과 교권 침해 사안을 응징하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다. 공개 이후 전 세계 45개국에서 시청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큰 반향을 얻었다.
‘참교육’ 흥행이 드러낸 학교 불신
교육단체들은 이 같은 흥행이 단순한 콘텐트 소비를 넘어, 학교 현장의 갈등과 위기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그만큼 커졌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봤다. 드라마 속 강력한 응징과 처벌의 서사가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는 현실 자체가, 학교 안 문제를 교육적으로 풀어내기 어려워진 현실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교육의봄 관계자는 “사회 고발형 드라마의 인기는 드라마가 제시하는 해법의 타당성보다, 그 드라마가 고발하는 사회 문제에 대한 시청자들의 공감을 전제한다”며 “‘참교육’의 흥행은 우리 교육공동체가 얼마나 깊이 무너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의 흥행을 교육 현장의 위기 신호로 본 이들은 학교폭력과 교권 침해, 교육소송의 일상화에 주목했다. “사법화의 그늘 아래에서 교사들은 학생을 향한 적극적인 교육 활동을 두려워하게 되었고, 학부모는 학교를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으며, 학생들의 배움은 점점 위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처벌보다 회복, 소송보다 신뢰”
하지만 법과 징계 절차에 기대는 방식만으로는 이런 불신의 구조를 풀기 어렵다고 이들 단체는 밝혔다. 선언문에서 이들은 “학교 교육의 사법화와 엄벌주의가 오히려 더 깊은 불신과 대립을 낳을 수 있다”며 “이대로 가면 ‘교육 공멸’이라는 위기의식 아래 교육 주체들이 서로를 인정하고 대화하는 회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민운동 참여 단체들은 앞으로 여론조사와 연속 토론회 등을 통해 학교 현장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공동체 회복을 위한 정책·법률 개선 논의도 이어갈 계획이다. 교육의봄 관계자는 “드라마가 보여준 장면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그 장면에 사람들이 왜 반응했는가”라며 “처벌과 응징의 카타르시스에 기대기 전에 학교 안에서 문제를 함께 풀어낼 수 있는 신뢰의 통로를 다시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드라마의 흥행과 함께 작품 속 설정을 현실의 해법으로 만들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최근 교육부 내 ‘교육활동보호국’ 신설 방안을 제안했고,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도 드라마 ‘참교육’에 등장하는 가상 조직처럼 경기도교육청 차원의 ‘교권보호국’ 신설 여부를 공개 토론하자고 했다. 다만 교육부는 현재 별도 조직을 새로 만들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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