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세계 최고 효율 무기 납-주석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개발[과학을읽다]
85도·고습 환경서 1000시간 구동 후에도 초기 성능 87% 유지
국내 연구진이 고온·고습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무기 납-주석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차세대 태양전지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로 꼽혀온 성분 불균일성과 내구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면서 차세대 태양광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학교는 화공생명공학과 임상혁 교수 연구팀이 '조성 고정 성장(CPG·Composition-Pinned Growth)' 기술을 활용해 100% 무기물 기반의 고효율 납-주석(Pb-Sn)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무기 납-주석 페로브스카이트는 태양광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이상적인 밴드갭 특성을 갖고 있어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유기·무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보다 열적 안정성도 우수하다.
하지만 박막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납과 주석의 결정화 속도가 달라 표면에 주석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로 인해 성분 불균일성과 산화가 발생하고 결함이 늘어나면서 태양전지 효율과 장기 안정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용매 증발과 결정화 과정을 동시에 빠르게 진행하는 조성 고정 성장 기술을 도입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원자들이 분리될 시간을 최소화해 박막 전체에 균일한 납·주석 조성을 형성하도록 한 것이다.
고온·고습에도 성능 유지…상용화 가능성 높여
연구 결과 결정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납·주석 분리 현상이 억제되면서 표면 산화와 결함 밀도가 크게 감소했다. 또한 태양전지 내부에서 발생하는 비발광 재결합 현상이 줄어들어 광전 변환 성능도 향상됐다.
이를 적용한 태양전지는 단위 셀 기준 최대 19.37%의 전력변환효율(PCE)을 기록했다. 이는 현재까지 보고된 무기 납-주석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가운데 최고 수준의 성능이다.

상용화 가능성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스프레이 코팅 기반 대면적 생산 공정에 적용해 64㎠ 크기의 대형 태양광 모듈을 제작했고, 17.03%의 모듈 효율을 달성했다.
내구성도 뛰어났다. 개발된 태양전지는 85℃ 고온과 상대습도 85%의 가혹한 환경에서 1000시간 연속 구동한 뒤에도 초기 효율의 약 87%를 유지했다.
임상혁 고려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박막 성장 경로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이 무기 납-주석 페로브스카이트의 성분 불균일성과 산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입증한 성과"라며 "향후 대면적 생산이 가능한 고효율·고안정성 차세대 태양광 소자 상용화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InfoMat에 게재됐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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