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클” 李 11번 외친 정청래…반청 “대통령 말 안 듣겠다는 것”

강보현 2026. 6. 1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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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일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명 정부’를 도합 11번 언급했다. “이 대통령이 월드 클래스의 세계적인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다”며 “민주당은 중동 전쟁 종식에 따른 한반도 평화 정책과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대한 대책 논의하는 회의를 조만간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코스피 8000시대” “6·15 남북 공동선언의 정신” 등 현 정부의 경제 및 외교·안보 분야 성과도 나열했다.

정 대표는 이날 10년 가까이 착용해오던 노무현 전 대통령 시계 대신 이 대통령 시계를 착용했다.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서는 “강원도가 크게 승리했다”며 “강릉에서 최초로 민주당 시장이 나와 의미가 크고, 강원 지역 18개 기초단체장 중 11대 7로 민주당이 승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26주년 기념식 관련 행사에서도 “이 대통령은 김대중 정신을 가장 잘 체현하는 피스메이커(peacemaker)”라고 이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여당의 책임을 강조한 이 대통령의 X(엑스) 글 관련 질문을 받았을 때는 손으로 ‘X’를 그려 보였고 거취 관련 질문에도 묵묵부답했다.
민주당의 반청계(반정청래계) 인사들 정 대표의 표현과 속내를 분리해 받아들였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정 대표가 겉으로 납작 엎드리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연임 도전을 만류하는) 대통령 뜻에 맞서려 한다”며 “순방 환송 거절과 SNS글로 분명한 사인을 줬는데도 못 들은 척하고 전당대회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정 대표는 지난 13일 강원 양양군에 위치한 사찰 ‘낙산사’를 비공개로 찾은 직후 강원 선거 관련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낙산사는 노 전 대통령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사찰로, 이 대통령 등 역대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선거 전 이곳에 들러 참배했다. 정 대표 역시 낙산사 보타전에 입장해 노 전 대통령에게 인사를 올렸고, 이틀 뒤 최고위에서 “접경 지역인 화천·인제·양구·고성·양양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다”고 강조한 것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후 생각에 잠겨있다. 임현동 기자


당내 긴장감도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김어준씨 유튜브에 나와 “총리 개인에 대해 평가를 하자는 게 아니고, 당권 투쟁이 (선거에) 영향을 주었느냐를 (평가하자는 것)”이라며 지방선거 국면에서 김민석 총리의 행보를 연이틀 문제삼았다. 이날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친김민석계 강득구 최고위원이 친정청래계인 박규환·문정복 최고위원에게 “당내 문제에 총리를 끌어들이지 말라”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고 한다.

정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인 ‘권리당원·대의원 1인 1표제’를 두고도 설전이 지속 중이다. 김남희 민주당 의원이 CBS라디오에 나와 “1인 1표제 자체에 (저는) 반대하는 건 아니다. 대표님은 물론이고 당 지도부 어떤 분도 설명하시지 않아 유감”이라고 정 대표를 직격했고, 같은 당 노종면 의원도 “1인 1표제를 당권 경쟁의 수단으로 삼는 일 제발 하지 맙시다”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정청래 대표와 송영길 의원이 악수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런 가운데 당 한켠에서는 정청래-김민석 구도의 균열을 노리는 제3 후보들이 잰걸음을 시작했다. 앞서 “호남 민심을 보고 출마를 결정하겠다”고 했던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오는 16일 민주당 호남 지역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하고, 18일에는 경남 봉하마을과 평산마을을 찾을 계획이다. 22대 전반기 국회에서 민주당 법사위 간사를 지낸 김용민 의원도 15일 MBC라디오에서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관련해 “고민 중”이라고 했다. 민주당 차기 대표 자질과 관련해 정 대표와 김 총리 모두를 비판하면서 한 말이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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