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중 암 환자 있는데… 유전자 검사 받아야 할까?

오상훈 기자 2026. 6. 1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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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유방암을 진단받은 50대 여성 A씨는 어머니와 이모가 모두 유방암을 앓은 가족력이 있어 유전성 유방암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유전자 검사와 상담을 받았다. 검사 결과, 유전성 유방암과 관련된 병원성 변이가 확인됐고, 이를 토대로 치료와 재발 관리 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다. 성인이 된 자녀들 역시 충분한 설명을 들은 뒤 가족 검사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다.

이처럼 유전자 검사가 질환 진단을 넘어 예방과 위험 관리의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가족 중 암 환자가 있는 경우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검사 자체보다 적절한 대상 선정과 결과 해석, 진료 연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부모·형제가 젊은 나이에 암 진단 받으면 권고
정밀의료와 맞춤형 치료가 확산되면서 유전자 검사의 활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유전자 검사는 DNA, RNA 또는 염색체의 구조적·기능적 변화를 분석해 질환의 원인과 위험도를 평가하는 검사다. 경희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임지숙 교수는 “유전자 검사는 질환의 원인과 발병 위험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방·치료·관리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검사”라며 “환자 개인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검사와 건강관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진료 현장에서는 가족 중 암 환자가 있는 경우 유전자 검사 필요성을 문의하는 사례가 많다. 다만 가족력이 있다고 해서 모두 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부모나 형제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암을 진단받았거나 가족 중 여러 명이 같은 암을 앓은 경우, 또는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암을 경험한 경우에는 유전성 암에 대한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

유전자 검사는 암뿐 아니라 심혈관질환과 희귀질환 분야에서도 활용된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심근병증, 부정맥·심장돌연사 증후군 등 유전성 심혈관질환의 위험 평가에 도움이 되며, 콜레스테롤 수치가 매우 높거나 가족 중 젊은 나이에 심장돌연사가 발생한 사례가 있을 때 고려할 수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을 겪는 환자에게도 진단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여러 진료과를 거쳤음에도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했거나 성장·발달 이상, 반복되는 혈액학적 이상 등이 나타나는 경우 유전자 검사가 원인 규명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유전자 변이 확인됐다고 병 발병하는 것 아냐”
유전자 검사 시행 여부는 가족력만으로 결정하기 어렵다. 증상과 병력, 가족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문 의료진과 상담한 뒤 검사 필요성을 판단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유전자 검사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검사 전후 상담과 결과 해석을 꼽는다. 임지숙 교수는 “의료진은 환자의 병력과 가족력, 기존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적절한 검사 방법을 결정하며 상담과 동의 절차를 거쳐 검사를 시행한다”라며 “결과 확인까지는 검사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약 한 달 정도가 소요된다”라고 말했다.

검사 결과 질병과 관련된 유전 변이가 확인되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된다. 또한 같은 변이를 공유할 가능성이 있는 가족들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검진과 관리를 시작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반대로 가족 내에서 우려했던 유전 변이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에는 불필요한 불안감을 줄이고 추가 검사를 최소화할 수 있다. 향후 가족계획을 세우는 데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도 있다.

다만 유전자 검사의 한계도 분명하다. 유전 변이가 확인됐다고 해서 반드시 질병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같은 변이를 보유하더라도 발병 시기와 증상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유전자 검사는 질병을 100% 예측하는 검사가 아니라 질환 발생 위험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관리 계획을 세우기 위한 도구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 교수는 “유전자 검사는 단순히 양성과 음성을 확인하는 데 그치는 검사가 아니다”라며 “결과가 환자의 증상과 가족력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앞으로 어떤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지를 함께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사 비용 역시 목적과 보험 적용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이미 질환을 진단받았거나 유전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될 수 있으며, 일부 암과 희귀질환은 산정특례 적용으로 본인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다만 검사 항목별 적용 기준이 달라 실제 비용은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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