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이 '기적'이라던 쌍둥이 득표, 과거에 더 많았다 [오마이팩트]

곽우신 2026. 6. 1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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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팩트] 2018년 지방선거 2834건, 2022년 1940건으로 훨씬 많아... 텍사스 명사수의 오류

[곽우신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6.3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지도부 총사퇴 요구에 대해 "일에 선후가 있고 완급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제발 지금은 올림픽공원에 모여서 우리를 향해 무엇이라도 하라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집중할 때이다"라고 말했다.
ⓒ 유성호
"쌍둥이 득표가 전국적으로 869건이나 나왔다. '기적' 같은 일이 한꺼번에 벌어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전국적 재선거'를 연일 주장하면서, 그 근거 중 하나로 '쌍둥이 득표' 869건을 제시하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쌍둥이 득표가 전국적으로 869건이나 나왔다. 세쌍둥이 득표도 15건이나 발견됐다"라며, 이를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우승 확률에 비교했다. 그는 "그런 '기적' 같은 일이 한꺼번에 벌어졌다"라며 "'확률적 가능'을 주장할 게 아니라 사실을 검증하는 게 상식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다른 게시물에서는 "부실을 의도적으로 방치하는 것이 바로 부정"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기말고사에서 한 학급 학생 전체가 만점을 맞을 수도 있다.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렇다고 '우연'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일은 아니다.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입틀막 할 수 있는 단계는 이미 한참 지났다"라며 '부정선거'와 연관짓기도 했다.

그의 주장대로 정말 선거에서 이른바 '쌍둥이 득표'가 다수 발생하는 게 '기적' 같은 확률인지 시·도지사선거 개표단위 자료를 바탕으로 확인해보았다.

[검증 내용①] 쌍둥이 득표가 869건? 과거에는 더 많았다
▲ 쌍둥이 득표 과거 사례 생성형 AI를 활용해 만든 역대 지방선거 '쌍둥이 득표' 사례 숫자
ⓒ 오마이뉴스
우선, 장 대표가 언급한 숫자의 출처는 <한국경제>의 지난 12일자 기사다. <한국경제>는 "서울서도 발견…전국 쌍둥이 득표 869건·세쌍둥이 15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단위별 자료를 전수 조사해 전국 시·도지사선거 득표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서로 다른 개표단위에서 후보 2명의 득표수가 동시에 일치한 이른바 '쌍둥이 득표' 사례가 869건 확인됐다. 후보 3명 이상의 득표수가 동시에 같은 '세쌍둥이 득표' 사례도 15건 있었다"라고 적었다. 이어 "대부분 다자 대결 지역, 득표 규모가 작은 후보들에게서 주로 나타났다"라며 "일각에서는 부정선거론까지 제기됐지만 통계 전문가들은 '통계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현상'이라는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해당 기사에도 "통계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현상"이라고 기재되어 있음에도, 장동혁 대표는 이처럼 수백 건의 사례가 존재하는 게 '기적'과도 같다고 주장했다. 출처 불명의 '5억9000만 분의 1' 확률을 주장했던 데 이어, 재차 통계학자의 설명을 도외시한 것이다(관련 기사: 통계학자에 반박당한 장동혁 "5억9000만 분의 1 확률" 주장 https://omn.kr/2imvh). 선거관리위원회 역시 우연한 결과라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경제>와 같은 기준을 적용했을 때, 지난 시·도지사선거에서도 '쌍둥이' 혹은 '세쌍둥이' 득표 사례는 다수 확인됐다. 장 대표가 인용한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이전 시·도지사선거 역시 '기적'과도 같은 일이 한꺼번에 발생한 셈이다.

<오마이뉴스>는 공공데이터포털에 등록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지난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 결과를 확인했다. 전국 단위 사전투표가 도입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전국 시·도지사 개표 때 확인된 '쌍둥이' 득표는 529건이었다. 2018년 지방선거에는 2834건, 2022년에는 1940건이었다.

2022년은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 당선 이후 치러진 선거로 국민의힘이 압승했는데, 같은 시도 안에서 확인된 쌍둥이 득표 사례가 2026년 지방선거보다 2.2배 많았던 셈이다. 같은 구·시·군 내로 범위를 좁혔을 때는 2014년 117건, 2018년 539건, 2022년 379건이었다.

[검증 내용②] 후보 난립하고 저득표 후보 많을수록 겹치는 사례도 증가
 6·3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잠실개표소 봉쇄 시위가 1주일째 계속되는 가운데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앞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시민들이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결과적으로 이른바 '쌍둥이 득표'는 이번 선거에서 갑자기 나타난 이상 현상이 아니다. 여러 개표 단위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이다. 특히 저득표 후보의 낮은 득표수가 주로 겹쳤다.

예컨대 2018년 서울특별시장 선거에서는 대한애국당 인지연 후보 3표·친박연대 최태현 후보 1표 조합이 서울 24개 개표단위에서 반복됐다. 종로구 청운효자동 관내사전투표와 종로구 평창동 관내사전투표가 같은 값을 보였고, 광진구 중곡제2동 관내사전투표, 광진구 능동 선거일투표 등에서도 같은 조합이 확인됐다.

2022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도 유사한 반복값이 확인됐다. 기본소득당 서태성 후보 2표·진보당 송영주 후보 3표 조합은 22개 개표단위에서 반복됐다. 수원시 영통구 영통3동 관내사전투표와 성남시 분당구 야탑1동 관내사전투표 등이 같은 값을 보였다.

같은 2022년 경기지사선거에서 기본소득당 서태성 후보 3표·진보당 송영주 후보 2표 조합은 20개 개표단위에서 반복됐다. 성남시 분당구 서현1동 관내사전투표와 성남시 분당구 야탑2동 관내사전투표, 야탑3동 관내사전투표 등이 같은 값을 보였다. 또 기본소득당 서태성 후보 1표·진보당 송영주 후보 3표 조합은 18개 개표단위에서 반복됐다. 성남시 분당구 정자1동 관내사전투표와 백현동 관내사전투표 등이 같은 값을 보인 사례다.

세 후보가 일치하는 이른바 '세쌍둥이' 득표도 2014년에 17건이 확인됐다. 2018년에는 무려 789건이었고, 2022년에도 347건이나 됐다. 2026년 15건에 비해 확연히 높은 수치이다.

선거 때마다 이처럼 '쌍둥이 득표'가 널뛰는 이유는 그때그때 출마하는 후보의 숫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득표수가 낮은 군소정당 후보들의 출마 여부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상대적으로 쌍둥이 득표가 적었던 2014년의 경우, 가장 개표단위가 많은 경기도가 후보 2명뿐이었다. 후보 2명이면 후보 조합이 1개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쌍둥이 득표가 상대적으로 생기기 어려운 구조였다. 당시 부산광역시와 세종특별시도 출마한 후보가 2명이라 비슷한 구조였다.

반대로 2018년은 서울시장 후보만 9명이었다. 서울에서 가능한 후보 2명 조합만 36개나 된다. 서울의 읍면동 개표단위가 당시 846개였으니, 후보쌍과 개표단위쌍을 대조하는 '비교 기회'의 횟수 자체가 폭발적으로 차이가 난 것이다. 2018년 전체 쌍둥이 득표 2834건 중 서울이 2178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22년은 경기도지사 후보가 6명이나 됐다. 경기 개표단위가 1120개인 상황에서 후보 조합만 15개가 등장했기 때문에, 경기도에서만 쌍둥이 득표가 1265건이 나오게 됐다. 2014년 경기도와는 확연히 달랐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쌍둥이 득표'는 조작 혹은 부정의 징후가 아니라 후보 수·비교 횟수·저득표 분포에 따라 변하는 통계적 반복값이었다.

[검증 결과] "기적 같은 일"이라는 장동혁 주장은 '새빨간 거짓'

'기적'의 확률에 대해 명확한 확률적 정의는 없다. '100만 분의 1'이나 '복권에 5번 연속으로 당첨될 확률' 등을 언급하기도 하지만, 통설일 뿐 합의된 정의는 아니다. 다만, 장동혁 대표는 이를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우승 확률 '0.35%'를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축구 통계 전문 매체 <디애널리스트>가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예측한 한국팀의 우승 확률과 일치한다.

그러나 그 0.35%의 확률을 뚫고, 제9회 지방선거보다 훨씬 많은 수의 '기적'이 제7회와 제8회 지방선거 때 발생했다. 2014년에도 수백 건의 '쌍둥이 득표'가 발생했다. '확률적으로 가능하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해명이 결과적으로 맞았던 셈이다. 적어도 '동일 득표가 다수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이례적 현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은 확인됐다.

무엇보다 단순히 확률적으로 희박해 보이는 사건이 실제로 벌어졌다고 해서, 이를 '조작'이나 '부정'의 근거로 제시할 수는 없다. 통계학에서 말하는 '텍사스 명사수의 오류'와도 맥이 닿는다. 총을 먼저 쏜 뒤, 형성된 탄착군 주변에 과녁을 그려놓고는 '명중했다'고 주장하면 누구나 명사수가 될 수 있다는 오류이다. 선거 결과를 모두 확인한 뒤 특정 득표수 일치 사례만 골라 '확률적으로 희박하다'고 주장하면, 사후적으로 선택된 사건의 희귀성이 과장될 수밖에 없다.

확률과 통계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무슨 사건의 확률인지 우선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결과가 이미 나온 뒤에 특정 숫자 일치 사례만 골라 확률을 계산하는 것도 어폐가 있을 뿐더러, 실제 개표 오류나 조작 정황이라는 별도 증거도 제시되지 않았다. '쌍둥이 득표' 논란에서 단순히 일치 건수만으로 부정선거를 주장하게 되면, 지난 지방선거들 모두 부정선거였다는 주장도 성립하는 오류에 빠지게 된다.

869건이라는 숫자는 실제 보도에 근거한 것이지만, 이를 '기적' 또는 부정선거 의혹과 연관짓는 주장은 과거 선거 자료와 비교했을 때 성립하기 어려웠다. 같은 기준을 과거 선거에 적용하면 2018년에는 2834건, 2022년에는 1940건의 쌍둥이 득표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는 이에 따라 장동혁 대표의 '쌍둥이 득표 869건은 기적 같은 일'이라는 주장을 '새빨간 거짓'으로 판정한다.

[오마이팩트]
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
“쌍둥이 득표가 전국적으로 869건이나 나왔다. ‘기적’ 같은 일이 한꺼번에 벌어졌다."

덧붙이는 글 | 분석 기준은 시·도지사선거의 관내사전투표·선거일투표, 읍면동 개표단위이며, 0표 득표도 포함했다. ‘쌍둥이 득표’는 같은 시도 내 후보 2명의 득표수 조합이 서로 다른 개표단위에서 반복된 경우로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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