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정당 가입 의혹에…전문가·피해자들 “이만희 총회장 연관성 규명해야”

임보혁 2026. 6. 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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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수본, 핵심 간부 3명 구속영장 청구
이단 전문가·피해자들, “이 총회장 재가 없이 추진 힘들어” 주장
이만희(왼쪽 두 번째) 총회장이 2020년 3월 경기도 가평의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궁전에서 열린 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관계자들과 함께 연수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국민일보DB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정당 가입 강요 의혹을 수사 중인 정교유착 비리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핵심 간부들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서면서 수사가 이만희 총회장으로 확대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17일 정당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 신천지 총회 총무 고모씨 등 신천지 핵심 간부 3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앞서 합수본은 이들에 대해 정치자금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2021년 20대 대통령선거 경선과 2024년 22대 총선 경선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신도들을 국민의힘에 조직적으로 입당시킨 혐의를 받는다. 수사 당국은 신천지가 지파별로 이른바 ‘필라테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당원 가입을 추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는 당시를 전후해 수만 명 규모의 신도들이 국민의힘에 가입한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영장 청구를 계기로 이 총회장의 관여 여부를 집중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신천지 측은 신도들의 정당 가입 과정과 관련해 이 총회장이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단 전문가들은 신천지의 조직 특성상 정치 관련 대규모 프로젝트가 최고 지도부의 인지나 승인 없이 진행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한다.

신천지에서 간부로 활동하다 탈퇴한 신현욱 구리이단상담소장은 이날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일반 교회라면 일부 지도자의 일탈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단 신천지는 의사결정 구조가 매우 중앙집권적”이라며 “정치와 관련된 민감한 사안이 이 총회장의 재가 없이 추진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과거 신천지에서 교리를 교육하는 ‘복음방’ 교관으로 활동했던 조하나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이단상담소 실장도 “신천지는 중요한 현안일수록 상부 보고 체계가 강하게 작동하는 조직이다”며 “금전, 정치권과 관련된 굵직한 사안은 조직의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만큼 최고 지도부가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됐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핵심이 단순한 당원 가입 독려 여부를 넘어, 해당 의사결정이 어떤 보고·지휘 체계를 거쳐 이뤄졌는지를 밝히는 데 있다고 본다. 또 이단·사이비 단체의 정치권 접근 시도는 특정 개인의 일탈보다는 조직 차원의 이해관계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 겸 현대종교 이사장은 앞서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신천지는 코로나19 이후 심화한 대내외적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정치 권력에 접근하려 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신천지 피해자들도 연일 이 총회장에 대한 강력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는 최근 합수본에 제출한 진정서에서 “범죄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수뇌부를 제명하며 ‘꼬리 자르기’를 감행하는 것은 이만희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신천지의 수법이다”며 “일부 간부들만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사건이 정리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법 당국은 이러한 제명 처분이 진정한 자정 작용이 아니라, 이만희를 수호하기 위한 전략임을 명확히 인식해 조직 전체의 범죄 연관성을 반드시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합수본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간부들을 상대로 당원 가입 추진 경위와 의사결정 과정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의 영장 심사 결과는 윗선 개입 여부 규명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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