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월드컵]판도 뒤흔든 韓, 멕시코 잡으면 32강도 쉽다
사실상 조 1위 결정전 전망
오는 1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한국과 공동 개최국 멕시코의 경기는 사실상 A조 1위 결정전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 전 전문가들은 A조에서 멕시코가 1위를 차지하고 한국과 체코가 2위를 다툴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첫 경기에서 체코를 2-1로 꺾으며 판도를 뒤흔들었다. 이번 대회는 승점이 같을 경우 맞대결 결과를 우선 적용한다. 한국은 체코전 승리로 최소 2위 확보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고, 조 1위까지 노려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이 월드컵 개막 전 70.35%였던 한국의 32강 진출 확률을 체코전 이후 93%로 상향 조정한 이유다.
한국이 멕시코를 꺾고 A조 1위에 오를 경우 토너먼트 일정은 한결 수월해진다. A조 1위 팀은 32강과 16강 경기를 모두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른다. 반면 2위 팀은 미국으로 이동해야 한다. 32강은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 16강은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상대 전력도 차이가 있다. 1위 팀은 32강에서 조별리그 3위 팀과 맞붙지만, 2위 팀은 B조 2위 팀을 상대해야 한다.

한국과 멕시코는 나란히 1차전 승리로 승점 3을 챙겼지만 경기 내용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한국은 만만치 않은 체코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호평을 받았다. 반면 멕시코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0으로 꺾었지만 A조 최약체로 평가받는 팀을 상대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멕시코는 남아공 선수 두 명이 퇴장당해 11대 9의 수적 우위를 점하고도 경기를 압도하지 못했다. 오히려 경기 종료 직전 역습을 허용하는 과정에서 주장 겸 수비 핵심 세사르 몬테스가 퇴장당하는 악재를 맞았다. 몬테스는 후반 추가시간 쿨리소 무다우를 넘어뜨려 레드카드를 받았고, 한국과의 2차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몬테스의 결장은 한국에 큰 호재다. 그는 2017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A매치 약 70경기를 소화한 멕시코 수비진의 핵심이다. 제공권과 빌드업 능력을 두루 갖춘 데다, 195㎝의 장신을 활용해 세트피스 상황에서 주요 공격 옵션 역할도 수행한다.
몬테스가 빠지면서 한국은 세트피스 수비 부담을 어느 정도 덜 수 있게 됐다. 한국은 체코전에서 전반적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불안한 모습을 드러냈다. 첫 실점은 사실상 세트피스와 다름없는 스로인 상황에서 나왔고, 황인범의 동점골 직후에는 세트피스 헤더 실점을 허용했다가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위기를 넘겼다.
공격에서도 이점이 있다. 몬테스의 공백으로 한국의 세트피스 득점 가능성이 높아졌고, 홍명보 감독의 공격 카드 활용 폭도 넓어질 수 있다. 손흥민은 체코전에서 적극적인 슈팅으로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고, 오현규는 뛰어난 결정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조규성까지 활용할 수 있다. 조규성은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에서 헤더로만 두 골을 기록한 바 있다.

한국은 멕시코와의 역대 전적에서 15전 4승3무8패로 열세다. 월드컵 본선에서도 두 차례 만나 모두 패했다.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1-3,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1-2로 졌다.
이번 경기 역시 멕시코 홈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멕시코는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 열기를 자랑하는 나라다. 경기장 대부분이 멕시코 팬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아 한국 선수들은 상대 선수뿐 아니라 일방적인 응원 분위기와도 맞서야 한다.
다만 손흥민, 이재성, 황희찬 등은 이미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멕시코의 열광적인 응원을 경험했다. 특히 손흥민은 당시 경기에서 월드컵 개인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0-2로 뒤지던 후반 추가시간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만회골을 기록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골을 넣는다면 홍명보 감독과 박지성을 넘어 한국 선수 월드컵 최다 득점 단독 1위(4골)에 오른다. 체코전이 열린 것과 같은 경기장에서 경기가 치러진다는 점도 한국에는 작은 위안거리다.
한국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역대 조별리그 2차전 성적은 4무 7패다.
두 팀은 1차전 이후 상반된 준비 과정을 보였다. 한국은 체코전 승리 다음 날인 13일 약 1시간 동안 회복 훈련을 실시했고, 14일에는 휴식을 취했다. 손흥민은 이날 아버지와 함께 과달라하라의 한 타코 전문점을 찾으며 현지에서 화제를 모았다.
반면 멕시코는 13일과 14일 모두 멕시코시티 국가대표 훈련센터에서 훈련을 이어갔다. 멕시코는 경기 이틀 전인 17일 과달라하라로 이동할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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