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좀비 지도부 총사퇴하자”…장동혁 “지지자 모욕하나”

국민의힘이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장동혁 대표의 거취를 두고 또 한 번 공개 충돌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이 “좀비 지도부”라는 단어까지 꺼내며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자 장 대표는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아마 대다수의 국민들과 지지자들은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지도부 모두가 물러날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라며 “정치는 결국 책임이고, 리더는 책임지는 사람이다. 지도부 총사퇴를 제안한다”고 했다. 지난 11일 친한동훈계인 우재준 최고위원이 “모두 사퇴하고 다음 지도부를 위해 미래를 열어주면 좋겠다”고 주장한 지 나흘 만이다.
양 최고위원은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 국민의힘 지도부는 ‘좀비 지도부’로 불린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보수 정당의 내일을 이끌 분명한 철학·비전·노선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후임 지도부가 이를 바로잡고 당을 이끌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길을 비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장 대표는 추가 발언을 통해 마이크를 잡고 “국민의힘 정당과 지도부를 좀비라고 표현하는 것은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장 대표는 “총사퇴하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리고 그 공백 기간에 누가 이 문제(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가지고 싸울지 눈에 그려지지 않느냐”며 “일에 선후가 있다. 제발 지금은 올림픽 공원에 모여서 우리를 향해 뭐라도 하라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집중할 때”라고 했다.
장 대표는 이어 본인의 거취에 대해서도 “되도록 언급을 자제하고 싶지만, 제 거취는 제가 당 대표 되고 나서 끊이지 않고 제기됐던 문제”라며 “제가 침묵하고 아무런 답도 하지 않는 것은 당원들과 국민들을 모욕하는 것에 침묵하는 것이어서 오늘 꼭 말씀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장 대표와 가까운 최고위원들은 지도부 총사퇴론에 즉각 반발했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양 최고위원 발언 직후 “우리 당의 일부 철없는 그룹들이 외계어로 열심히 떠들고 있다”며 “선거 이후 당 지지율이 대폭 상승하고 있고, 일부 조사는 민주당을 앞지르고 있다. 책임질 이유가 없는데 ‘당신이 맘에 안드니 물러나줘’ 이러면 물러나야 하느냐”고 반발했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회의 직후 페이스북에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양향자·우재준 최고위원은 조속히 사퇴하라”며 “보궐선거로 국민과 함께 제대로 싸울 최고위원 두 명을 다시 뽑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박준태 대표 비서실장도 장 대표 엄호에 나섰다. 박 실장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번에 지도부 책임론을 이야기한 우재준 최고위원은 오늘(15일) 해외 출장을 이유로 출석도 안 했다. 양 최고위원은 선거 후 처음 출석한 최고위에서 총사퇴론을 거론했다”며 “책임져야겠다면 본인들이 책임지면 된다”고 했다. 이어 “계속 지도부 흔들기에 집중하는 분들은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그러는 것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 정희용 사무총장이 양 최고위원에게 강력한 유감 표시를 했다”며 “양 최고위원에게 지도부 사퇴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 회의에 참석할 것인지 입장을 밝히라는 발언도 있었고, 양 최고위원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 최고위 참석자는 “비공개 회의에서 양 최고위원에게 ‘좀비 지도부’라는 말은 모욕적이라는 강한 성토가 있었다”고 전했다.
양수민 기자 yang.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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